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프가니스탄 철군완료”… 실패로 끝난 20년 전쟁

하루 앞당겨 선언, 아프간20년 만에 마침표탈레반 완전한 독립 얻어축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월30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철군 완료를 선언했다. 아프간을 손에 넣은 탈레반은 ‘완전한 독립’을 선언하며 축포를 터뜨렸다. 2001년 9·11 테러를 계기로 시작된 미국의 20년 전쟁은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아프간 철군 종료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지난 17일간 미군은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공수작전으로 12만 명이 넘는 미국과 동맹의 시민을 대피시켰다”며 “아프간에서 20년간의 우리 군대 주둔이 끝났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가 당초 예정한 철군 시한인 31일보다 하루 앞당겨 철군 종료를 발표한 직후 군(軍) 통수권자인 바이든 대통령이 이를 최종 확인한 것이다.

바이든, 아프간철군 대국민 연설핵심국가안보 이익에 초점

타국 재건용 중대 군사작전 시대 종료선언과 심각한 경쟁 거론하며 철군 정당성 역설비등하는 비판 속 정면돌파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이 미국의 최우선 과제로 부상한 시대에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놓겠다는 ‘바이든 독트린’을 재차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한 대국민 연설에서 아프간전 종전을 확인하면서 “지난 20년간 미국을 이끌어온 외교정책의 페이지를 넘기면서 우리는 우리의 실수로부터 배워야 한다”며 “내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두 가지”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첫번째, 우리는 도달할 수 없는 것 말고 분명하고 성취 가능한 목표와 함께 임무를 설정해야 한다. 두번째 우리는 미국의 핵심 국가안보 이익에 분명히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프간에 대한 이 (철군) 결정은 아프간에 대한 것만이 아니다. 이는 다른 나라들의 재건을 위한 중대 군사작전의 시대 종료를 뜻한다”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월3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아프간 종전 관련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알아야 할 중요한 것이 있다. 세계가 변하고 있다. 우리는 중국과 심각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21세기의 경쟁 속에 미국의 경쟁력 강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새로운 시대의 도전과제로 러시아와 사이버공격, 핵확산도 제시했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이 아프간에 10년 더 꼼짝 못 하는 걸 제일 좋아할 것”이라고도 했다.

아프간 철군이 중국 견제와 미국 이익 수호 및 경쟁력 확보라는 전체적 대외기조에 따른 결정임을 내세워 정당성을 부각하고 비판 여론 불식에 나선 셈이다. 핵확산은 북한을 특별히 염두에 둔 것이라기보다 미국의 도전과제에 대한 원론적 언급으로 보인다. 그는 아프간 철군 여부는 떠나느냐 아니면 긴장을 고조시키느냐 사이의 선택이었다면서 “나는 ‘영원한 전쟁’을 연장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했다. 그는 솔직해야 할 시점이었다면서 아프간에서 2천461명의 미국인이 희생되고 2조 달러 이상의 비용이 들어갔으며 분명한 목적도 없었다고 조목조목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철군 결정에 책임을 지겠다면서도 “전쟁의 계속을 청하는 이들에게 묻겠다. 핵심 이익이 무엇인가? 내 생각엔 딱 한가지다. 아프간이 다시는 미국 본토 공격에 이용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올바른 결정, 현명한 결정, 최선의 결정이었다고 믿는다”고 단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으로 엄청난 혼란 속에 이뤄진 대피 작전을 두고서도 “대단한 성공”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대피를 원하는 미국인 90%가 그렇게 할 수 있었다면서 남은 미국인들의 대피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8월26일 카불공항 자폭테러를 감행한 아프간 내 이슬람국가(IS-K)에 대해서는 “끝난 게 아니다”라며 보복이 계속될 것임을 천명했다. 테러에 희생된 미군 13명 등에 대해서는 “절대로 잊지 않겠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미리 제시해둔 8월31일 시한에 맞춰 쫓겨나다시피 이뤄진 철군과 대피작업을 두고 비판이 비등하는 가운데 철군 결정의 정당성을 재확인하며 정면 돌파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아프간 철군 강행을 지켜보며 동맹국의 의구심이 고조된 상황에서도 미국의 이익에 적극적으로 집중하겠다는 ‘바이든 독트린’을 대국민 연설로 재차 천명한 셈이기도 하다. 미국은 아프간 현지시간으로 31일 철군을 완료하며 아프간전을 종식했지만, 200명 미만의 미국인과 수천 명 규모로 추정되는 현지 조력자들이 대피하지 못했다.

