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兆 ‘노란메기’ 증시로…카카오뱅크, IPO 절차 착수

20兆 ‘노란메기’ 증시로…카카오뱅크, IPO 절차 착수
카카오뱅크 빠르면 7월 상장, 예비심사 청구…2~5조(兆) 조달


‘노란 메기’ 카카오뱅크가 기업공개(IPO) 절차에 들어갔다. 국내 인터넷은행 중 상장을 시도하는 첫 사례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4월15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6월께 승인받은 뒤 기관투자가 수요예측, 일반 청약 등을 거쳐 빠르면 7월 상장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기업가치를 20조(兆)원 이상 받겠다는 목표다. 2020년말 외국계 사모펀드(PEF) IPG캐피탈과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25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할 때만 해도 9조30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핀테크기업의 몸값이 치솟고 있어 상장했을 때에는 기업가치가 2배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대대적인 시스템 투자에 나서 핀테크 분야에서 기존 은행들과의 격차를 벌리겠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기업대출 등 기존 제도권 은행이 주도하는 시장에서도 사업영역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은행업계에선 카카오뱅크의 증시 입성으로 플랫폼 기업의 금융시장 장악이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카카오뱅크는 이번 상장을 통해 2조~5조원을 조달할 전망이다. 증시 입성을 계기로 ‘챌린저 뱅크’(새로 설립된 모험적 성격의 은행)였던 카카오뱅크가 ‘게임 체인저’로 변모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슈퍼 플랫폼으로 고속성장

전문가들은 카카오뱅크가 카카오그룹의 대표적 수익 창출 모델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출범 3년 만에 흑자로 전환하며 세계 인터넷은행 중 괄목할 만한 성공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다. 카카오뱅크의 2020년 순이익(1136억원)은 전년 대비 8배 이상 늘었다. 지점 운영 대신 플랫폼인 카카오톡을 활용한 비대면 채널을 활용해 수익성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다. 2020년 처음으로 65억원의 수수료 수익도 거뒀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수료와 중도 상환 수수료 등을 무료로 한 탓에 적자가 지속됐지만 이용자가 늘면서 수익을 내는 구조로 바뀐 것이다. 카카오뱅크의 앱 월간 순이용자(MAU)는 1335만 명으로 뱅킹앱 중 1위다.

●플랫폼 역량 앞세워 ‘공격 앞으로’

카카오뱅크는 카카오의 친숙한 브랜드 파워와 강력한 플랫폼 역량을 앞세워 ‘메가(mega)금융 플랫폼’으로 거듭날 계획이다. 공모(公募)로 마련한 실탄을 통해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고신용자 신용대출에 치우쳤던 대출상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 빠르면 올 3분기에 4등급 이하 중·저신용자 전용 대출을 선보인다. 보증서 없이 카카오뱅크의 자체 신용만으로 대출을 내주는 상품이다.


미개척 영역이던 기업금융과 주택담보대출 시장에도 진출한다. 올 하반기에는 보증 심사와 대출 실행의 모든 단계를 비대면으로 전환한 개인사업자 대출을, 내년 이후에는 출범 이후부터 준비해온 ‘카뱅표’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내놓을 전망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기업공개로 자본을 확충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높이면 다른 시중은행처럼 ‘규모의 대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의 견제 심화 우려

하지만 제도권 시중은행들의 견제로 폭발적 성장은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있다. 급여통장 중심의 ‘주거래은행’ 개념이 확실한 한국에서 카카오뱅크는 주거래 소비자 기반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30대 이상 금융소비자는 시중은행을 주거래로, 인터넷은행을 보조 은행으로 거래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기업가치의 고평가 논란도 제기된다. 자산 규모에 비해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는 것이다. 장외시장에서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은 34조원에 달한다. 국내 은행지주 1위인 KB금융(약 22조원)과 2위인 신한지주(19조원)의 시가총액을 넘어섰다. 카카오뱅크가 20조원의 기업가치로 상장한다면 주당순자산비율(PBR)은 10배에 육박한다. 국내 금융지주사의 PBR은 0.3~0.4배다.증권가에서는 카카오뱅크를 단순히 금융지주사와 비교해선 안된다는 주장이 나온다. 세계적으로 테크핀 기업이 높은 가치로 평가받고 있어서다.

중국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 앤트파이낸셜의 기업가치는 세계최대 은행인 중국 공상은행의 시가총액(250조원)을 뛰어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텐센트 산하 중국 최대 디지털은행인 위뱅크(WeBank)는 2018년 소수 지분 매각 과정에서 PBR 12배를 인정받았다.전문가들은 카카오뱅크가 상장 이후 플랫폼 기업으로서 선도적 지위를 구축할 수 있느냐에 따라 은행업계 판도가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례로 쿠팡은 지난 3월 뉴욕증시 상장으로 5조원을 끌어모은 뒤 물류시스템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면서 전자상거래시장의 선두 자리를 굳혔다. 신우석 베인앤드컴퍼니 금융부문 파트너는 “카카오뱅크가 빅테크 DNA를 바탕으로 중금리 대출, 주담대 등 새로운 시장에서 표준을 새로 만드는 혁신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막오른 인터넷은행 전쟁…토스 출격에 금융지주사도 뛰어들 채비

카카오뱅크는 케이뱅크와 함께 ‘유이(唯二)’한 인터넷전문은행으로 꼽힌다. 2017년 4월 서비스를 시작한 케이뱅크에 비해 3개월 늦게 출범했다. 덩치는 비할 바가 못된다. 카카오뱅크의 2020년말 기준 자산 규모는 26조5000억원으로 케이뱅크(4조3000억원)의 여섯 배가 넘는다. 증자가 무산돼 한동안 대출을 중단했던 케이뱅크도 최근 ‘암호화폐 열풍’을 타고 빠르게 사세를 불리고 있다.카카오뱅크가 독주하고 케이뱅크가 뒤따르는 인터넷은행업계 구도는 곧 깨질 가능성이 높다. 간편금융 모바일앱 ‘토스(비바리퍼블리카)’의 인터넷은행 출범이 눈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토스는 ‘3수’ 끝에 2019년 말 금융당국으로부터 제3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받았고, 지난 2월 본인가를 신청했다. 올해 안에 은행을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토스의 타깃 소비자는 모바일기기에 익숙한 10~30대다. 20~40대가 주력 고객인 카카오뱅크와 일부 겹친다. 카카오뱅크와 토스는 똑같이 ‘간편하고, 재미있는 금융 서비스’를 추구한다. 토스는 별도 뱅킹 앱을 만들지 않고 기존 간편금융 앱에 뱅킹 기능을 넣는 ‘원앱’ 전략을 펴기로 했다. 토스 앱 가입자는 약 1900만 명으로 1600만명대인 카카오뱅크를 앞선다. 토스는 라이선스를 취득하자마자 1900만명에게 바로 뱅킹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여기에다 변수가 또 더해졌다. 최근 은행연합회는 은행계열 금융지주사를 대상으로 인터넷은행 추가 설립을 위한 수요 조사를 벌였다. 빠르면 4월에 금융지주사들은 금융당국에 인터넷은행을 허용해달라는 건의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금융지주사들은 비대면 서비스가 금융의 판도를 바꿔놓는 상황에서 핀테크·정보통신기술(ICT) 기업에만 인터넷은행을 허가해주는 것은 공정하지 않고, 금융소비자의 혜택도 줄어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뱅크 인 뱅크(BIB·은행 안의 은행)’ 혹은 지주사의 자회사 형태로 인터넷은행을 설립하겠다는 게 금융지주사들의 구상이다.

세계경제 수암(守岩) 문 윤 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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