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경선 ‘블랙홀’에 빠진 ‘대장동 개발 의혹’

이재명 대세론 꺾이면 수도권도 영향, 윤석열 고발사주여진 계속

정치권을 강타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선 후보의 성남시장 재임 시절 판교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이 추석 연휴 기간 최대 이슈로 부각되면서 여야(與野) 대선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이재명 후보가 집중포화를 맞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경선 최대 분수령인 호남권 투표가 시작됐다. 야권에선 ‘고발 사주’ 의혹의 여진 속에서 보수의 텃밭인 대구·경북(TK)의 전략적 관망세가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9월22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장동 특혜의혹이 제기되기 전까지 여야를 통틀어 1위를 유지했던 이재명 후보는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엎치락뒤치락하며 판세가 혼전 양상으로 바뀌었다. 여야 모두 추격에 박차를 가하는 2위 주자들은 1위를 상대로 한 대역전극을 주장하고 있다.

대장동 의혹에 꺾인 이재명 대세론이낙연, 호남서 10%P차 역전

매일경제·MBN 여론조사이낙연, 4%P까지 격차 좁혀국민의힘도 초접전 구도

흔들리긴 해도 꺾이지 않았던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굳건한 여권 내 지지율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이른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일파만파로 확산되면서 차기 대선을 6개월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여권 내 지지층이 동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일경제와 MBN이 알앤써치에 의뢰해 추석 연휴 기간인 9월21~22일 양일간 대선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이 지사와 2위 주자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격차는 조사 이래 가장 근소한 차이인 4%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이 지사는 34.2%의 지지율로 여전히 여권 대선후보 적합도 1위이지만, 이 전 대표도 30.2%를 얻어 오차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위태로운 1위를 유지했다. 9월25~26일로 예정된 호남 경선 결과에 따라서는 2위인 이낙연 후보의 추격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재명 캠프는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연일 기자회견을 열며 진화에 나섰지만 부동산 개발 특혜라는 민감한 이슈가 표심을 자극하고 있어 분위기 반전이 수월하지 않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 내 이같은 위태한 1강 구도가 이번 주말(25~26)일로 다가온 호남 경선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도 주목된다. 호남은 여당의 텃밭이기도 하지만, 선거인단 규모가 20만명에 달하는 곳이다. 이번 여론조사를 보면 호남에서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를 향한 시각이 상당 부분 바뀐 것으로 드러났다. 2주 전 시행된 직전 조사를 보면 전남·광주·전북 등 호남 내 이 지사 지지율은 48.6%로 25.4%를 얻은 이 전 대표를 크게 앞섰다.

그러나 대장동 의혹이 터지고, 이 전 대표가 국회의원직까지 내던진 23일 발표 조사에선 완전히 추세가 바뀌었다. 민주당 후보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 호남에서는 이 전 대표가 49.7%로 이 지사(39.1%)를 10.6%포인트 앞선 것이다.

이 지사는 고향인 영남에서도 이 전 대표에게 밀렸다. 이 전 대표는 대구·경북(TK)에서 지지율 31.9%를 얻으며 이 지사(24.4%)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이 지사는 부산·울산·경남(PK)에선 22.7%로 이 전 대표(28.1%)보다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다만 영호남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는 이 지사가 여전히 앞서고 있다. 특히 경기·인천 지지율은 42.1%에 달했다. 다만 이낙연 전 대표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나 홍준표 의원과 양자대결 구도로 붙을 경우 모두 오차범위를 넘어서는 격차로 패배하는 것으로 나와 ‘이재명 대세론’이 쉽게 수그러들진 않을 전망이다. 이 전 대표와 윤 전 총장의 구도에서는 이 전 대표가 26.2%, 윤 전 총장이 39.3%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 전 대표와 홍 의원 간 대결 구도에선 이 전 대표가 25.1%, 홍 의원이 33.3%로 이 전 대표에겐 현재 야당 1, 2위 후보 모두 승리하는 것으로 나왔다. 일각에서 이 전 대표가 호남에선 앞서지만 판도를 바꾸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야권에선 ‘대장동 의혹’ 수혜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본 것으로 나타났다. 9월 초부터 윤 전 총장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이었던 ‘고발 사주 의혹’이 이 지사의 대장동 의혹에 가려져 뒤로 밀린 것이다. 실제 직전 조사에서 지지율이 26.5%까지 떨어져 36.5%를 얻은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에 크게 뒤졌던 윤 전 총장은 이번 조사에선 30.8%로 30%대 지지율을 회복했다.