미군 떠난 활주로 쓰레기만… 공항선 탈레반 자축 총성 요란

아프간전 희생자 약 17만명 달해…2020년까지 투입한 비용만 2조달러

바이든 미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철군 완료를 선언한 8월30일(현지시간) 아프간 수도 카불공항의 풍경은 20년 전쟁이 실패로 끝났다는 것을 증명했다. 아프간을 떠나는 비행기에 끝내 오르지 못한 아프간인들은 체념한 채 공항 인근을 서성거렸다. 마지막 수송기가 떠난 활주로에는 쓰레기만 나뒹굴었다. 탈레반에 통제권이 넘어간 카불공항에선 축하 휘파람과 흥겨운 경적이 울렸다. 하늘에서는 폭죽소리와 자축 총성이 뒤섞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아프간 카불공항의 혼란스러운 사진을 홈페이지 대문에 걸고 ‘미국의 가장 긴 전쟁의 무례한 종식’이란 제목을 달았다.

20년에 걸친 전쟁은 막대한 희생과 돈으로 치러졌다. AP통신에 따르면 2001년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아프간전 희생자는 약 17만명에 달한다. 아프간 정부군 6만6000명, 탈레반 반군 5만1000명, 아프간 민간인 4만7000명이 목숨을 잃었다. 미군은 2448명이 숨지고 미국 정부와 계약을 한 요원 3846명,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등 동맹군 1144명도 살아서 아프간을 나오지 못했다. 미국이 2020년까지 부채로 조달한 아프간 및 이라크 전쟁 비용은 2조달러(약 2338조원)가 넘는다.

결과는 참혹하다. 2001년 9·11테러 배후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의 인도 요구를 거부한 탈레반에 대한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은 20년 뒤 다시 탈레반에게 아프간을 내주며 끝났다.

바이든 행정부가 8월14일 미군 철수작전을 개시하자마자 예상과 달리 아프간 정부군이 탈레반에 순식간에 아프간을 내주며 공포가 엄습했다. 아프간을 탈출하기 위해 미 수송기에 매달렸다가 공중에서 떨어지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고, 카불공항에 인파가 몰리며 압사(壓死) 사고도 잇따랐다. 결국 테러단체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이 자행한 자살폭탄 테러로 미군 13명을 포함해 170여명이 사망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 , 테러 등으로 철수 과정서 타격바이든 정부도 책임론 등 휩싸여

바이든 대통령은 20년 전 시작한 전쟁을 전임자로부터 이어받은 세 번째 대통령이지만, 미군 철수 과정에서의 혼란상과 피해는 고스란히 그의 몫으로 남게 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에게 영원한 전쟁은 끝난 것이 아니다. 새롭고 위험한 국면으로 접어드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바이든 대통령의 아프간 사태 대처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38%에 그쳤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률은 51%로 절반을 넘었다. 응답자의 25%가 “모든 미국인이 대피할 때까지 미군이 더 남아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미군이 즉시 철수해야 한다”는 답변은 13%에 그쳤다. 아프간 전쟁은 끝났지만 ‘바이든 책임론’을 따지는 작업은 이제 시작이다.

탈레반 자비훌라 무자히드 대변인은 “미군이 카불공항을 떠났으며 우리나라는 완전한 독립을 얻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탈레반 대변인 모하마드 나임은 스푸트니크통신에 “아프간 전체 영토가 탈레반 통제에 있다”며 “마지막 외국군이 아프간을 떠났고 이제 우리나라는 자유와 독립을 얻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마지막 미군 수송기가 카불공항을 이륙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탈레반 대원들이 승리를 자축했으며 축포를 쏘아 올렸다고 전했다.

미국과 동맹국이 8월14일 이후 아프간에서 대피시킨 자국민과 현지 조력자는 총 12만3000여명으로 집계됐다. 아프간을 탈출하지 못한 사람도 여전히 많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아프간 현지에 100명이 넘는 미국인이 남았다고 설명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미국인과 외국 국적자, 아프간 주민들이 떠나기로 하면 떠날 수 있게 돕는 끈질긴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며 “그들에 대한 우리의 약속엔 데드라인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게 쉽거나 빠르게 될 거라는 환상은 없다”고 했다.

아프간戰 최후의 미군은 30년 백전노장 투스타

크리스토퍼 도너휴 美육군 소장, 중무장한 채 마지막으로 수송기 올라

미 국방부가 7월30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철수와 일반인 대피를 완료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이로써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전쟁이었던 아프간전(戰)이 공식 종료됐다. 미 국방부는 아프간 카불 국제공항에서 단행된 철군 때 가장 나중에 수송기에 몸을 실은 미군이 크리스토퍼 도나휴 미국 육군 82공수사단장이라고 밝혔다

그가 중무장한 상태에서 굳은 표정으로 C-17 수송기에 오르는 야간 투시경 사진은 아프간 전쟁사(史)의 마지막 장면으로 공식 기록됐다. 도나휴 소장은 1992년 미국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보병 소위로 임관한 뒤 30년째 군(軍)생활을 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도너휴 미국 육군 소장

미국 유력지 ‘USA투데이’는 도나휴 소장에 대해 아프가니스탄뿐만 아니라 시리아, 이라크, 북아프리카, 동유럽에서 작전에 참여했다고 소개했다. 미군은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테러 위협 때문에 자체 설정한 시한 8월31일이 되기도 전에 아프간 철수를 완료했다.

