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軍需) 과학기술을 민수(民需)로 이전해 비핵화 모색“

822일 대전 한밭서 열린 2022평화통일교육포럼서 민병찬 회장 비핵화발상의 전환 제안

윤석열 대통령은 8월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따른 경제적 혜택을 담은 이른바 ‘담대한 구상’을 제시했다. 대통령실은 그간 보수 정부가 ‘선(先) 비핵화’ 또는 북핵 폐기와 경제지원을 연계한 ‘빅딜’을 강조했던 것과 달리, 북한이 대화 테이블에 나설 때부터 단계에 맞춰 경제 협력을 제안하는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실질적 협력의 전제조건인 ‘포괄적인 비핵화 합의’ 기준에 대한 한·미(韓美)와 북한의 이견(異見)이 예상되고, 북한이 윤석열정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점에서 북한이 호응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윤석열정부의 담대한 구상은 ‘선 비핵화’와 ‘빅딜’을 강조한 과거 보수 정부와 달리 단계적 조치를 구상한 점에서 역대 보수 정부와 차별화된다. 이명박(MB)정부의 경우 ‘북핵 폐기와 안전 보장, 경제지원’을 일괄 타결하는 ‘그랜드 바겐’을 북한에 제시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북한이 진정성을 갖고 비핵화 협상에 나올 경우 초기 협상 과정에서부터 경제지원 조치를 적극 강구한다는 점에서 과감한 제안”이라고 평가하며 “광물과 모래, 희토류 같은 북한의 지하자원과 대규모 식량 공급을 연계한 일명 ‘한반도 자원-식량 교환 프로그램’(R-FEP·Resources-Food Exchange Program)이나 보건의료, 식수, 위생, 산림 분야 민생 개선 사업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북한 민생 개선을 위한 시범 사업은 비핵화 논의 단계에 아무런 조건 없이 먼저 실천할 수 있다”고 했다.

또 “북한의 광물 자원은 거의 유엔 제재 대상에 포함돼 있다”며 “식량과 자원을 서로 교환할 수 있는 전향적 조치들을 비핵화 협상 과정에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비핵화 조치에 대한 포괄적 합의가 도출되고, (핵 시설에 대한) 동결·신고·사찰·폐기 등 단계적 비핵화 조치 수준에 따라 ‘남북공동경제발전위원회’ 설립을 추진하겠다는 게 윤 정부의 구상이다. 남북공동경제발전위원회의 사업 목표에 대해선 “인프라 구축, 민생 개선, 경제 발전 등 세 가지 분야에서 실효적이고 구체적인 사업들이 이행되면서 단계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경축사에서 언급한 ▲발전소·송배전·항만·공항 현대화(인프라 분야) ▲농업 생산성 향상·병원의료체계 현대화(민생 개선 분야) ▲교역 활성화 및 국제 투자·금융 유치(경제 발전 분야) 등이 구체적 방안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의 전제 조건인 ‘포괄적인 비핵화 합의’를 둘러싼 한국과 미국, 북한의 입장차가 클 수밖에 없어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북한은 윤 정부 출범 이후 무력 도발 수위를 높이는 등 대남 적대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MB정부는 경제적 보상안을 담은 ‘비핵·개방 3000’과 ‘그랜드 바겐’ 제안과 함께 비밀 접촉을 이어갔음에도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지 못했다.

대통령실은 경제적 지원 제안은 담대한 구상의 시작으로, 여기에는 경제·군사·정치 3대 분야를 아우르는 종합 계획이 마련돼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대북 안전보장 방안은 공개하지 않았다. 안전보장의 핵심인 정치·군사적 상응조치는 미리 제시할 게 아니라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북한의 진정성에 따라 구체적으로 논의·조율해야 할 사항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북한은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윤 대통령이 제안한 ‘담대한 구상’에 대해 “절대로 상대해주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전부터 보여온 대남 적대 의식과 ‘남북 간 비핵화 협상은 없다’는 그간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발언이다.

8월19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에 따르면 김 부부장은 전날 윤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및 ‘담대한 구상’ 제안에 대해 “어리석음의 극치”라고 지적했다. ▲이명박 정부 ‘비핵·개방·3000’의 복사판에 불과하고 ▲’북한의 핵 포기’라는 전제부터 잘못됐으며 ▲남측이 오물(대북전단)을 들여보내고 북침전쟁연습(한미연합군사연습)을 강행하는 상황에서 허황된 구상이라는 주장이다. 김 부부장은 “대북정책을 평하기에 앞서 우리는 윤석열 그 인간 자체가 싫다”고 거친 비난도 쏟아냈다.

2022 평화통일교육포럼서 민병찬 회장(한밭대 산업대학원장 교수)이 발제

이처럼 남북 관계가 어느 때보다 경색된 상황에서 통일부 충남통일교육센터 통일교육 위원 대전·세종 협의회(회장 민병찬)가 주관하는 2022년 첫 평화통일교육포럼이 8월22일 대전에 있는 국립한밭대학교 공과대학 DH 101호실에서 통일교육 위원 상견례 겸 포럼을 개최했다.

8월22일 열린 2022 평화통일교육포럼에서 한밭대 산업대학원장 민병찬 교수가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평화통일교육포럼은 대전·세종시 평화통일교육과 정책 추진 등을 위해 설립됐다. 이날 열린 포럼은 통일교육 위원 첫 상견례 및 친교의 시간을 통해 새로운 민간 차원의 남북 교류협력 방안에 대해 실질적인 민간 남북 교류활성화정책 방안 등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어 진행된 2부 행사에서는 민병찬 평화통일교욱포럼 회장 겸 국립한밭대학교 산업대학원장이 ‘융합과학기술 협력을 통한 민간 차원에서의 남북 교류협력 활성화 방안’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다,

민 회장은 세부 주제로 ▲남북 교류협력을 통한 남·북한의 도덕과 예의범절의 동질성 회복 방안 ▲민간 차원에서의 남북 과학기술 협력을 통한 교류 협력 방안 ▲IT 과학기술을 통한 남북 교류 협력 활성화 방안 ▲스핀 오프(Spin-Off)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 발상의 전환 등으로 나눠 발제를 했다.

이번 포럼의 발제에서 특히 눈길을 끌었던 내용은 민간 차원에서 남북한 효율적인 협력모델 방안으로 스핀 오프(Spin-Off)를 통해 ‘북한 비핵화’발상의 전환으로서 지금까지의 군수(軍需) 과학기술을 민수(民需)로 이전해 비핵화를 모색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의 제시였다.
특히 민 회장은 대학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의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과학기술에 남다른 관심과 그간의 연구업적으로 국가로부터 대통령 표창, 과학기술 훈장을 서훈 받는 등 과학기술에 대한 식견이 깊다. 민 회장은 “그동안 과학기술은 전쟁무기 개발에서 비롯된 것들이 많지만, 우리 생활이 편리해진 것도 과학기술 덕분”이라며“동일한 기술이라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쓰임새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그간의 민수 과학기술 성과에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로켓 미사일 등에 필요한 공작기계 기술, 스타트업에서 많이 쓰는 IT기술 등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간 북한에서는 첨단 기술을 군수용으로만 사용하던 것을 ‘스핀 오프’를 통해 민수용으로 과학기술을 이전시키는 과감한 정책 전환을 통해 실사구시(實事求是)할 수 있도록 남측의 상용화 융합 기술에 자본을 더해 군수에서 민수로 과학기술을 이전시켜 과학기술을 생활에, 그리고 평화적으로 이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암(守岩) 문 윤 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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