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지는 美 금리인상…2023년으로 1년 앞당기고 두 차례 인상

코로나19 이후 진행 중인 돈 풀기 줄여나가는 테이퍼링 착수 시기 논의 필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 인상 예정 시점을 당초 전망보다 1년 정도 앞당겼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막대한 규모로 진행 중인 돈 풀기를 줄여나가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착수 시기 등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준은 그동안 ‘앞으로도 상당히 오랜 기간’ 코로나 상황에서 이어진 ‘제로(0~0.25%) 금리’와 자산 매입을 통한 돈 풀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었는데 기조가 바뀌었다.

6월15~16일(현지시간) 개최된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경제전망보고서에서 기준금리 인상 예상 시점을 기존 ’2024년 이후’에서 ’2023년’으로 전망했다. FOMC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에선 2023년 0.25%씩 2차례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코로나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경제 회복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을 감안한 것이다.

FOMC는 “공공 보건(코로나)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계속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지난 4월 회의 때는 “코로나가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했다. FOMC는 미국의 2021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3월 발표한 연 6.5%에서 7.0%로 높였다. 물가상승률은 2.4%에서 3.4%로 상향 조정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테이퍼링을 언제 논의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했다. 지난 4월 회견에서는 테이퍼링이라는 단어조차 언급하지 않았다. 그동안 “일시적일 뿐”이라고 평가했던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예상보다 더 높고 지속적일 가능성이 커졌다”고 입장을 바꿨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 금리 인상 필요성도 커진다.

FOMC의 발표는 시장을 위축시켰다. 16일 뉴욕 증시에서 다우평균은 0.8% 하락했다. 금리 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보이면서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49%에서 1.58%로 상승했다. 17일 코스피는 0.4% 하락했고,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달러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급등했다. 전날보다 13.2원 급등한 1130.4원까지 올랐다.

‘2023년 금리인상’ 전망 FOMC 위원, 7명서 13명으로 늘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 인상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를 시장에 보냈다. 코로나 경제 충격 완화를 위해 2020년 초부터 사상 초유의 ‘돈 풀기’를 해왔던 연준이 ‘코로나 이후’로 무게중심을 옮길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6월15~16일(현지시간) 열린 FOMC의 통화정책결정문, 경제전망보고서,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 등은 돈 풀기를 예상보다 빨리 축소하겠다는 입장을 숨기지 않았다. 기준금리 인상 시점은 당기고,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시작도 예상보다 빨리 다가와 있다는 것이다.

파월 의장은 경제회복과 정상화에 대해 “저 멀리 있지만(still a ways off)”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경제가 회복됐다는 판정은 테이퍼링 개시의 출발 신호라고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민감한 내용이다. 얼핏 아직 멀었다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본시장 참가자들은 행간을 읽었다. UBS, 시티은행 등은 지난 4월 파월이 경제 진전에 대해 “긴 시간(some time)이 걸릴 것”이라고 했던 것과 비교하면서 ‘저 멀리’라는 표현을 “멀리 있긴 하지만 분명히 오고 있다는 말”이라고 해석했다. 기정사실이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보는 것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긴 시간’은 막연한 먼 미래를 가리키지만 ‘저 멀리’는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뉘앙스가 담겼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코로나 이후’를 준비하라는 신호 보낸 연준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 3월 이후 연준은 제로 금리와 사상 최대 규모의 양적 완화를 통해 막대한 돈 풀기를 해왔다. 이날 FOMC는 코로나 응급 처방이었던 이 두 가지 조치를 거둬들일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고 시사했다. 미국 경제가 회복을 넘어 과열 조짐까지 보이자 기준금리 인상도 더 빨리 이뤄지리라고 본 것이다.