아프간전은 미국이 9·11 테러를 일으킨 국제 테러조직 알 카에다를 감싼 아프간 집권세력 탈레반을 2001년 공격하면서 시작됐다. 전쟁 초기 미국은 탈레반을 축출한 뒤 친미(親美) 정권을 세우고 2011년 5월 알 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했지만 전쟁의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미국이 지원해 수립한 아프간 정부는 끊임없이 약점을 노출했고, 탈레반이 이를 이용해 아프간을 다시 잠식했기 때문이다.

결국 2020년 2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탈레반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2021년 5월1일까지 아프간 주둔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정권을 넘겨받은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 전쟁을 치르는 네 번째 대통령으로, 이 책임을 다섯 번째 대통령에게 넘기지 않을 것”이라며 9월1일까지 아프간 주둔 미군 3500여 명을 모두 철수하겠다고 밝혔으나 하루 앞당겨 8월30일(현지시간) 철군 완료했다.

8월30일(현지시간) 아프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공항에서 크리스토퍼 도너휴 미 육군 82공수 사단장이 아프간에서 마지막 철수하는 미군으로 C-17 수송기에 오르고 있다. 그를 끝으로 아프간에서 미군 철수가 완료됨에 따라 20년간 이어진 미국의 최장기 전쟁인 아프간전은 종식됐다. 이 사진은 아프간 전쟁사(史)의 마지막 장면으로 공식 기록됐다.

 

미군 떠나자마자 축포 터뜨린 탈레반, 아프가니스탄의 미래는?

와 우호적 관계 원한다며 유화 메시지 쏟아내국제사회 정상국가 인정은 불확실

이슬람무장조직 탈레반이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군에 축포를 터뜨렸다. 하지만 안팎으로 산적한 난제로 인해 탈레반의 바람대로 ‘정상국가’로의 전진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군의 마지막 수송기가 수도 카불 국제공항에서 8월31일(현지시간) 자정을 1분 앞두고 이륙하자마자 탈레반은 공항에서 발포하며 자축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미군이 카불공항을 떠났으며 우리는 완전한 독립을 얻었다”고 밝혔다. 카불공항에 배치됐던 탈레반 대원 헤마드 셰르자드는 “기쁨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면서 “20년간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탈레반은 미군 철군완료와 함께 아프간 전역을 통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8월31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국제공항에서 마지막 미국 항공기가 이륙한 직후 밤하늘에 이를 축하하는 발포가 펼쳐지고 있다.

사실상 세계 최강 미군이 쫓기듯 철수하면서 탈레반의 기세는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아프간은 오랜 옛날부터 가장 정복하기 어려운 나라로 손꼽혀왔다. 과거 원나라부터 무굴제국, 영국, 소련까지 당대를 호령한 세계 초강대국이 아프간에서만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국토의 절반이 해발 1000m 이상인 산악국이라는 지리적 특성과 곳곳에 있는 토착세력의 거센 저항 등 때문이었다.

탈레반은 국제사회로부터 정상국가로 인정받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여성들의 교육 권리를 보장하고 미국은 물론 미국의 동맹국에 대한 모든 보복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유화적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탈레반 지도부는 이날 카불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뿐 아니라 세계와 좋은 관계를 맺고 싶다”며 “그들 모두와의 좋은 외교 관계를 환영한다”고 역설했다.

탈레반은 여기서 한 발 더 나가 최근 자신들의 ‘돈줄’이었던 마약 주원료인 양귀비 재배 금지령까지 내리는 등 의지를 보이고 있다. 탈레반은 2000년에도 국제사회 인정을 노리며 양귀비 재배를 금지한 바 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탈레반의 진정성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당장 탈레반의 공포정치에 대한 우려가 벌써 고조되고 있다. 1996년~2001년 탈레반 통치 시절의 경험 대신 20년간 자유를 누렸던 젊은 세대로부터 지지를 이끌어야 내야 하지만 이 역시 쉽지 않아 보인다.

