꺼지는 자산 거품…실물경제 ‘위험 신호’

유가급등…주요국 금리 상승세…원·달러 환율 연중 최고치 기록…수입물가 91개월 만에 최고

국제유가의 급등 속에 각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국내 수입물가가 치솟는 등 국내외 곳곳에서 경제 위험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그동안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유동성이 풍부해지고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으로 경제가 살아났지만, 반대급부로 화폐가치가 하락하며 실물·금융 괴리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치솟는 등 자산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다. 한국 경제의 시한폭탄 뇌관으로 불리는 자산시장의 거품이 빠지는 징후라는 점에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 美 이르면 11월 테이퍼링 예고…홍남기 “환율, 안정화 조치 준비”

10월14일 한국은행의 ‘9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주요 선진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미국은 글로벌 공급 병목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확대 우려와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가시화 영향으로 큰 폭 상승했다. 10월12일 기준 미국 국채 금리는 1.58%로 8월 1.31%보다 0.27%포인트 올랐다. 신흥국 금리도 선진국의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로 따라 오르고 있다.

자산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도가 커지며 환율은 상승 중이다. 10월12일 원·달러 환율은 한때 1200원을 넘어섰다가 1198.8원으로 마감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2020년 7월28일(1201.0원) 이후 1년3개월 만에 처음으로 1200원대를 기록한 것이다.

유가 상승 속도 역시 가파르다. 두바이유의 배럴(bbl)당 월평균 가격은 지난 8월 69.5달러에서 9월에는 72.63달러로 올랐다. 전월 대비 4.5% 상승했고, 전년 동월 대비로는 75% 상승 폭이다. 그 후에도 계속 오름세를 이어가며 이날 현재 80.58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러한 흐름은 고스란히 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한국은행의 ‘9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年)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2.4% 상승했고, 2020년 같은 달 대비로는 26.8%나 올랐다. 5개월 연속 상승이다.

수입물가지수는 124.58로 2014년 2월(124.60) 이후 7년 7개월 만에 최고치다. 국내 9월 소비자물가는 2.5% 상승하며 3분기 전체로는 2.6% 올랐다. 이미 한은의 물가 관리선인 2%를 한참 넘었다. 경제에 대한 불안감은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은 대내외 악재가 거듭되면서 코스피 3000선이 붕괴된 뒤 불안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G20(주요20개국) 재무장관 회의 후 특파원들과 만나 최근 환율 상승세에 대해 “정부는 안정화 조치를 언제든지 준비하고, 필요하다면 조치를 실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가·원자재인플레 충격파경제 하방 압력 커져한국 경제 불확실성 확대

세계경제기관, 유가상승 등 주목IMF, 내년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달러 환율까지 상승 이중고

불확실성이 커진 세계 경제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공급 충격으로 에너지 가격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웃돌면서 세계적 물가 상승 추세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물가는 오르는데 경제는 침체되는 스태크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의견도 있다,

국내외 경제 전문기구와 전문가들도 세계 경제 곳곳에 경고등이 켜졌다고 우려하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공급 충격으로 에너지 가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웃돌면서 세계적 인플레이션 추세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물가는 오르고 경기는 침체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국제기구와 금융기관 등이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낮춘 것은 국제 유가·원자재가격 상승과 그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국제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
10월14일 세계 경제 관련 기관 및 전문가들에 따르면 국제 에너지 대란과 그에 따른 물가 상승은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IMF는 12일(현지시간) 2022년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6%에서 5.9%로 하향 조정하면서 인플레이션 위험을 경고했다. IMF는 2021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선진국 2.8%, 개도국 및 신흥국 5.5%로 전망하며 “물가상승률은 올해 말 고점을 찍고 내년 중반에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말까지는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국의 경우 정부가 올해 물가 상승률을 1.8%로 예측한 가운데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1.8%보다는 소폭 올라 2% 이상이 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12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특파원간담회를 갖고 “제가 최근에 2% 수준에서 물가 수준을 막았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전체적으로 2%나 이를 조금 웃도는 수준으로 물가가 마무리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내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한 뒤 세계은행 앞에서 특파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경제동향에서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났다. 특히 중국의 전력난과 기업의 채무 불이행 위기 등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게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최근 경기 흐름을 보면 8월부터 불확실성이 커졌고, 하방 위험은 불확실성이 더 구체화했다는 표현”이라며 “중국의 기업 부채 문제와 미국의 금리 인상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세계 경제 곳곳에 불안요소가 동시다발적으로 작동하는 데다 원·달러 환율까지 상승하면서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은 확대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 수입물가지수는 124.61로 전달보다 2.4% 올라 5개월 연속 상승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6.8% 뛰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시장이 너무 불안정한 상황인 데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유발할 수 있는 작은 사건만 터져도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도 가능하다”면서 “우리는 에너지 자원 의존도가 100% 수입이고 에너지를 많이 쓰는 산업 중심이기 때문에 유가 상승에 다른 나라보다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의 환율 상승세를 글로벌 리스크와 불확실성에 따른 달러 강세, 국내의 해외증권 투자 급증에 따른 수급 등 대내외적인 요인이 작동한 결과로 평가한 홍 부총리는 “환율이 시장 수급에 의해서 조정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투기적 요인에 의해 환율이 급등락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면밀하게 환율 동향을 관찰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 세계 경제 회복세의 발목을 잡으면서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이란 경고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 경기가 최근 들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작년 대비 수치가 개선된 것처럼 보이지만 지난해 경기가 워낙 나빴던 데 따른 기저효과임을 고려하면 국민이 체감하는 경기는 스태그플레이션이 가깝다”고 말했다.

  • 코로나 회복 과정의 조정’” 분석도 제기

반면 코로나19 회복 과정에서 나타나는 ‘조정’이란 시각도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세계적 경기 회복과 공급망 차질이 겹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본다”며 “인플레이션은 상당 기간 지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경기 현재 공급 문제가 해소되면 물가 상승세도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큰 흐름은 ‘회복’”이라고 밝혔다.

미 연준과 IMF는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며 스태그플레이션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국 정부도 “과도한 반응”이라며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이주열 한은 총재도 “(한국) 경제성장률이 잠재 수준을 상회하는 견실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암(守岩) 문 윤 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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