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45번 반복한 파월…“물가 잡힐때까지 고금리 유지”

인플레이션 파이터자처한 파월 연준 의장9월에도 큰 폭 금리인상 예고월가 최종 금리 4% 도달달러화 초강세가속화 전망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된 잭슨홀 연설에서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경기 침체를 감수하고서라도 치솟는 물가를 잡는 데 주력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이다.

파월 의장의 매파(hawkish·통화긴축 선호)적인 발언에 연준이 경기 침체에 대응해 2023년 하반기부터 금리 인하에 돌입할 것이란 시장 기대는 사라졌다. 연준이 연말까지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것은 물론, 2023년까지도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가에서는 연준의 최종금리가 연 4%에 가까운 수준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초강세인 달러화의 독주는 더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1330~1340원대로 뛴 원·달러 환율은 연말까지 높은 수준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의 고금리 정책으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되살아나면서 고(高)환율이 지속되고, 한·미(韓美) 금리역전 현상이 두드러질 경우 올 하반기 우리나라 수출과 물가, 경상수지 등 경제 전반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 매의 발톱드러낸 파월 금리인상 멈출 때 아냐

파월 의장은 8월26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연준의 목표는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되돌리는 것”이라면서 “금리인상을 멈추거나 쉬어갈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8분50초의 짧은 연설 동안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를 45차례 언급했다. 그는 “7월에 인플레이션이 둔화한 것은 환영하지만, 단 한 번의 (물가지표) 개선만으로 물가상승률이 내려갔다고 확신하기에는 한참 부족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 9.1%에서 7월에 8.5%로 둔화했는데, 시장에서는 물가 피크아웃(peak-out·정점 통과)에 대한 의견에 힘이 실리면서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됐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물가 안정을 회복하려면 시간이 걸리며, 당분간 제한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시장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연준은 앞서 6월과 7월에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p)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연속으로 단행했고, 이에 따라 미국의 기준금리는 현재 2.25~2.5%로 높아져 중립금리 수준에 가까워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대해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크게 웃돌고, 고용시장이 타이트한 상황을 감안하면 지금이 장기 중립금리여도 금리 인상을 중단하거나 쉬어갈 시점이 아니다”라며 추가 금리인상을 예고했다. 시장의 최대 관심사인 9월 금리인상 수준에 대해서는 “또 한 번 이례적으로 큰 폭의 금리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는 지난 7월 기자회견 발언을 반복하면서 3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연준이 큰 폭의 금리인상을 단행하는 과정에서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고 고용시장이 약해질 수 있지만 이는 물가 안정을 회복하지 못할 경우 미국 경제가 더 큰 고통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물가 안정은 연준의 책임이자 경제의 기반”이라며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강력하고 신속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나아가 지금의 금리인상 사이클(국면)이 마무리된 뒤에도 연준이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겠다고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1980년대 ‘석유 파동’ 당시 치솟은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큰 폭 인상한 폴 볼커 당시 연준 의장의 대응을 언급하면서 “볼커 의장의 인플레이션 억제 성공은 앞서 15년간 물가를 낮추려는 시도가 여러 차례 실패한 뒤에야 나온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목표는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 모인 미 연방준비제도(Fed) 주요 인사들
  • 시장 내년 금리인하 없다뉴욕증시 폭락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의 발언이 의심의 여지 없이 매파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연준의 최종금리를 기존 3.5%에서 4%로 잇따라 상향 조정했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이날 파월발(發) 충격에 일제히 주저앉았다. 나스닥은 3.94%, S&P는 3.37% 하락했고, 다우지수는 1000포인트 이상 떨어지면서 4.2% 내렸다.

아비바 인베스터스의 이코노미스트인 스튜어트 로버트슨은 “파월 의장은 금리인상 이후 금리인하가 뒤따를 것이란 시장 기대를 꺾었다”며 “파월 의장이 처음으로 ‘금리인상으로 인해 힘든 시기를 거쳐야 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다”고 해석했다. 에버코어ISI의 크리시나 구하 부회장도 “반(反)정책 전환(anti-pivot) 스피치”였다고 진단했다. LPL파이낸셜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제프리 로치는 “파월 의장은 지금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것이 성장을 뒷받침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분명히 언급한 것”이라고 했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더 커졌다. 기준금리에 민감한 2년물 미 국채 금리는 이날 3.391%로 상승했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3.023%에서 3.034%로 소폭 올라 2년물 국채 금리와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통상 경기침체의 전조로 받아들여지는 장단기 국채 금리 역전 현상이 더 심화된 것이다.