탈레반의 자비훌라 무자히드(가운데) 대변인이 8월31일(현지시간) 카불공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탈레반이 샤리아(이슬람율법)를 내세워 사회를 엄격하게 통제할 경우 상당한 내부 반발을 살 수 있다. 국가 재건에 필요한 인재가 턱없이 부족한 것도 문제이다. 탈레반 소속 대원 대부분이 숫자조차 읽거나 쓸 수 없는 문맹인 반면, 미국의 지원을 받아 고등교육을 받은 인재 상당수는 미군 철군 과정에서 해외로 도피했다. 이런 상황에서 반(反)탈레반 세력과 와해했던 아프간 정부군 일부가 탈레반 정권에 저항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어 산발적으로 국지전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최악으로 치닫는 현지 경제 상황도 문제다. 이미 아프간은 지구상 최빈국 중 하나로 꼽혀왔는데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하자마자 물가는 폭등했고 실업자는 급증하는 등 상황은 더 악화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아프간으로의 달러 송금 등을 금지했고, 자국에 예치된 90억 달러(약 10조4300억 원)에 달하는 아프간 중앙은행 외화 자산에 대한 탈레반의 접근을 차단했다.

  • 마지막 미군 떠나자 탈레반 축포, 남은 시민 현금인출 줄섰다

미국이 가장 오랫동안 치른 전쟁이 막을 내렸다. 미군 완전철수 시한인 8월31일(현지시간) 직전인 30일 오후 11시59분 카불 국제공항에서 미군의 마지막 C-17 수송기가 이륙하자 탈레반이 승리의 축포를 터뜨렸다. AP통신은 “공항 주변 도로 곳곳에서 자동차 경적, 휘파람 소리, 축포가 울렸다”고 전했다.

탈레반 깃발을 꽂고 헤드라이트를 밝힌 자동차들이 거리로 쏟아졌다. 31일 오전 1시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이 소셜미디어에서 “완전한 독립을 달성했다”고 선포하자 탈레반 무장대원들은 카불 시내 곳곳에서 예포를 발사했다. 폭발음은 한 시간가량 이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환호하는 탈레반과 대조적으로 카불 일대는 체념 분위기로 뒤덮였다”고 보도했다. 남은 시민들은 날이 밝자 은행으로 몰려가 현금 인출을 위해 길게 줄을 섰다. 아프간 중앙은행은 7월28일 민간 은행의 영업 재개를 명령하고 1인당 현금 인출 한도를 일주일에 200달러 수준으로 제한했다. 식료품 등 생필품 물가는 치솟고 있다.

카불에서 11년째 철물상을 해온 누룰라는 AP통신에 “탈레반의 입성 뒤 단 한 명의 손님도 없었다”며 “돈 있는 사람은 모두 외국으로 탈출했고 가난한 사람만 남았다”고 토로했다. 국제신용평가기관 피치는 앞으로 2년간 아프간 경제 규모가 10~20%가량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가 위기를 겪은 시리아·레바논·미얀마와 비슷한 수준이다.

남은 미국 국적자와 현지 조력자들은 불안한 상황이다. 탈레반의 보복 대상이 될 수 있어서다. 로이터통신은 전시동맹협회(AWA) 자료를 인용, 8월25일 기준 미국 특별이민비자(SIV) 신청자와 그 가족 6만5000명, 제2 우선순위(P-2) 자격자와 그 가족 19만8000여 명이 아프간에 남았다고 전했다. P-2 자격은 미 언론사나 비정부기구(NGO) 등에서 일한 사람에게 주어진다.

SIV 소지자이지만 미군 수송기를 타지 못한 하마윤은 NYT에 “미국이 나를 배신했다”며 “이웃들이 탈레반에 내가 미국인과 일했다는 사실을 알려줘 비참한 상태에 놓였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미국 국제개발처(USAID) 지원으로 설립된 카불 아메리칸대학의 학생과 가족 등 6만 명도 남겨졌다.

이날 미 중부사령부의 케네스 매켄지 사령관은 언론 브리핑에서 “미군 역사상 최대의 민간인 대피 작전”이라고 자평하면서도 “탈출을 원하는 모든 사람을 이송하지는 못했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미국을 도운 아프간인을 대피시키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그들에 대해 우리의 (구출) 약속에는 데드라인이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군이 수많은 사람을 남기고 철수한 것은 “도덕적 재앙”이라고 비판했다. 정치 전문 매체 더힐도 “‘모든 미국인을 대피시키겠다’고 약속했던 바이든 대통령이 비난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WP는 8월15일 아슈라프 가니 전 아프간 대통령이 해외로 도피하자 탈레반 2인자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미 중부사령부의 매켄지 사령관에게 “카불의 치안을 미군이 책임지든지, 아니면 우리가 맡도록 허용하라”고 제안했으나 미군은 카불 장악 기회를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8월 말 철군 방침을 굳힌 상황에서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는 것이다. WP의 마크 티센 칼럼니스트는 “우리 지도자들은 미군보다 테러리스트의 손에 미국인과 동맹국의 안전을 맡겼다”며 “이는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 탈레반의 아프간윤곽이란식 신정(神政)일치 체제 유력

1인자 아쿤드자다 최고지도자 맡고 2인자 바라다르가 실질정부 이끌 듯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의 새 정부가 곧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탈레반 1인자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60)가 아프간 최고지도자를 맡고, 실질적 정부는 2인자인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53)가 이끄는 이란식 신정(神政)일치 체제가 유력해 보인다. 탈레반이 ‘포용적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밝힌 만큼 전 정부 인사와 여성을 얼마나 포함할지 주목된다.