윤석열·이재명 지지율 혼전 양상윤석열, 이재명에 앞서

9월20일 발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에서 윤 후보는 전주보다 2.4%포인트 오른 28.8%, 이재명 후보는 4.2%포인트 내린 23.6%로 집계됐다. 윤 후보가 이 후보를 앞선 것은 8월 20~21일 조사 이후 4주 만이다. 대장동 특혜 의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6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던 국민의힘 홍준표 후보는 전주보다 1.0%포인트 내린 15.4%였고, 민주당 이낙연 후보는 13.7%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TBS 의뢰로 9월17~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또 KBS가 한국 리서치에 의뢰해 같은 날 발표한 조사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27.8%로 윤 후보(18.8%)를 오차범위 밖인 9%포인트 격차로 앞서는 상반된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대장동 의혹 사건이 9월21∼22일 시작된 민주당 호남권 권리당원 투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 경선 판세가 뒤집힐 가능성도 제기된다. 광주·전남 투표 결과는 25일, 전북 결과는 26일 공개된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재명 후보가 호남 경선에서 1등을 한다고 해도 누적 투표율이 50% 밑으로 떨어지면 대세론이 꺾여 수도권 경선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그 경우 결선투표로 승부를 가르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초빙교수는 “이낙연 후보가 호남에서 표차를 좁히더라도 1등을 하지 못한다면 이재명 후보에 대한 여론이 크게 나빠지지 않았다는 걸 의미해 지금 판세가 굳어질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이낙연 후보가 1등을 할 경우 호남을 기반으로 역전할 힘을 만들게 된다”고 말했다,

야권에선 ‘고발 사주’ 의혹이 미궁에 빠진 가운데 홍 후보의 약진이 변수다. 국민의힘 한 TK 의원은 통화에서 “윤이냐, 홍이냐를 놓고 누가 더 본선 경쟁력이 있느냐가 지역 민심의 화두였다”며 “한쪽으로 확 쏠리기보다는 관망세가 강했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9월16일 국민의힘 대선주자 1차 TV 토론회에서 조국 전 법무장관 수사에 대해 “과잉수사였다”고 말하며 ‘조국수홍’(조국수호 + 홍준표)이라는 지지층 비난에 직면한 상황이다. 신 교수는 “홍 후보 지지율 상승에는 민주당 지지층의 역선택 말고도 추가적인 지지층 유입이 있었는데 ‘조국 발언’으로 2030이 지지를 철회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차 교수는 “윤 후보는 지난 토론회에서도 문재인정부에 대한 반사체의 모습만 보였을 뿐, 왜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발광체로서 비전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야권은 1, 2위 후보 모두 결정적 하자가 있어 판세가 상당히 출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화천대유 특검이재명 부정 있다면 사퇴대장동 개발의혹, 정치권 공방 증폭

추석 연휴 내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둘러싸고 정치권은 대선을 앞둔 복잡한 셈법에 따라 얽히고설킨 공방을 이어갔다.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단 1원이라도 부당한 이익을 취했으면 후보직과 공직을 사퇴하고 그만두겠다”(9월19일 TV토론회)고 밝혔고, 국민의힘은 특별검사(특검) 수사와 국정감사를 22일 더불어민주당에 요구했다. 이 지사와 ‘호남 대첩’을 앞두고 있는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측도 엄정한 수사를 통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9월2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당이 특검과 국정조사를 거부한다면 이 지사에게 숨겨야 할 커다란 비리 의혹이 있는 것을 스스로 자인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지사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직무대리, 화천대유 소유주 김만배 씨 등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도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또 10월 국정감사에 유 전 사장직무대리와 김 씨 등 17명을 증인으로 부르기로 하는 등 ‘대장동 국감’을 예고했다. 김 원내대표는 사정 당국에 “(의혹의) 핵심 관련자 15명에 대한 신속한 계좌 추적을 촉구한다”고도 했다. 그는 이들의 성만 밝혔다. 국민의힘은 “15명 중 일부의 금전 거래 등이 담긴 내용을 내부자로부터 제보받았다”고 말했다.

