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출범과 지향점

부산참여연대 “엘시티 봐주기 수사한 검사들 공수처 고발“

                              세계경제 수암(守岩) 문 윤 홍<大記者/칼럼니스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와 기소 업무의 분리된 조직으로 역사적인 첫발을 뗐다. 김진욱 초대 공수처장(사법연수원 21기, 전 헌재 선임연구관)은 1월21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 일성(一聲)으로 “겸손하게 권한을 절제하며 행사할 것”이라며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철저히 지키고 고위공직자 비리를 성역 없이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김 처장은 공수처를 이끌어나갈 3가지 원칙을 공개했다.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철저히 지키고 고위공직자 비리를 성역 없이 수사하는 것이고, 공수처를 독립된 수사기구로 규정하며 외부기관이 공수처 직무수행에 관여하는 일체 행위를 금지하는 게 공수처법의 입법 취지이다.
이날 공포·시행된 공수처 직제의 특징은 수사부와 분리된 공소부의 설치다. 김 처장은 “수사-기소-공소 유지를 위해 수사부와 공소부를 두되, 기능상 상호 견제를 위해 분리해서 편제했다”고 설명했다. 수사와 기소권을 분리하는 방향으로 검찰개혁을 추진하면서 공수처에 수사·기소권을 모두 부여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비판에 따라 공수처 안에서 조직을 따로 둔 것이다. 공수처는 처장 밑에 차장, 수사정보담당관과 사건분석담당관을 두고 3개의 수사부와 1개의 공소부로 운영된다.

                                   수사·기소권 갖고 검·경의 사건수사도 이첩…독점적 검찰권력 분산이 핵심  

공수처의 수사대상에는 대통령, 국회의원, 대법원장 및 대법관, 헌법재판소장 및 헌법재판관, 3급 이상 공무원, 판사, 검찰총장 및 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 등이 포함된다. 이 가운데 대법원장 및 대법관, 검찰총장 및 검사, 판사, 경무관 이상 경찰은 공수처가 직접 기소하고 공소 유지도 가능해 검찰을 견제할 수 있다.
기소 대상이 아닌 대통령과 국회의원 등의 범죄는 공수처법 제26조 1항에 따라 수사가 마무리되는 즉시 관련 수사 서류와 증거물을 서울중앙지검 검사에게 송부해야 한다. 이들에 대한 기소권은 기존대로 검찰이 행사한다. 공수처장이나 공수처 검사 등 공수처 관계자들의 비위(非違) 관련 수사는 검·경(檢警)이 담당한다. 공수처장은 공수처 검사 등 내부비리를 발견하면 검찰에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 검찰개혁의 핵심 방안으로 탄생한 공수처는 검찰처럼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갖고 검·경의 주요 사건 수사도 필요하면 가져올 수 있는 등 그 권한이 막강하다. 공수처는 검찰과 경찰의 고위공직자 수사를 언제든 넘겨받을 수 있다. 사실상 검·경의 상위 기관이란 평가를 받을 정도로 ‘슈퍼 권력기관’이 탄생했다는 여론이다.

국회의원과 정부 고위관계자, 판·검사 등 고위공직자들이 처신을 잘못했다간 공수처의 단죄를 피해가기 어렵게 됐다. 공수처의 존립 기반이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의 공정성에 있는 이유다. 하지만 여당이 공수처가 출범도 하기 전에 야당의 공수처장 후보 거부권을 없애면서 중립성·공정성 논란에 휩싸인채 출범했다. 국민의힘 등 공수처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쪽에선 공수처가 야당 탄압 등 정권 보위의 칼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공수처는 문재인정부가 추진하는 검찰개혁의 핵심이고, 독점적 검찰권력의 분산에 있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한 검찰의 권한을 분산하는 중요한 축이 공수처다. 검찰이 70년 넘게 갖고 있던 기소독점권도 깨지게 됐다. 공수처가 출범함으로써 검찰의 기소권 오·남용과 ‘제 식구 감싸기’도 줄어들 것이란 기대감이 적지 않다.부산참여연대 “엘시티 봐주기 수사한 검사들 공수처 고발”…與野, LH와 LCT 특검 도입 합의

부산시민단체들이 해운대 엘시티(LCT) 특혜분양 비리 등과 관련해 늑장수사와 봐주기 수사를 한 검사들을 공수처에 고발했다. 적폐청산·사회대개혁부산운동본부와 부산참여연대는 3월18일 부산지검 앞에서 엘시티 비리 늑장수사, 봐주기 수사 검사를 공수처에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2017년 엘시티 실소유주인 이영복 씨가 엘시티 분양권을 로비 수단으로 썼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43명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부산참여연대 관계자는 “부산지검은 2015년 10월 엘시티 미분양 아파트 43가구를 사전예약자 2052명보다 앞서 가족과 지인 등에게 특혜분양한 혐의(주택법 위반)로 이영복 씨를 기소했으나 정작 특혜분양을 받은 43명 중 기소된 사람은 이씨 아들과 하청업체 사장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은 특혜분양을 받은 사실을 몰랐다는 진술이 믿을 만하다며 나머지 41명을 불기소하는 면죄부를 줬다”며 “대부분 이씨 지인인 수분양자들이 특혜분양을 받은 사실을 몰랐다는 것은 말이 안 돼 검찰이 최소한의 양식을 가지고 수사했는지 의심스러워 공수처에 고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엘시티 특검’을 실시하기로 사실상 합의했다. 김태년 민주당 당 대표 직무대행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특검과 함께 엘시티 특검 도입을 야당에 제안한다”고 말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부산시당 위원장은 “민주당이 3년이 훌쩍 지난 지금에서야 엘시티 특검에 대한 수용 입장을 밝히는 것인데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엘시티 특검이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미칠 파장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특검 구성, 조사 등의 과정을 고려하면 부산시장 보궐선거 전 성과가 나오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야의 특검 카드가 이번 보선이 아니라 내년 대선을 고려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공수처 첫 수사 시작도 전에…김진욱 공정성 훼손 논란
공수처장 피의자 이성윤 면담…”만난 순간 이미 공정성 훼손”

