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비트코인 결제중단 조치에 폭락…머스크 진짜 속내는?

머스크의 비트코인 결제중단 조치에 폭락…머스크 진짜 속내는?
테슬라, “비트코인 안 받겠다” 돌발 트윗…2시간 만에 가상화폐 시총 400兆 증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비트코인으로 자사의 전기차를 살 수 있도록 한 조치를 중단한다고 선언해  5월13일 세계 가상화폐 시장을 발칵 뒤집어놨다.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10% 넘게 폭락했고, 전체 가상화폐 시가총액은 400조원 이상 증발했다.머스크는 이날 오전 7시(한국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테슬라는 비트코인을 활용한 차량 결제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채굴·거래 과정에서 전기를 많이 잡아먹는 비트코인이 화석연료 사용을 부채질하고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이유를 들었다. 지난 3월 24일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인정한 지 50일 만이다.

그렇지 않아도 금리상승을 둘러싼 우려로 뉴욕증시를 비롯한 ‘위험자산’ 시장이 약세를 보이던 와중에 머스크의 발언은 가상화폐 하락세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업비트에 따르면 머스크가 글을 올린 시점에 6870만원이던 비트코인 가격은 2시간 뒤인 오전 9시께 6065만원까지 고꾸라졌다. 이후 소폭 반등해 오후 10시 6300만원대로 올라섰지만 하루 전보다 10%가량 떨어졌다. 시총 2위 암호화폐 이더리움도 5% 이상 하락해 500만원 선이 무너졌다. 머스크는 “우리는 가상화폐의 미래가 유망하다고 믿는다”며 “테슬라가 보유 중인 비트코인은 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비트코인 지지자이자 ‘도지코인의 아빠’를 자처하며 가상화폐 투자 열풍을 부채질해온 머스크가 돌연 태도를 바꾸자 세간의 여론은 험악해졌다. SNS에는 “머스크는 시장 조작을 의도적으로 일삼는 거짓말쟁이이자 악당”이라는 원색적인 비난이 쏟아졌다.
테슬라는 지나 2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15억달러 어치의 비트코인을 매입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10%를 매각해 1000억원대 이익을 거둔 사실이 지난 4월말 공개되면서 논란에 휩싸인 전력이 있다.

‘도지 파더’ 자처하더니… 돌변에 비난 쇄도

독일 함부르크대 블록체인리서치랩은 올해 초 ‘머스크의 트위터 활동은 어떻게 가상화폐 시장을 움직이나’란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트윗으로 코인시장을 들었다 놨다 해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행태가 학자들의 ‘연구 대상’에 오를 수준이란 얘기다. 이 보고서에는 머스크가 비트코인, 도지코인을 언급한 이후 6시간 동안 가격이 출렁이고 거래량이 폭증한 사례가 여럿 실려 있다.하지만 머스크의 이런 행동은 법적으로 제재받은 적이 없다. 제도권 밖에서 아무런 투자자 보호장치 없이 돌아가는 ‘코인판’의 허점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상화폐 종사자조차도 “제정신인가”

머스크가 13일(한국시간) 트위터를 통해 돌연 ‘비트코인 결제수단 채택 중단’을 선언하자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당혹’을 넘어 ‘분노’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 SNS에는 머스크에 대한 원색적 욕설을 담은 해시태그(#)가 등장했다.머스크는 전날만 해도 ‘테슬라가 도지코인을 결제수단으로 허용하길 원하느냐’는 설문 조사를 트위터에 올렸다. 이 투표에는 392만명 이상 참여해 78.2%가 찬성표를 던졌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머스크의 결정은 비트코인이 아니라 다른 암호화폐를 염두에 둔 결정일 수 있다”며 “암호화폐 자체에 대해서는 여전히 긍정적 의견을 밝힌 만큼 머스크가 변심했다고 보기는 이르다”고 했다.

업계 종사자들조차 “머스크를 이해할 수 없다”고 혼란스러워했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가상화폐시장이 어지러운 상황인데, 투자자 신뢰를 훼손하고 비트코인 자체를 희화화하는 것 같다”고 했다. 가상화폐거래소로서는 가격이 급등락하면 거래수수료를 두둑하게 벌어들일 수 있어 나쁜 일은 아니다. 하지만 머스크의 행보가 시장의 ‘건전한 성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걱정이 더 크다.


머스크는 ‘쓸데없는 말실수’로 크게 데인 적이 있다. 그는 2018년 8월 트위터에 “테슬라를 주당 420달러에 비상장사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적었다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증권사기 혐의로 고소당했다. 머스크는 테슬라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고, 자신과 법인이 각각 2000만달러씩 벌금을 낸다는 조건으로 고소 취소에 합의했다. 비트코인의 모든 가격 변동을 ‘머스크 효과’로 보는 것은 과잉해석이란 시각도 있다. 비트코인은 고위험·고수익의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데, 최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로 약세를 보인 기술주 등과 비슷하게 움직인 측면이 더 강하다는 것이다.

