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헝다, 홍콩증시 거래정지…韓금융당국 “시장변동성 확대 경계”

일부 이자 지급했으나 디폴트우려 여전계엵사 매각설 파다기재부·한은, 대응방안 등 점검

중국의 부동산개발업체 헝다그룹(恒大集團: Chiba Evergrande Real Estate Group Limited) 파산위기설이 불거진 이후 추석 연휴가 끝나고 첫 거래일을 맞은 9월23일 국내 증시는 우려와는 달리 급락하지는 않았다. 다만 국내 증시가 중국과의 커플링(동조현상) 추세가 강하기 때문에 당분간 주식시장의 불안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헝다그룹 문제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보면서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17일) 대비 13.02포인트(0.41%) 내린 3123.72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전장보다 9.86포인트(0.94%) 내린 1036.26으로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는 헝다 사태가 중국 금융시장 및 경기에 주는 부정적 충격이 불가피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일으킨 리먼브라더스 사태와 같은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헝다 사태는 외부 충격이 아닌 중국 정부의 선제적인 부채 축소 정책에 의한 결과인 데다 중국 단기금융시장에 심각한 이상 조짐은 없다”라며 “한국은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는 국내 산업과 원화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가상화폐 시장은 이틀간 지속됐던 ‘헝다 쇼크’를 극복하고 급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비트코인은 9월23일 오후 3시 기준 글로벌 코인시황 중계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 대비 4.53% 오른 4만3893달러를 기록했다.

  • 글로벌 통화정책 정상화 진행중시장 불안요인 돌출 가능성 상존

정부는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과 향후 대응방안 등을 점검했다. 이 차관은 “글로벌 통화정책 정상화와 그에 따른 디레버리징(부채 감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중국 헝다그룹과 같은 시장 불안 요인이 갑작스럽게 불거질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상황 점검 회의’에서 이승헌 부총재도 “헝다 그룹의 위기는 국제금융시장의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작다는 평가가 우세하다”면서도 “부동산 관련 부채누증 문제가 현실화된 것인 만큼 동 사태의 전개상황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소지가 상존한다”고 말했다.

헝다는 9월23일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의 첫 고비를 넘겼지만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디폴트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9월23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밤 11시(현지시간) 헝다 창업자 쉬자인(許家印) 회장은 회의를 열고 전력을 다해 건설과 판매를 재개하고 고객들에게 순조롭게 투자금을 상환해야 한다면서 사업 정상화 의지를 피력했다.

헝다그룹 홍콩증시 거래정지계열사 매각설 파다

못갚은 채권이자만 1900억원대구조조정으로 유동성 확보 나서당국, 적극적 구제 의지 없어

파산 위기에 내몰린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에버그란데)의 주식이 10월4일 홍콩 증시에서 거래 정지됐다. 홍콩증권거래소는 헝다의 요청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헝다가 계열사 매각에 나섰으며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외신은 분석했다.

10월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홍콩증시에서 헝다와 헝다의 부동산 관리사업 부문 헝다물업의 주식 거래가 돌연 잠정 중단됐다. 홍콩증권거래소는 공시를 통해 “회사의 요청에 따라 이날 오전 9시부터 헝다그룹 주식 매매를 멈췄다”며 “주요 거래에 대한 내부 정보를 포함한 회사의 발표가 있을 때까지 주식 거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날 홍콩거래소는 또 다른 부동산 개발업체 허성촹잔그룹(홉슨디벨롭먼트홀딩스)의 거래도 중단시켰다. 허성촹잔은 성명을 내고 “홍콩 상장 기업 인수와 관련한 발표를 앞두고 주식 거래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중국 경제지 차이롄서는 소식통을 인용해 “허성촹잔이 헝다물업의 지분 51%를 인수할 계획”이라며 “인수 금액은 400억홍콩달러(약 6조원)로 평가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헝다는 헝다물업 지분을 60% 보유하고 있다.