FOMC 위원들은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1년 앞당긴 2023년으로 전망했다. FOMC 위원이 기준금리를 올릴 시점에 대한 각자의 전망을 내놨는데 18명 중 13명이 2023년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지난 3월 회의에서는 대다수가 ’2024년 이후’를 예상했다. 2023년에 금리 인상에 나서게 될 것이라는 예상은 7명에 불과했는데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예상보다 빠른 백신 접종과 그로 인한 경제 재가동이다. FOMC는 이날 통화정책결정문에서 “백신 접종의 진전으로 미국 내 코로나 확산이 감소하고 있다”라고 했다. 2개월 전까지만 해도 “코로나 확산이 미국과 세계 곳곳에 커다란 피해를 일으키고 있다”고 했었는데 기조를 전환했다. 코로나의 방점을 ‘위기’에서 ‘회복’으로 바꾼 것이다.

●인플레이션 우려에 서둘러 움직이는 연준

2021년 연초 이후 갈수록 커지는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일 뿐이다”라는 입장을 고수하던 파월 의장의 발언은 크게 달라졌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높고 지속적일 가능성이 커졌다”고 발언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인플레이션이 닥친다고 예상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금리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하는 말과 똑같다고 볼 수 있다.

시티은행은 이날 보고서에서 “파월은 높은 인플레이션 위험을 인식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매우 중요한 변화”라고 했다. 연준은 ‘상당 기간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2%)를 웃돌면 기준금리를 올리겠다’고 정해두고 있다.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에 달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관련 FOMC 통화정책 결정문의 변화도 감지했다.

지난 4월엔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목표치를 밑돌고 있다”며 여전히 ‘현재형’을 사용했는데, 이번에는 “목표치를 밑돌아 왔다”라고 과거형을 사용했다. 연준이 이미 인플레이션에 들어갔다고 판단한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그동안 언급을 회피하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대한 발언까지 내놓았다. 지난 4월엔 아예 그 단어를 꺼내지 않았는데 이번 회견 때는 “테이퍼링 논의를 언제, 어떻게 시작할지에 대해서는 논의를 시작했다”라고 했다. 또 테이퍼링을 “시작하기 전에” 시장과 충분히 소통하겠다고 했다. UBS는 보고서에서 “4월 회의 때 ‘한참 전부터’ 시장과 소통하겠다는 발언과 비교하면 테이퍼링 논의 시점이 상당히 당겨졌음을 시사한다. 8월 잭슨홀 회의(세계중앙은행장회의)나 9월 FOMC에서 보다 강력한 신호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파월 “물가 상승세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 인플레 장기화 가능성 첫 시사‘
물가 상승세는 일시적’이란 일관된 견해 접어…”테이퍼링 개시 논의 있었지만 실제 금리 인상은 먼 얘기“

“최근의 물가 상승세가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 금리 인상을 위한 전제조건이 좀 더 빨리 맞춰질 수 있다.”제롬 파월 미국 연준(Fed) 의장이 6월16일(현지시간) ‘물가 상승세는 일시적’이란 그동안의 일관된 견해를 접고 인플레이션의 지속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틀간의 FOMC 정례회의가 끝난 직후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서다.

파월 의장이 물가 오름세가 길어질 수 있다고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파월 의장은 “경제활동 재개가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에 거대하고 빠른 수요 전환이 생길 것”이라며 “공급망 차질과 구인난 등은 (물가를 낮추는) 상황을 계속 막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여러 조건이 기대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릴 위험도 상존하고 있다”며 “예상보다 빠르고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을 본다면 Fed가 즉각 움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이번 회의에서 “테이퍼링 논의가 있었다”고 확인했다. 매우 초기 단계의 논의였기 때문에 착수 시기는 ‘훨씬 이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테이퍼링을 논의할지를 논의한(talking about talking about) 회의였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FOMC에 참석한 11명(12명 중 한 명은 공석) 중 일부가 조기 긴축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는 의미다.

기준금리 예상 시점을 앞당긴 점도표에 대해선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파월 의장은 “점도표는 매우 불확실하기 때문에 향후 금리 변동에 대한 좋은 예측 도구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곧이곧대로 믿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더구나 금리인상은 논의의 중심이 전혀 아니었다”며 “실제 금리인상은 먼 얘기”라고 했다.파월 의장은 “만약 통화정책을 바꿔야 한다면 충분한 시간을 두고 미리 시장에 알리겠다”는 기존의 약속을 되풀이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였던 2013년 5월 벤 버냉키 당시 Fed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촉발됐던 ‘테이퍼 탠트럼(금융시장 대혼란)’을 막기 위해 꾸준히 예방주사를 놓겠다는 뜻이다.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는 분명히 나아졌다”면서도 “실질적인 진전을 달성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노동시장의 개선세가 균형적이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는 “노동시장은 1~2년 내에 아주 건강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FOMC에서 경제의 진전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했다.