9월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최고지도자가 유력시되는 아쿤드자다는 율법학자 출신으로 2016년부터 탈레반 수장을 맡고 있다. 탈레반 문화위원회 에마눌라 사망가니는 “아쿤드자다의 정부 내 존재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는 정부의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인자 바라다르는 최고지도자 밑에서 실질적 정부 업무를 주도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010년 미국과 파키스탄의 탈레반 소탕작전 때 체포돼 3년간 복역한 뒤 가택연금됐다가 2019년 풀려났다. 2020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와의 철군 협상을 이끌었다.

종교지도자가 최고지도자로 국정 운영의 절대권력을 행사하고, 일반 행정은 대통령이나 다른 지도자가 맡는 방식은 이란 정치체제와 유사하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최근 “민주주의 원칙의 일부는 이슬람 교리와 맞지 않는다. 민주주의에서는 국민이 주권을 갖지만 이슬람에서는 신과 꾸란이 절대권력을 갖는다”고 한 것도 아프간이 신정일치를 지향할 것이란 관측에 힘을 싣는다.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왼쪽)와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

탈레반은 지난 8월15일 카불을 손에 넣은 뒤 하미드 카르자이 전 대통령, 압둘라 압둘라 국가화해최고위원회 의장 등과 정부 구성을 논의해왔다. 다만 이 두 사람이 탈레반 주도하의 새 정부에 포함될지는 불투명하다.

여성도 제한적 역할만 할 것으로 보인다. 세르 압바스 스타네크자이 탈레반 최고대외협상책임자는 BBC 인터뷰에서 “여성들이 정부에 참여하게 될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고위직이 될 것이라고 말할 순 없다”고 밝혔다.

 

IS-K 자폭테러미군 등 최소 100명 사망·150명 부상

대피자 집결지 2곳에서 연쇄 폭발, 탈레반에 협력자들 명단 넘겨

“내 생애에서 심판의 날을 볼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 종말의 날을 봤다. 내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했다.”

8월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한 남성은 10시간 가까이 카불공항 입구 근처에서 대기했다. 미국 특별이민 비자를 가진 이 남성은 공항으로 몰려든 수천 명과 함께 아프가니스탄을 떠날 수송기에 오를 수 있길 바라고 있었다.

8월2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 국제공항 외곽에서 발생한 자살 폭탄테러로 머리가 피범벅이 된 여성이 병원 앞에 도악하고 있다.

그러던 오후 5시 강력한 폭발이 발생했다. 이 남성은 “누군가 내 발 밑에 있던 땅을 잡아당기는 것 같았다. 순간 고막이 터지면서 청력을 잃었다”면서 “마치 태풍에 날리는 비닐봉지처럼 시체와 신체 부위가 하늘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피로 물든 시체가 발에 차이는 상황에서 살아남은 다른 생존자들도 충격에 빠졌다.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국제공항 남동쪽 ‘애비 게이트’ 근처 얕은 수로에 수십 구의 시신이 쌓였다. 시신 사이로는 시뻘건 물이 흘렀고, 간신히 목숨을 건진 이들은 그 속에서 고통 속에 몸부림쳤다. CNN은 테러가 있은 8월26일(현지시간) 오후 ‘혐오스러운 화면’이라는 제목을 달고 해당 영상을 있는 그대로 공개했다가 몇 시간이 지나 흐릿하게 수정 처리했다. 애비 게이트 인근 테러를 목격한 밀라드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시체와 살점이 수로로 쏟아졌다”고 말했다.

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이 자행한 테러로 최소 100명이 사망하고, 150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한 카불국제공항 인근은 극도의 공포와 혼란에 휩싸였다. 탈레반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카불공항으로 피란민이 몰리면서 2살 아이가 압사하고, 피란민이 인파에 밟혀 사망하는 등 극도의 혼란에 빠져 있던 카불공항에 자살폭탄 테러까지 발생하면서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영국군 통역사로 일했던 한 남성은 영국 유력일간지 가디언에 “사방에 부상자가 널려 있었다”면서 ‘최후의 날’(Doomsday) 같았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이 인터뷰한 한 목격자는 “토네이도에 비닐봉지가 휩쓸리는 것처럼 시체와 신체 조각들이 공중을 날아다녔다”고 말했다.

