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守岩칼럼>‘공정과 상식’의 날개 없는 추락…요인과 해법

지지율, 취임 후 최저 24%국정농단·임기말보다 낮아

수암(守岩) 문윤홍 大記者/칼럼니스트

‘날개 없는 추락’은 어디까지일까.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이후 최저치인 24%를 기록했다. 이는 국정농단 의혹이 증폭되던 2016년 10월 3주차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율(25%), 임기말이던 2021년 4월 5주차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지지율 최저치(29%)보다도 낮다.

한국갤럽이 8월2∼4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24%,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66%로 각각 집계됐다. 윤 대통령의 직무 긍정 평가는 6월 둘째 주 53%에서 한 달 넘게 하락세를 보여왔다. 전주(前週, 7월26∼28일) 28%를 기록해 취임 후 처음으로 30%선 아래로 내려온 이후 일주일만인 금주(今週, 8월1~7일) 들어 4%포인트가 추가로 빠진 것이다. 금주에 기록한 24%는 윤 대통령의 대선 득표율(48.6%)의 절반 수준에 해당하는 수치다.

반면 부정평가는 6월 둘째 주 이후 30%대 초반에서 금주 66%까지 지속해서 늘었다. 전주보다는 4%포인트 오른 셈이다.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가 70%를 넘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8월8일 나왔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의뢰로 지난 5일부터 6일까지 실시한 조사에서 윤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27.5%, 부정평가는 70.1%로 집계됐다. 긍정과 부정평가 격차는 42.6%p로, 전주(前週) 같은 조사에 비해 긍정은 1.4%p 내렸고, 부정평가는 1.6%p 올랐다. KSOI조사에서 부정 평가가 70%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역별로 보면 긍정 평가는 보수진영의 전통적 텃밭인 대구·경북(38%)을 제외한 전(全) 지역에서 30%를 넘지 못했다. 광주·전라는 12%로 가장 낮았다. 부정평가는 광주·전라(81%)에서 가장 많았고, 서울(70%)과 인천·경기(69%) 등 수도권도 평균치(68%)를 웃도는 결과가 나왔다. 세대별로 보면 긍정 평가는 18∼29세의 경우 전주 20%에서 금주 26%로 올랐지만, 60대(40%→35%), 70대 이상(48%→42%) 등 장년층에서는 오히려 하락세를 보였다.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661명)는 그 이유로 인사(23%), 경험·자질 부족·무능함(10%), 독단적·일방적(8%), 소통 미흡(7%) 등을 꼽았고, ‘전반적으로 잘못한다’는 응답 비율은 6%였다.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추진’과 ‘경제 민생을 살피지 않음’도 각각 5%로 집계됐다. 윤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자(244명)는 그 이유로 ‘모름·응답 거절’(28%), ‘열심히 한다·최선을 다한다’(6%), ‘전(前) 정권 극복’(5%), 경제·민생(5%), 주관·소신(5%) 등을 꼽았다.

한국갤럽은 금주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 응답 추이와 관련해 “긍정평가 이유에서는 전주 최상위였던 ‘공정·정의·원칙’ 관련 언급이 많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또 부정평가와 관련해선 “대통령은 금주 여름휴가 중이지만, 전주 금요일 불거진 ‘취학 연령 하향’ 외 여러 이슈가 잇달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지지율도 전주보다 4%포인트 하락하면서 윤석열 정부 들어 갤럽조사 기준으로 처음 민주당에 역전됐다. 정당지지도 조사에서는 국민의힘이 34%, 더불어민주당이 39%를 각각 기록했다. 전주 조사 대비 국민의힘 지지율은 2%포인트 내렸고, 민주당 지지율은 3%포인트 올랐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난 3월 대선 승리 이후 20주 만에 최저치다. 이와 관련, 한국갤럽은 “국민의힘은 6월 지방선거 이후 점진 하락, 민주당은 30% 안팎에 머물다 최근 상승해 우열이 뒤바뀌었다”고 평했다.