브라질·러시아·터키… 신흥국들, 연달아 금리 인상
브라질 연초 2%→6월 4.25%로… 터키는 17%→3월 19%로 높여

브라질 중앙은행은 6월16일(현지시간) 통화정책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에서 4.25%로 인상했다. 연초 2%였던 기준금리를 3월에 2.75%로, 5월에는 3.5%로 올린 데 이어 세 번 연속 인상했다. 브라질은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를 기록해, 중앙은행의 물가 상승률 목표치를 2배 정도 넘어설 정도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진 상태다. 이날 브라질 중앙은행은 오는 8월 회의에서도 기준금리를 인상하겠다고 예고했다.

글로벌 경기회복이 속도를 내면서 원자재 가격이 뛰는 등 인플레이션 공포가 확산하면서 브라질을 비롯해 러시아, 터키 등 주요 신흥국들이 속속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6월11일 기준금리를 5%에서 5.5%로 인상했다.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6%)에 근접했다. 터키 중앙은행도 지난 3월 기준금리를 2%포인트 높여 19%로 정했다. 신흥국들이 금리 인상, 돈줄 조이기 긴축으로 방향을 트는 것은 당장 눈앞에 닥친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려는 목적이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이유는 미국이 머지않아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신흥국으로 넘어오던 자본이 급격하게 줄어들거나, 신흥국 자본시장에서 급격하게 유출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막으려 사전에 금리를 높이는 중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은 ‘상황이 나은 신흥국’ 대우를 받고 있지만 미국이 금리를 올리고 신흥국발(發) 위기가 발생할 경우 충격파가 미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정부는 아직은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올 들어 5월까지 국채를 포함해 한국 채권을 사들인 외국인 순(純) 투자액이 28조원으로, 지난해 연간 순 투자액(25조원)을 웃돈다. 돈이 빠져나가지 않고 들어오는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외국 투자자들이 한국의 실물 경제와 재정 여건을 여전히 신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17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이 참석한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수출 등 경제의 회복세가 견고하며, 외환 보유액이 4564억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로 대응 능력도 충분하다”며 “주요 통화 당국의 동향과 함께 국내 금융기관의 외화 유동성이나 외환 건전성 등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고민 깊은 韓銀… 우린 언제쯤 금리 올리나…이주열 총재, 연내 인상 시사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당초 예정보다 빠른 2023년으로 앞당길 조짐을 보이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이주열 한은 총재는 연내에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았다. 이 총재는 5월 금융통화위원회 후 간담회에 이어 6월11일 한국은행 창립 기념사 때에도 “현재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앞으로 적절한 시점부터 질서 있게 정상화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15일 공개된 5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도 금통위원들이 기준금리 인상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하는 이유로 예상보다 빠른 경기 회복세와 함께 급격하게 불어나는 가계부채를 꼽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해 초저금리 상황을 유지하는 가운데 부동산과 주식 투자를 위한 가계 대출이 늘면서 지난 1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은 1년 전보다 153조원이나 늘어 역대 최고인 1765조원을 기록했다. 이 총재는 5월에 “기준금리를 올리면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지는 것은 불가피하겠지만 가계부채가 더 증가하면 나중에 더 큰 대가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미 연준이 예상보다 빨리 기준금리를 올릴 조짐을 보이면서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2022년 이후로 미루기는 더 부담스러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선진국인 미국과 기준금리가 같아지거나 혹시라도 역전될 경우 금리가 높으면서도 더 안정적인 수익을 찾아 한국의 자금이 미국으로 대거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0~0.25%로 기준금리를 한 차례 인상할 경우 한국(연 0.5%)과 같은 수준이 되기 때문에 선제적인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말도 나온다.


세계경제 수암(守岩) 문 윤 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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