10월4일 홍콩증권거래소 전광판에 항셍지수가 표시돼 있다. 헝다그룹 디폴트 위기로 인한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이날 항셍지수는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헝다가 부도 위기에 몰리면서 현금 확보를 위해 계열사 매각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헝다그룹은 9월29일 성징은행의 지분 19.93%를 국영기업인 성징파이낸스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분 매각을 통해 헝다는 99억9300만위안(약 1조83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다. 

프란시스 렁 홍콩 게오증권 최고경영자(CEO)는 AP통신에 “(헝다가) 회사를 작은 조직으로 분할하면서 구조조정의 단계를 거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가 부동산 기업의 부채 한도를 강화하면서 헝다는 채권 이자도 제때 갚지 못하는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내몰렸다. 헝다의 부채는 3020억달러(약 358조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2021년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에 가까운 규모다.

헝다는 이미 9월23일과 29일 지급 예정됐던 달러 채권 이자를 제대로 내지 못한 가운데 이날 또 다른 채권 만기가 도래한 것으로 전해졌다. 10월말 만기가 도래하는 추가 달러 채권 이자만 1억6238만달러(약 1900억원)에 달한다. 파산 리스크와 자산 매각이 이어지면서 2021년 초 14.14홍콩달러였던 주가도 2.95홍콩달러까지 80% 가까이 폭락했다.

외신은 헝다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채권 보유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당국이 ‘헝다발 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헝다에 대한 직접적 구제금융에는 거의 관심이 없다”며 “국내외 채권 보유자에게 좋은 징조가 아니다”고 분석했다. AP통신은 당국이 헝다의 주요 자산을 국유기업들이 인수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파장 확대를 막을 것으로 봤다. 렁 CEO는 “중국 당국으로서는 이게 최선”이라면서 “물론 이렇게 하면 해외 채권자 대부분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헝다 2대 주주인 홍콩 화인부동산(차이니스 이스테이츠 홀딩스)이 보유 지분 전량 매각을 검토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문제는 헝다가 금융, 전기차, 헬스케어, 식품, 스포츠 등 문어발식으로 벌여 놓은 사업이 너무 많아 중국 경제에 광범위한 충격파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중국 당국이 헝다 구제에 나설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실물 경제에 충격을 줄 경우 부채 조정, 국유화 등 조치를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로이터는 “아시아 최대 정크본드(투기등급 회사채) 발행자인 헝다는 중국의 폭넓은 경제와 너무나 얽혀 있어 세계 주식·채권 시장은 헝다의 부채 상환 지연이 소위 ‘연쇄 디폴트’를 촉발할 수 있다고 불안해한다”고 전했다.

헝다그룹 부채 350조원8440개 협력사 줄도산 위기

1300여개 건설사업 진행하다 부동산규제에 유동성 위기GDP 2% 달하는 부채

중국 최대의 민영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의 총부채는 약 350조원으로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에 맞먹는 규모다. 이런 헝다그룹이 유동성 위기로 파산설에 휩싸이면서 중국 부동산시장은 물론 금융시장에까지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중국 정부가 어떤 대책을 꺼내들지에 세계 금융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 헝다그룹 설립자는 한때 최고 부호 쉬자인

중국 최대 부동산 업체 중 하나인 헝다는 한때 중국 최대 부호로 꼽혔던 쉬자인(許家印)이 설립했다. 280개 도시에서 1300개 건설사업을 진행 중이며 고용 직원만 약 25만명에 이른다.

2017년 10월 ‘중국판 포브스’로 불리는 후룬리포트에 흥미로운 뉴스가 실렸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恒大)그룹 쉬자인 회장이 알리바바의 마윈과 텐센트의 마화텅을 제치고 중국 최고 부호에 올랐다는 것이다.

헝다그룹 설립자 쉬자인 회장

쉬자인은 1958년 허난성 저우커우시에서 태어났다. 그가 2살 때 어머니는 패혈증에 걸렸지만 병원에 갈 돈이 없어서 치료도 받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고교 졸업 후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던 그는 대학시험 부활 이후 공부에 매진해 1978년 우한강철학원 야금학과에 입학했다.