공수처장 피의자 이성윤 면담…”만난 순간 이미 공정성 훼손”김진욱 공수처장이 최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사건 관련 핵심 피의자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면담한 것을 두고 부적절한 만남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공수처가 첫 수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공수처장이 직접 공정성을 훼손했다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크다. 게다가 김 처장이 이성윤 지검장이 연루된 김학의 사건을 검찰로 재이첩하면서 기소 독점권을 주장해 면담이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 처장은 3월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학의 불법출금 사건 주요 피의자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만난 사실이 있지 않느냐”는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면담 요청에 따라 변호인과 당사자를 만났다”고 인정했다.김 처장은 “변호인을 통해 면담 신청이 들어와 변호인과 당사자(이성윤 지검장)를 공수처 3층에서 여운국 공수처 차장과 함께 만났다”며 “면담 겸 기초조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술거부권을 고지하고 본인 서명도 받고 수사보고도 남겼다”며 “변호인이 제출한 의견서와 모든 서면을 다 (검찰에) 제출했다”고 덧붙였다.수사기관의 장이 담당하고 있는 사건의 피의자를 면담한 것을 두고 검찰 안팎에서는 공정성 문제를 피해갈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도권의 한 부장급 검사는 “피의자가 면담을 요청했을 때 거부해야 한다는 법은 없고 충분히 가능하다”면서도 “다만 수사기관의 장을 상대로 면담을 하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만약 검찰이라면 공정성 의심을 받기 딱 좋은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만약 LH 수사를 받는 피의자가 경찰청장에게 면담을 요청해서 만났다고 생각해보라”며 “면담이 어떤 내용으로 이뤄졌는지와 무관하게 당연히 공정성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검찰 출신 한 변호사도 “아무리 (수사를) 공정하게 한다고 하더라도 공수처장이 직접 만나는 순간 공정성 자체가 이미 훼손된 것이라고 봐야 한다”며 “공수처장으로서는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부장검사는 “(이성윤 지검장이) 면담요청을 했다고 해서 바로 만나 얘기를 듣는 것은 수사의 ABC랑 너무나 다른 것”이라며 “수사 차원이라고 보기엔 너무나 말도 안 되는 일이고 본 적도 없다”고 털어놨다.일각에선 판사 출신인 김 처장이 수사 경험이 없어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 변호사는 “공정성을 법으로 판단할 수 있나? 없다”며 “상식과 경험이라는 것을 가지고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공수처는 이날 김 처장의 발언 이후 논란이 이어지자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형사소송법 제200조, 검찰사건사무규칙 제14조제3항, 수사준칙 제26조에 따르면 수사기관은 면담 등 조사를 할 수 있다”며 “정당한 직무 수행이었다”고 밝혔다.하지만 수사가 주요 업무인 검사와 수사관 등에게 적용할 수사준칙 상의 수사기관을 수사기관의 장인 공수처장으로 확대해석해 옹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수처는 또 “당연히 해당 사건을 검찰에 이첩하면서 모든 서류를 송부했다”고 설명했다. 수사준칙에 따라 조사과정의 진행 경과를 구체적으로 기록해 검찰에 넘겼다는 것이다.그러나 수원지검은 “15일 공수처로부터 송부받은 기록에는 수원지검이 생산한 서류 외에 이성윤 검사장의 변호인 의견서와 면담자, 피면담자, 면담시간만 기재된 수사 보고가 편철되어 있었다”며 “조사 내용을 기록한 조서나 면담 내용을 기재한 서류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공수처는 페이스북 게시글을 수정해 “수사준칙 제26조에 따르면 면담 등의 과정의 진행경과를 기록하되, 조서는 작성하지 않을 수 있다”고 재반박했다.

                                        김진욱 공수처장, 중립성 우려 씻어내고 안착시켜야  

김진욱 처장의 공정성 훼손 논란에서 보듯이 공수처가 정권 입맞에 맞춘 ‘코드 수사기관’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만만치 않다. 공수처가 ‘무소불위의 기관’이라는 점에서 공수처장의 정치적 편향성을 문제 삼는 것은 당연하다.
김 처장은 오랜 진통 끝에 출범한 공수처의 역사적 의미를 깊이 새길 필요가 있다. 고위공직자들의 부정부패 수사를 전담하는 독립기구가 필요하다는 것은 국민적 요구였다. 공수처가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선 중립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결코 쉽지않은 일이지만, 공수처가 국민의 신뢰를 받으려면 반드시 이뤄내야 할 과제다. 김 처장은 신속히 공수처 조직 구성을 진행해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고 엄정하게 운영해 일각에서 제기되는 중립성에 대한 우려를 씻어내고 공수처를 안착시켜야 할 것이다.

수암(守岩) 문 윤 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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