미 달러화 가치는 더 높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108.76로 전날보다 0.3% 상승하면서 강세로 돌아섰다. 이달 들어 1330~1340원대의 높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는 원·달러 환율도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물가 방어한은. 사상 첫 4연속 금리인상

기준금리 2.50%로 인상1년간 2%P, 가계빚 눈덩이소비자물가 전망 5.2%로 상향
IMF 이후 24년 만에 최고치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네 차례 연속 인상했다. 최근 1년 만에 기준금리가 2.00%포인트 오른 셈이다. 고물가의 고착화 우려가 확산하면서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도 5%대로 높여 잡았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당분간은 더 시급한 ‘물가 잡기’에 중심을 두려는 통화당국의 정책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5일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현재 연 2.25%인 기준금리를 2.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로써 사상 최저 수준(0.5%)까지 떨어졌던 기준금리가 지난해 8월 0.25%포인트 오른 것을 시작으로 1년간 총 2.00%포인트 올랐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국내외 경기 하방위험이 증대됐지만 높은 수준의 물가 상승 압력과 기대인플레이션이 이어지고 있다”며 “고물가 상황의 고착을 막기 위한 정책 대응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108.74)는 외식·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6.3% 뛰었다.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일반인의 1년 후 물가 상승률 전망인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이달 4.3%를 기록했다. 전월(4.7%)보다는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4%대라는 점에서 우려를 거두기 힘들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지난 5월 발표보다 0.7%포인트 오른 5.2%로 제시했다. 연간 전망치로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9.0%) 이후 최고치다. 전망대로 올해 5%대 상승률이 실현되면, 이 또한 1998년(7.5%) 이후 최고 기록이다.

이러한 물가 고공행진 기류는 빠르게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반기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상반기 4.6%에서 하반기 5.9%로 올랐다가 내년 상반기 4.6%를 지나 하반기 정도 돼야 2.9%로 안정권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물가 정점의 경우 지난달 예상했던 ‘3분기 말∼4분기 초’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총재는 “지난 2개월여간 국제 유가가 큰 폭 하락해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월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정점은 7월 전망보다 당겨질 수 있겠지만,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정점을 지난 후 (흐름이) 안정될 것으로 보는 것은 곤란하다”고 단서를 달았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2.7%에서 2.6%로 수정했다. 한은은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둔화 가능성,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에 따른 유럽 성장률 1∼2%포인트 하락 가능성,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 등에 따른 중국 경제 불확실성을 주요 경제 하방 요인으로 반영했다”며 “글로벌 경기 둔화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하반기 이후 우리나라의 성장 흐름도 약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 연내 최대 3% 전망영끌족 등 취약차주들 비명

5∼6%대 고물가 내년초까지 지속…생산자물가도 7개월 연속 오름세…한은 “물가 잡아야”… 추가인상 시사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네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가장 큰 이유는 물가다. 한은은 2022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5.2%로 전망했다. 5∼6%대 고물가 고착 상황을 막기 위한 한은의 점진적 금리 인상 기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8월25일 통화정책방향회의 의결문에서 “국내외 경기 하방 위험이 증대됐지만 높은 수준의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압력과 기대인플레이션이 이어지고 있어 고물가 상황을 막기 위한 정책 대응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물가 정점이 가까워졌다는 기대감에도 여전히 경기침체 우려보다 물가 안정이 더 시급하다는 의미다.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좋은 한 기본적으로 물가를 우선적으로 잡는 게 중장기적으로 국민경제를 운영해 나가는 데 모두에게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금통위 주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8월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2022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2%로, 지난 5월 전망치(4.5%)보다 0.7%포인트 상향됐다. 한은 소비자물가 연간 전망치로는 1998년(9.0%) 이후 24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실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에 이어 7월에도 6%를 넘어섰고, 기대인플레이션율(향후 1년간 예상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여전히 4%대를 웃돌고 있다. 대면 소비를 중심으로 수요 측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생산자물가 역시 7개월 연속 오름세다.