한 목격자는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시체와 부상자들을 병원이나 안 보이는 장소로 옮겼다”면서 “시체와 부상자들이 도로에 널브러져 있었고, 하수구에 흐르던 물이 피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그는 “내 몸은 멀쩡하지만 정신적 상처와 충격 때문에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아프간인 한 생존자는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바닥에 여자아이가 쓰러져 있는 걸 보고 안아서 병원으로 데려갔지만, 내 품 안에서 죽었다”며 “내 딸은 아니지만, 아이는 다섯 살밖에 안 됐다”고 충격적인 상황을 증언했다. 궁지에 몰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군사 보복’ 방침을 밝혔다.

CNN, CBS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아프간 수도 카불에 있는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인근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미국이 아프간 철수기한으로 못 박은 8월31일을 닷새 앞두고 철군 대피에 속도를 내던 시점이다. 두 차례의 테러는 미국과 서방국들이 자국민과 아프간 협력자들을 공항에 들여보내기 위해 검사를 실시하는 공항 남동쪽 ‘애비 게이트’와 그곳에서 250m 떨어진 배런 호텔에서 발생했다. 아프간 대피자들이 공항으로 가기 전 집결해 투숙하던 곳이다. 경비 근무를 하던 미군들도 목숨을 잃었다.

로이터통신은 테러 발생 후 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자신들이 운영하는 아마크 뉴스통신의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카불공항 인근에서 발생한 폭탄 공격을 자신들이 주도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미 당국자들도 테러 발생 직후 테러가 IS 아프간·파키스탄 지부인 ‘IS-K 소행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충격에 휩싸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긴급 대국민 연설에서 “우리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쫓아가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경한 어조 사이로 감정에 북받쳐 목멘 모습도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테러리스트에 의해 제지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임무를 멈추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 일어난 모든 일은 근본적으로 내게 책임이 있다”며 카불의 혼란을 본인 탓으로 돌리기도 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비난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미 당국이 아프간에서 대피시키려던 아프간인 협조자들의 명단을 탈레반에 넘긴 사실이 새롭게 드러나면서 미 의회는 맹비난을 쏟아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날 미 당국이 탈레반에 명단을 건넨 소식을 전하며 “결국 이 명단이 탈레반을 자극했고 더욱 공격적으로 변했다”고 비판했다. 미 국방부 한 관계자는 폴리티코에 “기본적으로 모든 아프간인을 살해 대상에 올려놓은 것”이라며 “끔찍하고 충격적인 일”이라고 비판했다.

미군도 카불서 IS아프간지부 공격WP “드론공격 사망자 10, 전원 한가족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가 이틀(실제로는 하루) 앞으로 다가온 8월29일(현지시간) 수도 카불공항 인근에서 로켓공격이 있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AFP통신은 현장에 배치된 아프간 정부 보안요원을 인용해 카불공항 인근에서 발생한 폭발음은 로켓공격에 의한 것이며 포탄이 가옥에 떨어졌다는 보고가 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사망자가 1명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미군 역시 카불에서 군사공격을 감행했다고 복수의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당국자들은 이번 공습이 수니파 급진 무장세력 IS의 아프간 지부인 ‘IS 호라산'(IS-K)을 겨냥한 것이라고 전했다.  아프간 카불에서 미군이 테러 예방 차원에서 실시한 차량공격으로 사망한 민간인들이 전부 한 가족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30일(현지시간) 전날 미군의 드론 공격으로 인한 민간인 사망자 10명이 단일 확대가족 구성원들이었다고 보도했다. LA타임스는 이 가족 친척의 말을 빌어 사망자 10명 가운데 7명은 어린이었다고 전했다.
CNN은 어린이들 가운데 두 살배기 2명과 세 살배기, 네 살배기가 한 명씩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이번 공격으로 참변을 당한 가족들은 미군의 드론 공격 목표물이 있던 주택가의 한 차량에서 내리던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미군이 드론 공격한 목표물(오른쪽). 왼쪽으로 민간인들이 타고 있던 차량이 보인다.

미군은 전날 카불에서 추가 테러 위험이 있는 IS 차량폭탄을 드론으로 표적 공습했으며 차량에 실린 폭탄 탓에 2차 폭발이 있었다고 밝혔었다.
미 국방부는 이날 이번 공급 공습하는 과정에서 아프간 민간인들이 사망했다는 보도에 대해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우리는 이 일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지구상의 어떤 군대도 민간인 사상 방지 측면에서 미군보다 더 노력하지는 않는다”고 해명했다.