尹 지지율 반등책 인적 쇄신 보다 ‘경제 살리기’에 무게

중도뿐 아니라 보수층도 이탈 ‘국정동력 마지노선’ 30% 붕괴…與 내홍사태·취학연령 하향 등 ‘아마추어식 대처’ 실망감 안겨

휴가를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20% 초반대(24%)로 급락한 국정운영 지지율 반등을 위한 카드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중도뿐 아니라 일부 보수층까지 이탈케 한 그간의 문제점을 대폭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줄 인적 개편을 단행하거나, 윤 대통령이 국정에 대한 인식과 태도를 바꿔 국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8월7일 용산 청사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께서는 업무 복귀 후 어떤 형태로든 더 낮은 자세로 국민 뜻을 받들고 이를 국정에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힐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휴가 후 일성을 통해 국정운영 방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도뿐 아니라 보수층마저 절반 가까이 등을 돌리며 국정 동력 확보 마지노선인 30%선이 붕괴됐다. 보수가 가장 중시하는 ‘일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이어진 인사 논란과 전(前) 정권에 대한 수사,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둘러싼 여당 내홍(內訌)과 관련해 ‘밀어붙이기’식 국정운영을 보여 왔다. 도덕적 결함이나 소통 부재가 다소 있더라도 ‘유능한 이미지’를 주면 보수층은 대개 견고한 뒷배로 정권을 지탱해왔지만, 윤석열 정부는 좌충우돌 끝에 반발을 부르는 사태를 반복하며 보수가 가장 싫어하는 ‘아마추어 정권’이라는 실망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사청문회를 패싱하고 임명을 강행한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최근 발표한 ‘만 5세 입학연령 하향 학제 개편안’이 거센 반발과 저항을 부른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경찰국 신설도 청와대 민정수석실 폐지에 따른 후속 조치라는 점에서 명분 확보가 가능한 사안이었지만, 내부 설득과 여론 수렴 과정을 충분히 거치지 않고 급하게 추진해 소모적 갈등을 불렀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윤 대통령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의 잇따른 발언 논란과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노출한 대통령 문자 메시지 사건이 실망감을 안겼다는 분석이다. 한 정치평론가는 “일하는 방식에서 노출된 아마추어리즘에 보수가 실망한 것”이라며 “일을 매끄럽게, 프로답게 착착 진행해나가는 유능한 모습을 보여줘야 지지율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대통령실 인적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윤 대통령이 당장 인적 쇄신에 나설 가능성은 작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서민이나 취약계층이 경제난 때문에 고통받거나 삶의 질이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경제를 살리는 일에 주력할 것으로 짐작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8·15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대국민 메시지를 또 한 번 낼 예정이다.

한편,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8월8일 학제 개편안 혼선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만 5세 입학’ 학제 개편안 문제에 이어 ‘외국어고 폐지’ 발표까지 논란에 휩싸이면서 사퇴 요구를 받아왔다.