물가와 함께 한·미 금리 차도 기준금리 인상의 주요 배경이다. 현재 미국 정책금리(기준금리)는 연 2.25∼2.50%로, 이날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한국(2.50%)과 상단이 같아졌다. 하지만 이 역시 다음 달 미국이 기준금리를 0.50∼0.75%포인트 올릴 가능성이 높아 또다시 뒤집힐 전망이다. 미국 금리가 한국 금리보다 높아지는 ‘역전’ 현상이 발생할 경우 원화 약세와 외국인 자본 유출 등의 우려가 나온다.

금리 인상 기조는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 총재는 “(3분기 말∼4분기 초로 예상했던) 물가 정점이 당겨지더라도 이와 관계없이 5∼6%대의 높은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내년 초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분간 물가를 중심으로 한 통화정책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은 두 차례(10·11월) 금통위에서 또다시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이 총재는 지난달에 이어 이번에도 연말 기준금리를 2.75∼3.00% 수준으로 보는 시장의 기대를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금리 상승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도 커지는 만큼 남은 금통위 중 한 번쯤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날 한은은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7%에서 2.6%로, 내년 성장률은 2.4%에서 2.1%로 낮췄다. 다만 이 총재는 경기침체와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 가능성에 대해 “전 세계 성장률이 낮아지는데 우리만 높게 유지되는 것은 무리고 2.1%를 달성할 수 있다면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표”라며 “잠재성장률보다 높기 때문에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부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연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족과 다중채무자 등 취약차주들의 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지난해 8월 이후 약 1년 동안 기준금리는 연 0.50%에서 2.50%로 2.00%포인트 뛰었다.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폭만큼만 오른다고 가정해도 가계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27조원 이상 불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한은에 따르면 2.00%포인트 인상에 따른 1인당 연간 이자 부담 증가액은 128만8000원에 달한다. 가뜩이나 하락장 초입에 들어선 부동산시장도 본격적인 침체에 빠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예상대로 한은이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불확실성을 해소한 증시는 반등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29.81포인트(1.22%) 오른 2477.26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도 전날 종가보다 6.9원 내린 달러당 1335.2원에 거래를 마쳤다.

韓銀 인상 발맞춰은행권 속속 예적금 금리 올려하나·NH농협등 최대 0.4%P

8월25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2.25%→2.50%)한 것에 발맞춰 은행권에서도 예적금 상품 등 수신금리를 인상했다.

하나은행은 26일부터 18개 적금과 8개 정기예금 등 총 26개 수신상품의 금리를 최대 0.30%포인트 인상한다. 이에 따라 중도에 해지하더라도 고금리를 적용받는 ‘369 정기예금’의 경우 1년 만기 기준으로 기본금리가 0.30%포인트 인상되며 최고 3.10%에 이용할 수 있다. 또 급여하나 및 주거래하나 월복리 적금의 경우 1년 만기를 기준으로 금리가 최고 3.70%에서 3.95%로, 3년 만기 기준 최고 4.0%에서 4.25%로 각각 0.25%포인트 오른다.

8월25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외벽에 걸린 대출상품 금리 안내 현수막 모습.

우리은행도 8월26일부터 21개 정기예금과 26개 적금 금리를 최대 0.5% 포인트 올린다. 영업점 창구 뿐만 아니라 인터넷뱅킹, 스마트뱅킹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해서도 동일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NH농협은행은 29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최대 0.40%포인트 올린다. 이로 인해 거치식 예금 금리는 0.25%포인트, 적립식 예금 금리는 0.25∼0.40%포인트 각각 인상된다.KB국민은행도 29일부터 정기예금 16종·적립식 예금 11종의 금리를 인상한다. KB국민행복적금은 0.4%포인트, 여행 특수상품인 KB두근두근여행적금 드은 0.25%포인트 금리가 올라간다. 기초생활수급자, 근로장려금수급자 등 취약계층의 자산 형성을 지원하는 KB국민행복적금의 경우 1년만기 정액적립식 기준 최고금리 연5.25%, KB반려행복적금은 최고 연4.0%가 제공된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예적금 금리 인상 논의에 속속 착수함에 따라 수신금리 인상 움직임이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할 전망이다.

수암(守岩) 문 윤 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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