아프간 카불공항 테러 배후로 지목된 IS-K?

지하디스트 무장단체 중 가장 극단적·폭력적2019, 2020년에도 카불서 테러 감행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에서 8월26일(현지시간)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가 이슬람국가(IS) 지부 격인 IS-K(이슬람 국가 호라산)의 소행인 것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 당국은 이번 공격의 배후로 IS-K를 지목하고 있다. 이들은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무장단체 중 가장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단체로 꼽힌다. 아프간 탈레반이 충분히 극단적이지 않다고 보는 이들이 주로 IS-K에 합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을 ‘온건하고, 평화적이다’라고 이야기할 정도다.

IS-K는 탈레반과 같은 수니파 조직이지만 탈레반에 몸담았다가 더 과격한 테러를 주장하는 이들이 탈레반을 나와 2015년 결성한 단체다. 탈레반을 포함해 우즈베키스탄 이슬람운동(IMU), 튀르키스탄 이슬람당, 이란의 수니파 무슬림 등 주변 이슬람 무장조직에서 과격분자들을 모아 세력을 불렸다.

호라산은 과거 페르시아의 동쪽 지역을 말하는데, 아프간과 파키스탄이 여기 속했다. 조직명에서 알 수 있듯 이들은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간·파키스탄 지부다. IS는 이슬람 세계 건설을 목표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잔인한 테러를 저지르는 것으로 악명 높은데 ISIS-K도 마찬가지다. 전세계 비(非)무슬림 모두가 지하드(성전)의 대상이며,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 무슬림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이슬람 세계 건설 대신 아프간 정부 수립을 목표로 하는 탈레반도 IS-K의 공격 대상이다. 둘은 뿌리는 같지만 불구대천 원수지간이다. 최근 몇 년 간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의 미군 철수 문제를 놓고 미국과 평화협상을 벌인 것을 두고도 IS-K는 ‘비굴하다’며 여론전을 폈다. 또 시아파 대응에서 이견을 보여 대립하는 경우가 많았다.

IS-K는 2015년 1월 만들어졌다. 미군과 국제동맹군에 밀려 세력이 약화한 IS가 각국에 진출하면서 아프간에도 지부 격인 ISIS-K를 세웠다. ‘호라산’은 이란 동부, 중앙아시아, 아프간, 파키스탄을 아우르는 옛 지명이다. 이들은 주로 아프간과 파키스탄 지역에서 활동한다. 파키스탄 국경과 접한 아프간 동부 낭가하르주가 이들의 주 근거지다.

IS-K는 2019년 8월 카불 서부의 한 결혼식장에서 자살 폭탄 테러를 감행, 무려 63명의 목숨을 앗아가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카불대학교에서도 총격 테러를 주도해 20여명이 사망했다

BBC에 따르면 IS-K는 한때 최대 3000명의 무장단원을 뒀다. 현재 규모는 이보다 적은 것으로 추정된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지난 7월 보고서에서 IS-K의 규모를 ‘수천 명에서 500명 사이’로 추정했다.

카불공항 테러 IS-K, 탈레반보다 더 극단적무엇이 다른가

이번 테러의 배후인 IS-K는 아프간과 파키스탄에서 활동하는 IS(이슬람국가)의 지역 지부라고 전해졌다. IS-K는 아프간과 파키스탄의 지하디스트들로 구성됐고, 특히 아프간의 탈레반에서 합류한 이들도 있다.

IS가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간의 카불공항에서 발생한 테러의 배후를 자처했다. IS와 알카에다, 탈레반은 모두 급진적인 이슬람근본주의 무장투쟁 단체다. 언뜻 비슷한 이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데 왜 테러를 일으켰을까. 이들은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종종 갈등을 빚었다. 군사 콘텐츠를 제공하는 자선단체 BFBS는 세 단체가 상당히 다르기때문에 종종 갈등을 빚었다며 그 차이를 설명했다.

  • 알카에다

알카에다는 꾸란을 문자 그대로 해석해야 한다는 수니파의 극단적 형태인 와하비즘을 따른다. 알카에다는 1988년 오사마 빈 라덴과 모하마드 아티프가 소련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기 직전 만들어졌다. 알카에다는 아랍어로 ‘기초’를 뜻하며 지하드(성전聖戰‧이슬람교 전파를 위한 이교도와의 투쟁)를 이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2001년 미국 뉴욕에서 발생한 9‧11테러의 배후다. 서방과 서방의 문명을 이슬람에 대한 위협으로 보고 있으며 샤리아법(이슬람 율법)에 따른 이슬람 국가를 건설하는 것이 목표다.하지만 전문가들은 알카에다가 수년 동안 서로 관련이 거의 없는 지역 운동으로 분열됐다고 보고 있다.