국가가 매달 제공하는 보조금에 의지해 간신히 대학을 졸업한 뒤 우양강철공사에 입사해 단기간에 주임으로 승진했다. 그 뒤 광둥성 선전 부동산 개발업체인 중다그룹으로 이직해 말단 사원에서 시작해 중역으로 발탁됐다. 처음 맡은 대형 프로젝트에서 성공을 거두며 1억 위안 이상의 이익을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그의 월급은 3000위안에 불과했다. 회장을 만나 10만 위안의 연봉을 달라는 담판을 벌였지만 일언지하에 거절당하자 창업을 결심한다.

1996년 직원 7명을 데리고 헝다부동산을 차렸다. 대규모 건설에 집중한 기존 업체들과 차별화해 ‘작은 면적, 낮은 가격’ 전략을 구사했는데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현재 중국 내 240여개 도시에서 700개가 넘는 건설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355조(兆)원의 빚을 떠안고도 대출이자도 제대로 갚지 못해 파산설에 휩싸였다. 과도한 차입 경영과 전기차·생수·테마파크·헬스케어, 식료품, 축구단 운영 등으로 뻗은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 독(毒)이 된 것이다.

일부에서는 ‘공동 부유’를 내건 중국 정부의 부동산 시장 통제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므로 최악 상황으로 치닫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중국판 리먼 사태’가 될 수 있다는 비관론도 제기된다. 이를 계기로 급팽창한 국내의 기업·가계·정부 부채에도 우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중국발 ‘회색 코뿔소(지속적 경고로 예상할 수 있지만 쉽게 간과하는 위험 요인)’ 위기에다 국내 부채폭탄까지 터지면 경제 충격파가 커지는 만큼 서둘러 안전핀을 마련해야 할 때다.

  • 내년 만기 채무만 77억달러세계적 금융위기로 번질수도

2020년말 기준 헝다그룹 재무제표를 보면 헝다의 총부채는 1조9500억위안이 넘는 상황이지만 현금은 1500억위안에 불과하다. 헝다는 9월23일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의 첫 고비를 넘겼지만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디폴트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9월23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밤 11시(현지시간) 헝다 창업자 쉬자인 회장은 회의를 열고 전력을 다해 건설과 판매를 재개하고 고객들에게 순조롭게 투자금을 상환해야 한다면서 사업 정상화 의지를 피력했다.

헝다는 이자 지급 여부에 대해 아직 확답하지 않고 있다. 다만 채권 계약서상으로는 예정된 날로부터 30일 이내까지는 지급이 이뤄지지 않아도 공식 채무 불이행(디폴트)을 낸 것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다만 헝다는 같은 날 만기가 돌아오는 2억3200만위안(약 425억원)의 위안화 채권 쿠폰을 제때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2위 부동산 개발 업체 헝다그룹이 장쑤성 쉬저우에서 추진 중인 문화관광도시 건설 현장. 헝다그룹이 파산 위기에 놓이면서 현장 공사는 중단된 상태다.

하지만 이는 헝다 유동성 위기의 시작에 불과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22년 만기가 도래하는 헝다그룹의 채무는 77억달러에 달하고 2023년에는 108억달러로 급증한다. 업계에서는 헝다가 이미 많은 협력 업체들에 공사 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는 등 극도로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만큼 결국 채권 상환에 실패해 디폴트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헝다그룹이 막대한 부채를 상환하려면 가지고 있는 부동산을 팔아서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이것조차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ING는 헝다그룹이 자금 부족으로 부동산 프로젝트를 완공하지 못해 이를 현금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프로젝트가 마무리되지 못해 매각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헝다그룹이 파산할 경우 일차적 피해는 헝다그룹이 시행한 부동산 프로젝트에 투자하거나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들에게로 간다. 2020년 8월 기준 8440여개로 집계된 건설회사, 인테리어회사, 자재납품회사 등이 대금을 받지못해 운영에 어려움을 겪거나 연이어 파산할 수 있다.