시세조종이 난무하는 ‘잡코인’과 달리 비트코인은 참여자가 많고 생태계가 탄탄해 한 사람이 좌우할 수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정석문 코빗 이사는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인정한 것은 상징적 조치였다”며 “비트코인의 장기 우상향을 확신하는 투자자는 지급 수단으로 활용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 이사는 “테슬라는 환경 문제를 이유로 들었지만 진짜 원인은 다른 데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가상화폐거래소인 서울 용산구 코인원 고객센터 내 시세판에 주요 암호화폐 가격이 표시돼 있다.

●“유명인사의 발언에 요동, 시장이 비정상”

일부 투자자는 “주식시장에서 머스크가 이런 행동을 했다면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 중범죄를 저지른 것”이라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주식시장의 불공정행위를 처벌하는 조항이 담긴 자본시장법에선 시세조종과 부정거래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는데, ‘도지코인의 아버지’를 자처하는 머스크가 도지코인을 띄우기 위해 의도적으로 비트코인 시세를 깎아내렸다는 것이다.코인시장에 자본시장법이 적용된다고 가정하더라도 머스크를 처벌할 수 있을지에 대해 법조계 전문가들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자본시장법 제176조에는 시세조종 행위 유형이 열거돼 있다. 타인이 그릇된 판단을 하게 할 목적으로 특정 세력과 짜고 매도·매수를 하거나 가장매매를 하는 경우 등이다. 대형 로펌의 한 변호사는 “머스크는 자신의 주장을 했을 뿐, 리딩방을 운영하며 투자를 독려했거나 특정 의도를 갖고 허위사실을 퍼뜨렸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며 “도덕적으로 머스크를 비판할 수 있어도 법적 처벌은 어렵다”고 말했다.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인플루언서의 발언에 따라 시세가 요동치는 자체가 코인시장이 성숙하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머스크의 배신… 속내 들여다보기

“철석 같이 믿었는데 배신 당했다. 국제적 사기꾼이다.” 한 달 전 “일론 형(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만 믿고 7000만원을 비트코인에 올인했다”던 A씨는 분노에 차 있었다. 미국 수사당국은 그런 사기꾼을 왜 가만히 놔두는지 모르겠다는 푸념도 서너 번 했다.


A씨가 한 달 만에 태도를 180도 바꾼 이유는 머스크가 올린 트윗 때문이었다. 머스크는 5월1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테슬라는 비트코인을 이용한 차량구매를 중단(유보)하기로 했다”고 썼다. 그동안 비트코인의 열렬한 지지자를 자처했던 머스크가 돌연 폭탄 발언을 하자, 가상화폐의 가격은 일제히 급락했다. 머스크의 트윗이 올라온 직후, 코인마켓캡에서 5만7000달러(약 6460만원)가 넘던 비트코인 가격은 하루도 안 돼 4만9000달러(약 5550만원)까지 떨어졌다. 13일(현지시간) 장중 한때는 4만8000달러(약 5440만원)대 초반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머스크의 ‘배신’에 급락한 것은 비트코인 뿐이 아니었다. 도지코인은 머스크의 트윗이 올라온 후 0.5달러대 초반에서 0.37달러까지 하락했다. 그가 도지코인의 시세를 이끄는 ‘도지파더(Dodgefather)’를 자처해온 만큼,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충격도 컸다.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머스크가 돌연 입장을 바꾼 표면적 이유는 ‘환경 보호’였다. 그는 트윗에서 “우리는 비트코인의 채굴과 거래를 위한 화석 연료 사용의 급격한 증가를 우려한다”고 밝혔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연일 경영 화두로 떠오르는 만큼, 이 같은 명분은 얼핏 정당해 보인다. 그러나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지난 4월 잭 도시 트위터 CEO와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CEO가 암호화폐 채굴이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장려한다(incentivizes renewable energy)는 연구 결과를 지지했을 당시, 머스크도 적극적으로 동의했다. 그때는 인지하지 못했던 비트코인 채굴과 환경의 관계를 갑자기 깨달아 생각이 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케임브리지 얼터너티브 금융센터(Cambridge Center for Alternative Finance)에 따르면, 가상화폐를 채굴하는 데 필요한 전력 중 38%가 석탄을 이용해 만들어진다. 2019년에는 20~80테라와트시(TWh)였던 비트코인 소비전력은 올해 100TWh를 넘은 상태이며 128TWh까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머스크의 입장 변화에는 다른 이유가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코노믹타임스’는 비트코인을 통한 테슬라 구매 결제 허용 이후 차 판매량이 신통치 않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가격 변동 폭이 크고 공급량이 인위적으로 통제되는 비트코인의 특성 상, 투자자들은 이를 이용해 물건을 사기보다는 투기를 위해 비축해두려는 성향이 강하다. 따라서 비트코인을 이용한 테슬라 차량 구매가 부진할 수밖에 없었고, 이에 실망한 머스크가 결정을 철회했다는 것이다.