경기도 성남시 판교대장지구 도시개발사업구역 모습.

이 사안과 관련해 그동안 언급을 피하던 민주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특검을 운운하는 것은 여권의 대선 후보를 일단 매도하고 흔들고 보자는 것 외에 어떤 의도가 있느냐”며 날을 세웠다. 25, 26일 각각 광주전남, 전북 지역 경선을 벼르고 있는 이낙연 전 대표는 22일 전북도의회 기자회견에서 “문제를 소상히 밝히고 국민의 오해를 풀고 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하다고 생각한다”며 조속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이 지사는 추석 연휴 기간(19∼22일) 11건의 글을 직접 페이스북에 올리며 ‘대장동 의혹’을 적극 반박했다. 또 22일 서울 동작소방서 격려 방문 후 “객관적으로 봐도 제가 잘한 일이고, 이미 수사를 100% 동의한다고 말했다”고 했다. 다만 특검 수사에 대해서는 “이미 수사가 진행 중”이라면서 “특검이나 국정조사는 정치 쟁점화해 의혹을 부풀려 공격하겠다는 것”이라며 반대의 뜻을 밝혔다.
한편 검찰은 9월23일 관련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 지사 측의 고발 건을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경근)에 배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이 고발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면 화천대유의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자체에 대한 수사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성남도개직원 민간업자, 대장동개발 미래가치 높다며 참여화천대유 특혜의혹 쟁점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을 시작할 당시 성남시뿐만 아니라 민간 사업자도 위험이 없어 성공을 확신했다는 증언이 법정에서 나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등 민간 사업자가 만약의 경우 단 한 푼도 건질 수 없는 위험부담을 안고 시작한 것이라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 설명과 배치되는 것이다.

  • 대장동 사업, 민간도 성공 확신 정황

이 지사는 화천대유가 참가한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민간 사업자가 위험을 부담하고 성남시는 이익을 보장받았다’고 주장했다. 민간 사업자가 누렸을 특혜를 공공인 성남시가 환수했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이 지사에 대한 재판에서는 민간 사업자도 사업 성공을 사실상 확신했다는 취지의 증언이 나왔다. 2019년 1월 이 지사의 ‘대장동 개발업적 과장’ 혐의에 대한 1심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성남도시개발공사 직원 A씨는 “(2015년 대장동 개발사업 협약을 체결한) 하나은행 컨소시엄은 ‘미래 가치가 높기 때문에 재정 부분으로 참여한다’는 의사를 밝히며 투자했다”고 증언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또다른 직원 B씨도 “2017년 3월경 대장동 개발사업은 위험 변수가 없을 정도로 확실했다”고 증언했다. 하나은행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화천대유 이성문 대표이사는 수사기관에 “2018년에는 대장동 개발사업이 실패할 확률은 사라진 상태였다”고 진술했다. 법원은 “2018년 6월 기준 화천대유는 대장동 개발사업으로 컨소시엄 측 이익이 2400억 원 이상이라고 예상했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 지사는 9월14일 기자회견에서 “사업 위험부담을 할 민간 사업자를 공모해 개발사업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일 페이스북에는 “위험 부담까지 모두 민간 사업자가 떠맡는 대안을 생각해냈다”고도 했다.