헝다그룹의 위기는 부동산에서 시작됐지만 여파는 다른 산업에까지 미칠 가능성도 있다. ING는 “헝다그룹은 산둥성에 위치한 은행과 제약사, 헝다가 투자한 고속도로 회사 등과 복잡하게 얽혀 있다”며 “헝다는 단순한 사기업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 시진핑 3연임·올림픽 앞둬 조용한 해결 원할 것

헝다발(發) 리스크로 인해 중국의 ‘시멘트 경제’가 무너지는 것은 중국 경제에도 큰 리스크다. 부동산 업계가 무너지면 이들 업체와 거래한 대형 은행들이 천문학적인 부실채권을 떠안게 되면서 금융시스템에 큰 충격이 가해질 수밖에 없다. 헝다의 중국 내 거래 은행에는 공상은행과 농업은행, 민생은행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헝다 사태를 ‘중국판 리먼브러더스’라고 표현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특히 부동산은 중국 GDP의 10%를 차지할 만큼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 중국 경제에도 한파가 불어닥칠 수밖에 없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결국 중국 정부가 사태 해결 전면에 등장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베이징 소식통은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장기 집권 확정이라는 빅 이벤트를 앞두고 있는 시진핑 (習近平) 국가주석 입장에서는 최대한 헝다 사태를 조용히 처리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S&P에 따르면 헝다의 대출규모는 중국 내 은행 대출 총액의 0.3% 수준으로, 당국이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정도이다.

파산 위기 헝다의 비극, 9년 전에 예언다시 주목받는 레프트 보고서

“자본시장을 남용한 헝다그룹(에버그란데)은 중국 신(新)자본주의의 최악을 대표한다.”

최근 월가(街)에선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의 재앙을 예언한 9년 전 공매도 보고서가 화제가 되고 있다. 보고서 작성자는 올해 초 비디오게임 소매업체 게임스톱 공매도로 개미(개인 투자자)들과 혈전을 치렀던 시트론 리서치 설립자 앤드루 레프트다.

레프트는 2012년 6월 헝다의 주가 하락에 베팅해 공매도 보고서를 낸 뒤, 실제로 헝다 주가가 장중 20% 가까이 폭락하면서 160만 홍콩달러(약 2억4400만원)의 수익을 냈다. 그러나 홍콩 증권 당국이 공매도 보고서를 시장 교란 행위로 판단하면서 레프트는 공매도로 벌어들인 수익을 모조리 반납해야 했다. 2016년부터 5년간 홍콩 증시에서 거래 금지도 당했다. 공교롭게도 헝다의 파산 위기가 수면 위로 떠오른 올해, 레프트의 홍콩 증시 거래 금지 기간도 만료된다.

  • 9년 전에도 헝다는 자본잠식 상태

레프트는 당시 57쪽 분량의 파워포인트(PPT) 보고서에서 “헝다가 자산을 과대 평가하고, 부채는 과소 계상하는 방식으로 분식 회계를 했다”며 “유동성 부족으로 지급 불능 상태에 처해 있다”고 했다. 2011년 연말 기준으로 헝다의 자본은 350억 위안(약 6조413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레프트는 헝다가 최소 여섯 가지 회계 부정을 저질렀고, 이를 토대로 계산하면 오히려 360억 위안의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다고 주장했다.

시트론 리서치 설립자 앤드루 레프트 /블룸버그

헝다가 토지를 싸게 매입하기 위해 지방정부를 상대로 대규모 뇌물을 줬다는 주장도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헝다는 2006년 이후 5년간 자산 규모가 23배나 늘어났는데, 이는 동종 업계에 비해 5배나 빠른 성장세였다. 레프트는 보고서에서 “헝다가 지방정부에 뇌물을 제공해 동종 업계에 비해 67%나 할인된 가격으로 광대한 토지를 매입했기 때문에 이 같은 성장이 가능했다”고 주장했다. 또 헝다가 중국의 유휴토지법을 무시한 채 무분별한 토지 개발을 하고 있어 중국 정부가 규제를 시행할 경우 토지를 반환하고 막대한 벌금까지 내야 할 것이라 전망했다.