‘이코노믹타임스’는 그밖에도 머스크가 기관 투자자들을 의식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ESG에 큰 관심을 가진 기관 투자자들이 볼 때, 비트코인을 과도하게 광고하고 지지하는 테슬라는 투자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 기관 투자자들이 기업을 외면하기 시작하면 결국 주가가 하락해 머스크의 자산 가치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가상화폐 투자자들을 배신한 머스크의 속내가 무엇인지는 누구도 정확히 알기 어렵다.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알고 싶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큰손’의 한 마디에 늘 주목하고 앞날을 이해하려고 애쓰는 것은 개미들에겐 불가피한 일이다.


실제로 가상화폐 시장의 일부 관계자들은 머스크가 올린 트윗의 행간을 읽고 그 안에서 희망적 메시지를 찾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다수의 가상화폐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이번 결정 이후 비트코인의 채굴을 친환경적으로 만들고자 재생 에너지의 생산을 장려하는 프로젝트에 투자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하는 비트코인 채굴자 그룹을 만들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로이터는 “비트코인을 청정에너지로 채굴하거나 석유 추출 부산물에서 나오는 열을 채굴에 재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머스크의 트윗 한 줄에···도지코인 14% 급등

일론 머스크가 도지(Doge)코인을 공개 지지하는 트윗을 올리자, 코인 가격이 반등하고 있다. 5월15일 오전 9시12분(한국시간) 코인마켓캡에서 도지코인은 24시간 전보다 13.56% 높은 55.92센트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오전 5시쯤 38센트 대까지 하락했던 도지코인 가격은 머스크 CEO의 트윗이 올라온 이후 다시 급등하기 시작했다. 머스크는 이날 “시스템 트랜잭션의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도지(코인) 개발자와 협력중”이라며 “(도지코인은) 잠재적으로 유망하다”는 내용의 트윗을 올렸다.


앞서 머스크는 12일(현지시간) 비트코인을 이용한 테슬라 구매 결제를 잠정 중단한다는 내용의 트윗을 올렸고, 그 여파로 비트코인은 물론 도지코인까지 급락했다. 머스크의 트윗이 올라온 직후, 코인마켓캡에서 5만7000달러가 넘던 비트코인 가격은 하루도 안 돼 4만9000달러까지 떨어졌다. 도지코인은 머스크의 트윗이 올라온 후 50센트대 초반에서 37센트까지 하락한 바 있다.

한편, 가상화폐 시장 관계자들은 머스크의 공개적 지지 뿐 아니라 코인베이스의 발표 역시 도지코인의 가격을 끌어올린 요인이 됐다고 분석한다. 미국 최대의 가상화폐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2달 내 도지코인을 상장시키겠다”고 밝혔다. 코인베이스는 그동안 도지코인을 상장시키지 않았다. 개발자가 “재미 삼아” 만든 코인인데다 가격 변동성이 지나치게 크다는 점 등이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머스크가 도지코인 띄우자…테슬라 주식 팔아치우는 서학개미

일론 머스크가 연일 돌발 행동으로 가상화폐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투자자들은 18개월 만에 테슬라 주식 순매도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1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5월3일부터 14일까지 테슬라를 4672만 달러(약 527억원) 가량 순매도했다. 매수 결제금액은 5억6228만 달러, 매도 결제금액은 6억900만 달러다.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를 월별 기준 2020년 1월부터 지난 4월까지는 계속 테슬라 주식을 순매수했다.

2020년 12월에는 한달 사이 테슬라를 4억9638만 달러(약 5600억원) 어치 사들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월26일 테슬라 주가가 종가 기준 최고치 883.09달러를 기록한 뒤 하락세를 타면서 국내 투자자의 매수세도 다소 약해지기 시작했다. 주가 하락은 경기 회복과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한 긴축 가능성, 지난해 급등한 기술주의 밸류에이션(적정 가치) 부담 등이 겹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특히 최근 머스크가 비트코인 결제 계획을 철회하는 한편, 장난으로 개발된 도지코인 띄우기에 나서면서 테슬라 신뢰도와 투자 가치에도 악영향을 줬다는 추측도 나온다.머스크는 12일에는 “비트코인을 통한 테슬라 차량구매 결제를 중단할 것”이라며 “비트코인 채굴, 거래를 위한 화석 연료 사용의 급격한 증가를 우려한다”고 밝힌 바 있다.

머스크는 지난 3월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차량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었는데, 2개월도 안 돼서 이를 뒤집은 것이다.그러면서도 머스크는 도지코인 관련해선 14일(현지시간) “도지코인 개발자와 협력할 것이다. 잠재적으로 유망하다”고 지지했다. 이에 도지코인 가격은 15일 오전 한때 10% 이상 급등했다. 앞서 머스크는 자신을 ‘도지 파더’라고 지칭했고, 테슬라 결제 수단에 도지코인을 포함시킬지 묻는 트위터 설문조사를 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를 두고 “믿을 수 없는 사람이다.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NYT는 그러면서 머스크가 비트코인 결제중단을 발표하기 전에 비트코인을 팔아치웠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보도했다.

세계경제 수암(守岩) 문 윤 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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