이재명 캠프의 김병욱 의원은 9월22일 “시행사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했는데 부동산이 오르다 보니 대박을 터뜨린 것”이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은 17일 MBC라디오에서 “7개 법인이 3억 원을 넣고 가져간 돈이 3463억 원”이라며 “계약서대로 집행됐느냐가 아니라 왜 계약서가 그렇게 쓰여 있었느냐를 문제 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토지 확보 속도전덕에 리스크 최소화

리스크가 거의 없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민간에 과도한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이재명 캠프 측은 “부동산 개발사업의 기본을 모르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도시개발법에 따라 성남도시개발공사가 토지를 수용할 수 있지만 보상협의 과정에서 분쟁이 끊이지 않아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인허가 역시 도시개발법을 비롯한 법적 요건을 충족해야 하므로 성남시라고 해도 쉽게 일이 될 수 있게 할 수 없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부동산개발업계는 성남시가 토지수용권을 동원해 토지 매입 작업 등에 속도를 내며 사업 리스크를 크게 줄인 것으로 보고 있다. 성남의뜰 최대주주인 성남도시개발공사가 평당 수용가격을 최소화하며 수익성을 높였다는 것이다. 이재명 캠프 측도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의결권이 있는 우선주를 보유해 성남의뜰을 지배했다”며 성남시가 주도적 역할을 했음을 시사했다. 실제 사업 시행사인 성남의뜰이 2015년 7월 설립된 뒤 화천대유의 아파트 분양까지 걸린 기간은 3년 4개월에 불과하다.

  • 분양가상한제 피해 수익률 고공 행진

화천대유 등 민간 사업자가 대장지구에서 수천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수익을 얻을 수 있었던 배경도 논란이다. 경기연구원은 2019년 발표한 ‘대장동 개발사업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사업시행사가 공공기관인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아니라 민관이 공동으로 출자한 성남의뜰이 되면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아 분양가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고 했다.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분양가를 보다 높이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대장지구와 가까운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 매매가는 문재인정부 출범 당시인 2017년 5월부터 대장동 첫 분양 시기인 2018년 말까지 20.7% 상승했다. 화천대유 측은 다른 아파트에 비해 분양가를 낮게 책정했다고 하지만 분양 당시 부동산 시장은 이미 상승세여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었던 셈이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화천대유는 2019년, 2020년에 분양으로 총 2352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대기업 출자 재단 임원이 대표인 컨설팅, 화천대유에 400억 빌려줬다

킨앤파트너스, 개인 전주 돈 융통중간정산 수익만 500억 넘을 듯경찰, 수상한 자금흐름 내사

대기업이 출자한 재단의 임원이 대표로 있는 ‘킨앤파트너스’라는 컨설팅회사가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한 화천대유자산관리에 사업 초기 400억 원이 넘는 돈을 대출해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컨설팅사는 이 대출금을 익명의 한 개인으로부터 융통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지난 4월 화천대유 관련 계좌에서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한 뒤 내사를 벌이고 있다.

9월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화천대유는 2015년 킨앤파트너스라는 경영컨설팅 회사에서 대장지구 A1·2블록과 B1블록 사업비 명목으로 291억원을 연리 6.9~13.2% 조건으로 빌렸다. 2017년에는 이 대출금이 457억 원으로 늘어난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킨앤파트너스는 화천대유에 대출한 400억 원을 2016년 개인인 A씨로부터 연리 10% 조건으로 빌렸다. 당시 킨앤파트너스는 화천대유 자회사격인 천화동인4호의 특정금전신탁을 담보로 제공했다.

부동산금융업계 관계자는 “시행사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받으려면 토지 계약 등 어느 정도 기반을 닦아놔야 하는데 여기에 드는 비용을 이른바 ‘전주(錢主)’로부터 충당하는 일이 종종 있다”고 말했다. 다만 “수백억 원을 빌려줄 자금력을 갖춘 개인 전주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 사무실 현판.

2018년 화천대유가 킨앤파트너스에서 빌린 대출금을 일부 갚고 남은 351억 원이 대장동 프로젝트 투자금으로 변경된다. 화천대유는 감사보고서에서 “당사는 (대장지구 내 직접 시행을 맡은 5개 블록 중) A1·2블록 사업 개발을 진행한 후 투자금에 해당하는 투자수익금을 투자자에게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실제 킨앤파트너스는 지난 3월 화천대유로부터 중간 정산을 받았다. 이때 받은 수익에 대해 납부한 원천징수세액만 131억 원에 이른다. 시중은행의 A 세무사는 “킨앤파트너스의 납부세액에 비춰볼 때 중간 정산으로만 5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거뒀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찰은 2021년 4월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화천대유 관련 계좌에서 수상한 자금 흐름이 발견됐다는 통보를 받고 내사 중이다. 화천대유 이성문 대표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회사에 돈을 빌리고 갚은 채권 채무 관계”라며 “합법적인 증빙자료를 갖고 있고 경찰에 출석해 소명했다”고 말했다.