대통령실 의혹의 본질은 김건희 리스크김 여사 정조준하는 민주당

관저 공사의혹 국정조사 요구서 제출키로논문 표절 의혹, 대학원 동기 대통령실 근무도 거론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추락하는 지지율에 발맞춰 제기되는 여러 가지 의혹을 매섭게 겨냥할 계획이다. 특히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정조준하고 있다. 대통령실 인사와 관저 공사 참여 등 각종 의혹의 중심에 김 여사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에 따르면 당은 대통령 관저 공사의 일부를 김 여사와 관련된 업체가 수주했다는 의혹에 대해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국정조사 요구서의 경우 재적의원 4분의 1(75명) 이상이 동의하면 제출할 수 있고, 국정조사가 이뤄지기 위한 특위 계획서는 재적 과반 출석, 과반수 찬성이 있어야 한다. 민주당이 현재 국회 과반 의석수를 갖고 있는 만큼 단순히 산술적으로만 놓고 보면 단독으로도 국조를 밀어붙일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국정조사 실시는 여야 합의로 가능한 만큼 실제 실시 여부는 대여 압박 및 협상 카드로 남겨놓을 전망이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앞서 8월5일 ‘건진법사’의 이권개입 관련 의혹, 김 여사 관련 업체들의 대통령 관저 공사 참여 의혹 등을 거론, “대통령 주변 인물들이 대형사고를 치기 전에 특별감찰관 임명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또 김 여사의 국민대학교 박사학위 논문과 학술지 게재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한 공세도 본격화하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4일 국민대를 방문해 “김 여사가 작성한 네 건의 논문들에 면죄를 발부한 이번 발표는 학교 구성원들의 자존심을 짓밟고 교육기관으로서 최소한의 논리도 버린 참사”라고 비판했다. 추미애 전 법무장관은 지난 6일 페이스북에서 “국민대 유지(yuji) 논문 사태도 함량 미달 잡문을 유지하는 것은 자칫 무서운 검찰정권에 맞서게 될까봐 회피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등 13개 교수 단체는 범학계 국민검증단을 구성해 김 여사 논문 검증에 나서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민주당 안귀령 상근부대변인은 8월4일 논평을 내고 대통령실과 관련해 연일 터져나오는 의혹들을 거론하며 ‘김건희의 나라’이냐고 비꼬았다. 안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김 여사의 대학원 최고위 과정 동기가 대통령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고, 새로 내정된 홍보기획비서관은 김 여사와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단체 활동을 해 누가 추천했는지 논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건진법사’ 이권 개입 의혹, 김 여사와 관련된 업체의 대통령 관저 공사 특혜 논란 등을 일일이 거론하며 “대통령실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논란의 본질은 김건희 리스크”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 여사 대학원 최고위 과정 동기가 현재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과 관련, 대통령실은 “행사 및 전시 기획 분야에서 20여년 간 일해온 전문가”리며 “대선 때 홍보기획단장을 맡는 등 주요 역할을 맡아왔고, 이런 역량을 인정받아 임용된 인사”라고 밝혔다.

국민의힘도 주호영 비대위체제로전국위서 전환 의결혼란은 지속될 수도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 이준석 당 대표는 사실상 토사구팽(兎死狗烹)당했다.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라는 ‘토끼사냥’이 끝나자 젊은층의 지지를 끌어모아 선거 승리에 나름대로 기여한 ‘사냥개’가 쫓겨나게 된 것이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위원장 이양희 성균관대 교수)는 7월8일 새벽 이 대표를 ‘성 상납 증거인멸교사 의혹’과 관련된 품위 유지 의무 위반을 이유로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여러 의혹들에 대해 명쾌하게 해명하지 못한 이 대표를 두둔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이 건은 적어도 개인의 품위와 관련된 순수한 결정은 아니라는 짐작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이양희 위원장이 “(윤리위가) 윤핵관(윤 대통령측 핵심관계자)에 의해 기획됐다거나, 마녀사냥식이라는 발언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말했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국민의힘 내 권력투쟁의 산물임이 분명해 보인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실체가 드러났고 이로 인해 국민의힘은 자중지란(自中之亂)에 빠졌다. 실제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과 주고받은 카톡 문자메시지 노출 사건 등으로 벼랑 끝 위기에 몰리자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했다. 제1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여야(與野) 대표 정당들이 모두 비대위 체제로 돌아간 비정상 상태다,