쉬자인(許家印) 헝다 회장의 방만한 경영방식도 문제로 지적됐다. 레프트는 “쉬 회장의 숙원 사업이었던 프로 스포츠 및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우스울 정도로 전략이 없고, 끔찍할 정도로 비용이 많이 든다”고 했다. 예컨대 헝다가 운영하던 남자 프로축구팀 광저우헝다(현 광저우FC)는 선수 연봉으로 연간 4억8800만위안(약 895억원)을 썼는데, 이는 리그 평균의 7배에 달하는 수준이었다.

레프트는 “헝다의 비즈니스 모델은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심각한 스트레스 징후를 보이고 있다”며 “경영진은 회사의 위태로운 재무 상황을 은폐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당시 헝다는 투자자 미팅을 열어 “회사의 현금 흐름은 양호한 상태”라며 레프트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 레프트 공매도 중요성 보여주는 사례

홍콩 증권 당국은 당시 레프트의 주장이 허위이며,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현재 헝다는 부채 규모가 3000억달러(약 355조7400억원)에 달해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레프트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10년 전 나는 헝다가 부채에 어떻게 느슨하게 대처하는지, 재무 건전성을 위장하기 위해 어떻게 공격적인 회계를 사용하는지 보고서에 썼다”며 “이제 내가 쓴 모든 것이 현실이 되었고, 중국인들은 고통을 받고 있다”고 했다.

2021년초 게임스톱 사태 때 개미들의 반격을 받아 큰 손실을 본 레프트는 더 이상 공매도 보고서를 내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헝다 사태로 공매도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됐다고 레프트는 주장했다. 그는 “이번 일로 대가를 치르게 된 건 헝다를 믿었던 가난한 노동자와 시민들”이라며 “이는 시장에서 언론의 자유와 공매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고 했다.

월가 전문가들 급한 불 끄더라도 위기는 계속
레이 달리오 리먼과는 달라 금융위기 전이 가능성 낮아BoA, 성장률 전망 하향

중국 2위 부동산기업 헝다그룹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처할 경우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세계적인 금융위기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투자 전문가들은 “헝다그룹 채무 위기는 리먼 사태와는 다를 것”이라면서도 헝다그룹이 몰고올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해서는 경계하는 목소리를 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의 창립자 레이 달리오는 헝다그룹의 채무 위기는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와 다르다며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달리오는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리먼의 파산은 만연한 구조적 손상을 초래했지만, 이번은 (헝다그룹 채무위기) 그런 종류의 사건이 아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중국 2위 부동산 기업인 헝다그룹은 부채가 3050억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달리오는 “헝다가 빚진 3000억달러는 모두 관리 가능하다”며 헝다그룹발 금융위기설을 일축했다. 그는 “모든 국가의 기본적인 경제는 문제가 있는 부채 상황이 각각의 통화로 구성돼 있다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국의) 거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도 이날 “현재 미국 시장은 2007~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보다 기업의 디폴트로 인한 잠재적인 충격을 더 잘 견딜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에드 야데니 야데니리서치 대표도 헝다그룹의 파산이 리먼브러더스 사태만큼 심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야데니는 9월19일 CNBC와 인터뷰에서 헝다그룹이 파산할 경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와 주요 은행들이 빠르게 개입해 처리함으로써 세계적인 영향은 없었던 1998년 헤지펀드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의 파산과 유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사실상 헝다그룹은 망하기에는 너무 크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가 대규모로 개입할 것으로 본다”며 “(정부가) 구조조정을 통해 중국 경제에 큰 해를 끼치지 않게 만들 것이며, 리먼 사태처럼 세계 경제나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야데니는 헝다그룹이 디폴트 위기를 모면한다고 해도 중국 시장이 조만간 반등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중국의 각종 산업 ‘규제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는 중국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미국 시장은 오히려 반사 이익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헝다그룹 사태를 우려하며 9월21일 중국의 2021~2023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BoA는 최근 보고서에서 2021년과 2022년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8.3%에서 8.0%로, 6.2%에서 5.3%로 하향 조정했다.

수암(守岩) 문 윤 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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