‘100배 수익에 정치 권력 개입했나? 4000억 배당금 향방은?

사업자 선정부터 수익 배분까지 곳곳 의문 증폭15000억 사업 심사 하루 만에 선정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추진한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자본금(투자금) 3억5000만원으로 4040억원의 배당금(개인투자자 및 법인 몫)을 챙긴 부동산 개발회사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의 ‘성공 신화’에 정치권력이 개입했는지, 수익 자금이 결국 어디로 흘러갔는지 등이다. 이 지사는 “제가 단 1원이라도 부당한 이익을 취했다면 후보직과 공직을 다 사퇴하겠다”며 화천대유와의 유착 의혹을 일축하고 수사를 촉구했지만, 사업자 선정부터 수익 배분까지 진행 과정이 일반적인 절차와 다르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 대장동 사업 공고 1주일 전 화천대유 설립자산관리회사 가산점 사례 거의 없어

언론인 출신 김만배씨는 2015년 2월13일 대장동 개발사업 공고 1주일 전에 화천대유를 설립하고, 성남시가 대장동 개발사업을 위해 민관(民官) 합동으로 만든 특수목적법인(SPC) ‘성남의뜰’ 지분을 확보했다. 김씨 개인 소유인 화천대유가 성남의뜰 지분(보통주) 1%를, 김씨와 그가 모집한 개인 투자자 7명(천화동인 1∼7호)이 참여한 SK증권 신탁이 6%를 나눠 가졌다.

성남의뜰 우선주 50%를 지닌 성남도시개발공사는 같은 해 3월26일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3개 컨소시엄에서 사업제안서를 받은 뒤 하루 만에 화천대유가 참여한 하나은행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1조5000억원 규모의 사업 서류심사를 하루 만에 끝낸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가산점 20점이 부여되는 ‘자산관리회사(AMC)’ 참여 항목을 화천대유 컨소시엄만 충족하고, 나머지 컨소시엄이 해당 가점을 포기한 것을 놓고도 “들러리를 선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유튜브채널 선후포럼에서 “자산관리회사를 포함했다고 해서 가점을 주는 사례가 거의 없는 데다 화천대유 컨소시엄을 제외한 곳에서 이러한 가점을 누락한 채 입찰했다는 것도 이해가 안 된다”며 “이러한 사업에서 20점은 당락을 결정하는 차이인 만큼 다른 팀이 들러리를 선 것 아니냐는 의심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 이재명 리스크 큰 사업해명에도 불구 성남시 보고서엔 사업 타당성 있다

우선주 50%를 보유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배당금 1822억원을 포함해 개발이익 5503억원을 받은 반면, 지분 7%를 가진 화천대유와 SK증권 투자자들이 배당금 4040억원을 받은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지사 측은 보통주를 보유한 화천대유가 성남도시개발공사보다 뒤늦게 배당받게 된 구조에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해 수익이 늘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당초에 1000배가 넘는 수익을 가져갈 만큼 ‘민간 리스크’가 큰 사업이 아니었다는 지적과 함께 수익구조 결정 방식을 누가 정했는지를 놓고도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일각에선 개인 투자자인 ‘천화동인’의 실소유자가 따로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민의힘 ‘이재명 판교 대장동 게이트 진상조사 특별위원회’(특위)가 9월23일 공개한 2015년 1월 성남시의 ‘대장동 개발사업 추진에 따른 다른 법인에 대한 출자승인 검토보고’(출자승인 문건)에 따르면, 성남시는 “사업 타당성 용역 검토 결과 내부수익률(IRR) 6.66%, 경제성(B/C) 분석 1.03으로 종합적으로 사업 타당성이 있다”며 “(성남도시개발공사가) 공동출자자로 참여해 민간이 수익을 지나치게 우선시하지 않도록 하고 사업 정상 추진을 위해 사업 전반을 관리·감독 한다”고 적시했다.