  • 탈레반

탈레반과 알카에다는 모두 수니파이지만, 탈레반이 전통적인 아프간의 파슈툰족 생활 방식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알카에다와는 다르다.  탈레반은 1994년 가을 아프간에서 두각을 나타내 1996년부터 2001년까지 5년 동안 아프간을 통치했다.탈레반은 아랍어로 ‘학생’을 뜻하며 아프간과 파키스탄에 있는 파슈툰 지역에서 샤리아법에 따라 평화와 안전의 회복을 약속했다.

하지만 일상의 시민들에게 극단적으로 엄격한 법을 적용했다. 10살 이상의 여성은 교육을 받을 수 없고, TV와 SNS도 금지된다. 또 탈레반은 하나의 ‘탈레반’이 아니고 여러 단체다. 파키스탄에서 가장 크고 가장 영향력있는 이들은 ‘TTP’다. 이들은 2014년 역대 최연소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말랄라 유사프자이가 학교를 다녔다는 이유로 암살을 시도했다. 놀랍게도 아프간과 파키스탄의 탈레반은 동맹이자 라이벌이다. 이 둘은 이념적으로 약간의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에 충돌하기도 했다.

  • IS

IS는 탈레반의 지휘관들이 IS의 지도자 아부 바르크 알바그다디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패배를 인정한 2014년 이라크 모술에서 탄생했다. 이 배신한 탈레반의 지휘관들은 당시 탈레반을 이끌던 물라 모하메드 오마르의 리더십에 불만을 키우던 이들이다. 탈레반과 IS는 모두 극단적인 수니파이지만, 탈레반은 IS와 알카에다의 와하비즘 전통에 비하면 덜 극단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탈레반과 알카에다가 게릴라전에 두드러진 반면, IS는 전형적인 군대 전술과 훨씬 유사하다.
IS는 다른 테러단체들과 달리 유튜브, 트위터, 왓츠앱 등 SNS를 이용해 청년층을 정치 선동하고, 서방 문화에 맞서 싸우기 위해 IS에 초대한다. 이에 따라 2016년 8월 기준으로 850여 명의 영국인이 IS에 합류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이번 테러의 배후인 IS-K는 아프간과 파키스탄에서 활동하는 IS의 지역 지부라고 BBC는 전했다. IS-K는 아프간과 파키스탄의 지하디스트들로 구성됐고, 특히 아프간의 탈레반에서 합류한 이들도 있다. 이들은 탈레반이 충분히 극단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IS-K는 최근 몇 년 동안 최악의 잔악행위로 비판을 받았다. 여학교와 병원, 임산부와 간호사에게 총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진 산부인과 등을 공격 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특히 탈레반이 아프간에만 관심을 집중한 것과 달리 IS-K는 서방과 전세계, 인도주의자 등 접근할 수 있는 모든 대상을 상대로 공격을 감행한다.

아프간 기독교인들, 이미 신앙의 대가 치르고 있다종교자유 전문가, 현지상황 전해

미군과 영국군이 아프간 철수를 완료한 가운데 이 지역 기독교인들이 이미 신앙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한 종교 자유 전문가가 밝혔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허드슨연구소 종교자유센터 니나 셰어 소장은 블레이즈TV와의 인터뷰에서 “탈레반이 기독교인을 살해하고 있다는 소문은 과장된 것이 아니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셰어는 “워싱턴DC에 기반을 둔 한 싱크탱크는 최근 기독교인 남성 한 명을 구출하려고 한다. 그의 형제와 아버지는 현지에서 탈레반에 의해 살해당했으며, 그는 현재 공항 근처에서 은신하며 탈출을 바라고 있다. 이는 그가 기독교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현재 아프간에 있는 기독교인들 대부분은 이슬람에서 개종했기 때문에 매우 큰 위험에 처해 있다. 탈레반에게 개종은 사형에 처해야 하는 배교로 간주된다”며 “특히 아프간 기독교인들은 서구와 융합돼 있기 때문에 이중의 위험에 처해 있다”고 전했다.

최근 SAT-7 북미 기독교 미디어 사역 대표인 렉스 로저스 박사는 “아프간인들이 기독교인으로 확인될 경우, 그 자리에서 살해된다는 보고가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SAT-7과의 인터뷰에서 “가족들이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로저스 박사는 “신뢰할 만한 소식통에 의하면, 탈레반은 휴대폰을 검사해 성경앱이 발견될 경우 즉시 살해한다. 지금 아프간인들은 휴대폰에 기독교적인 내용을 담는 것조차 매우 위험하다. 탈레반은 도처에 스파이와 정보원을 두고 있다”고 했다.

 

 

수암(守岩) 문 윤 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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