  • 지분 작은 민간업체에 가장 높은 배당

하지만 보고서 지적 사항과 달리 실제 사업에선 지분이 작은 민간 참여자의 수익을 가장 높게 설정했다. 심 교수는 “같은 지분이라도 사업 기여도에 따라 배당을 나누는 방식이 달라지는데 우리가 모르는 어떠한 이유로 화천대유가 컨소시엄 내 가장 큰 세력인 것”이라며 “보통은 인허가 문제를 해결해주는 역할에 이러한 혜택을 주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당시 인허가권자인 성남시장과 연결고리가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금까지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정치권 인사가 유동규, 김만배씨 등과 함께 대장동 개발 사업에 관여했고 그 수익이 정치권으로 흘러들어 갔을 가능성이 있다”며 “빠른 수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장동 핵심 인물들 상당수 도피·잠적 중, 출금 요청 등 대책 마련 촉구

화천대유의 자회사 천화동인소유자 1, 부인과 출국 제보의혹 열쇠 쥔 유동규도 연락 끊겨

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의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과 관련해 핵심 인사들이 이미 잠적했거나 도피를 시도 중인 것으로 9월23일 알려졌다. 개발사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비롯해 화천대유 자회사인 천화동인의 한 실소유자도 미국으로 도피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신속한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고조되는 가운데, 검찰은 이날 관련 고발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 2부에 배당했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정치권의 공방에서 검찰 수사 단계로 넘어가면서 향후 수사 추이에 따라 6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판이 더욱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야당은 이날 특별검사 도입과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총공세를 이어갔다.

9월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에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한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의 소유주를 묻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국민의힘 하태경 대선 경선 후보는 이날 라디오에서 “천화동인 관련자 중 1명이 이미 미국으로 도피한 것 같다는 제보가 있었다. 출국금지가 수사를 위해 꼭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유동규씨가 잠적했을 뿐 아니라 천화동인 소유주 중 한 명은 부인과 함께 미국으로 도피했고, 성남도시개발공사와 화천대유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했던 다른 인물도 현재 잠적했다”고 말했다. 박수영 의원도 앞서 9월22일 페이스북에 “관련자 중 잠수 타는 사람, 휴대폰이 정지된 사람, 연락이 두절된 사람이 늘고 있다”며 “천화동인 4, 6호 실소유자로 알려진 남욱, 조현성 변호사가 소속 로펌인 법무법인 강남 홈페이지에서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화천대유의 7개 자회사인 천화동인은 개인 투자자 7명이 설립한 1인 회사다. 투자원금 3억원으로 대장동 개발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 ‘성남의뜰’ 지분 6%를 사들여 3년간 3463억원의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의뜰 수익금 배당방식 등을 설계하고 사업을 강행했다는 의혹을 받고있는 유 전 본부장은 최근 전화번호를 바꾸고 외부와 접촉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 , 특검법 도입·국조 요구서 제출, 수사 착수감사원 필요 땐 감사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이날 소속 의원 107명 명의로 특검 도입 법안과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는 “(이 후보가) ‘단 1원이라도 받았으면 공직 후보를 사퇴하겠다’고 한 만큼 동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심상정 경선 후보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천문학적인 이익이 예정됨에도 일정액까지 포기하고 그 이후에 이익을 포기했다면 철저히 무능했거나 무책임했거나, 그것도 아니면 배임 논란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며 김오수 검찰총장을 향해 “특임검사를 지명하고 철저히 수사하라”고 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이미 기자회견과 SNS를 통해 수사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이재명 캠프가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와 윤창현 의원 등 3명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공공수사 2부에 배당했다. 박범계 법무장관은 이날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히 규명해야 할 사안이라고 본다. 이 후보도 수사에 적극 응하겠다며 진상을 밝혀 달라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경찰도 대장동 개발사업의 자금 흐름을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이날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에게 제출한 답변서에서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대장동 개발사업) 시행사의 회계에 대해 검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재명·유동규·김만배 등 핵심 15명 계좌 추적해야

국민의힘 관계자와 김기현 관련자들 돈 오간 정황 제보받아유씨 행불, 신병확보 시급

국민의힘은 9월22일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직무대리, 화천대유자산관리 소유주 김만배 씨 등 3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하는 등 총공세에 나섰다. 또 이들을 포함한 15명을 “핵심 관련자”로 부르며 사정 당국에 “신속한 계좌 추적을 촉구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15명의 성(姓)만 공개하면서 “공공개발에 컨소시엄과 투자로 합류한 선의의 시민이 아니라 권력 주변에 특수관계로 얽힌 ‘정치경제공동체’일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들은 “관련자들 사이에 돈이 오간 정황을 비롯해 천화동인 실소유주들의 명단, 대장동 개발사업을 공영개발로 전환하게 된 배경 등이 포함된 제보를 받았기 때문에 계좌 추적을 요구한 것”이라고 전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런 제보의 내용을 구두로 확인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계좌 추적 요구 대상 15명에는 이 지사, 유 전 직무대리, 화천대유 소유주 김 씨, 권순일 전 대법관, 박영수 전 특검을 포함한 검찰 고위직 출신 변호사 3명, 모 언론사 회장과 기업체 대표 2명, 천하동인 1∼7호 이사(대표) 중 한 명인 변호사, 회계사 1명, 화천대유 임원 1명, 전직 경기도 고위 간부 2명이 포함돼 있다.

또한 국민의힘은 특별검사와 국정조사 실시를 더불어민주당에 요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유 전 직무대리와 화천대유 소유주 김 씨 등 17명을 국감 증인으로 부르겠다”고 했다. 특히 김 원내대표는 “유 전 직무대리에 대한 신속한 신병 확보가 매우 시급하다”며 “전화번호도 바뀌고 행방불명이라고 하는데, 해외로 도망가지는 않는 것인지”라고 했다. 유 전 직무대리의 휴대전화는 현재 “없는 번호”라는 알림음과 함께 통화가 연결되지 않고 있다.

법조·정치권 호화고문단에도 의혹 쏠려

권순일·박영수·원유철·강찬우 등 화천대유 소유주와 친분투자자는 부인·누나·지인으로 얽혀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거액의 투자수익을 챙긴 자산관리회사(AMC) 화천대유의 투자자들과 회사에 몸담았던 법조·정치권 호화 고문단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다. 9월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국민의힘이 공개한 화천대유의 종속회사 천화동인 1∼7호의 투자자 명단에는 화천대유의 소유주인 전직 언론인 김만배씨를 비롯해 김씨의 부인, 누나와 지인들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SK증권을 통해 지분에 참여했는데 천화동인 1호의 대주주는 김씨, 2·3호는 김씨의 부인과 누나로 파악됐다. 또 4호의 경우 대장지구 공영개발이 추진되기 이전부터 이 지역 개발에 관여했던 남모 변호사, 5·6호는 남 변호사와 같은 업체에서 일했던 회계사 고모씨와 변호사 조모씨였다. 7호는 김씨와 같은 언론사에서 일했던 후배의 부인 양모씨로 확인됐다.

이들은 대장동 개발이 본격화하기 전부터 동업 관계이거나 지인 사이로 전해졌다. 최근까지 신원이 드러나지 않아 4000억원대 배당금을 얻은 데에 특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키웠다.화천대유의 고문으로 재직했던 권순일 전 대법관, 박영수 전 특검, 강찬우 전 검사장 등 법조 인맥은 김씨가 경제지 법조팀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 결과, 정치권 인맥인 원유철 전 미래한국당 대표와의 연결고리는 지역 명문인 수원 수성고인 것으로 확인됐다. 원 전 의원은 24회, 김씨는 27회이다. 이들은 ‘고교 진로의 날’ 등 동문행사에 함께 참여하면서 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민혁명당과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 등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화천대유와 밀접하게 연관된 사기업의 수사 및 심리심판과 관계되는 업무를 해 공직자윤리법 18조2의 1항을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며 권 전 대법관을 검찰에 고발했다.

수암(守岩) 문 윤 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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