8월9일 출범한 국민의힘 비대위 체제에서 5선 중진인 주호영 의원이 위원장을 맡아 ‘비상대권’을 쥐게 됐다. 권성동 대행은 9일 오전 9시 전국위원회를 열어 비대위 체제 전환을 위한 당헌 개정안을 의결한 뒤 곧바로 의원총회를 열어 비대위원장 인선을 공개하고 의원들의 추인을 받았다. 이후 다시 전국위원회를 열어 비대위원장 임명 건을 의결, 비대위 체제 전환을 위한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권 대행 주도의 직무대행 체제는 리더십 붕괴 사태를 유발하며 한달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주 의원은 비대위 출범 시 ‘관리형’이 아닌 ‘혁신형’ 비대위를 염두에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최대 관심사인 비대위 활동 기간과 비대위원 구성 문제는 비대위 출범 후 비대위원장이 당 소속 의원 등과 논의를 거쳐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 활동 기간을 두고는 조기 전당대회를 염두에 둔 ‘2개월’과 정기국회를 마무리한 뒤 2023년 초 전당대회를 염두에 둔 ‘최소 5개월 이상’으로 의견이 나뉘는 가운데 후자에 좀 더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다. 비대위 활동 기간은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개최 시점과 맞물려 있어 민감한 사안이다. 2023년 초 전당대회가 열릴 경우 2024년 총선 공천권을 갖는 2년 임기 당 대표를 선출하게 된다. 비대위원은 최대 14명까지 둘 수 있으나, 신속한 의사결정 등을 위해 과거 비대위 때와 마찬가지로 9명 이내의 한자릿수로 구성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비대위에 친윤계가 얼마나 참여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이에 이준석 대표가 전국위 의결로 비대위 체제가 확정될 경우 가처분 신청 제기를 검토하는 등 법적대응을 불사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비대위가 출범해도 당분간 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차기 당권이 임기 2년으로 해석되면서 총선 공천권을 둔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해타산에 따라 전당대회 개최를 두고 지도부에 가해지는 압박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권주자로는 김기현·안철수 의원 외에도 중진인 주호영·윤상현·조경태·홍문표, 나경원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권성동·장제원·정진석 의원 등 ‘윤핵관’ 의원들의 당권 도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이준석 대표는 비대위원장 임명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의 법적 대응을 시사한 상황이다.

지도력 위기성토한 이준석 본격 여론전비대위 효력정지 땐 대혼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한 달여 만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들을 직격한 이튿날인 8월14일, 여권의 내홍(內訌)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이 대표는 앞서 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한 것에 반발해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낸 데 이어 윤 대통령 등을 겨냥한 작심 발언까지 쏟아내며 ‘전면전’을 선포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내일(14일)부터 라디오에서 우선 뵙겠다”며 대대적인 여론전도 예고했다.

이 대표는 13일 오후 2시 국회 소통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현재 당 상황에 대해 “우선 국민과 당원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올리려 한다”며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저는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모두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제 조직에 충성하는 국민의힘을 불태워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대표는 권성동·장제원·이철규 의원을 윤핵관으로, 정진석·김정재·박수영 의원을 ‘윤핵관 호소인’으로 규정하며 실명(實名)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결국 이 정권이 위기인 것은 윤핵관이 바라는 것과 대통령이 바라는 것, 그리고 많은 당원과 국민이 바라는 것이 전혀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윤핵관 의원들의 서울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를 요구했다.

그는 일명 ‘내부 총질’ 문자 파문과 관련해선 “(윤) 대통령이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보낸 메시지가 국민의 손가락질을 받는다면, 그건 당의 위기가 아니라 대통령 지도력의 위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또 윤 대통령에 대해 “한쪽으로는 저에 대해서 ‘이 ×× 저 ××’ 하는 사람”이라는 표현도 썼다. 회견 도중 ‘당원 가입 캡처 화면을 보내온 젊은 세대’와 ‘보수정당에 대한 기대로 민원을 가져오는 호남 도서벽지 주민’ 등을 언급할 때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눈물에 분노의 의미가 담겼다고 밝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지난 7월8일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받은 후 전국을 돌며 지지자들을 만난 이 대표가 기자회견에 나선 건 정확히 36일 만이다. 이 대표는 회견에서 향후 당원들이 소통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을 직접 만들고, 당의 혁신방향에 관한 책을 출간하겠다고 예고했다.

한편 집권 여당의 대표가 소속 정당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는 한국 정치사 초유의 사태가 현실화됐다. 이준석 대표는 8월10일 자신의 대표직을 박탈하고,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는 당의 결정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는 내용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서울남부지법에 제출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가처분 신청을 전자로 접수했다”고 썼다.

이 대표는 가처분 신청 직후 한 언론에 “‘절대 반지(권력)’에 눈이 먼 사람들이 기록적인 폭우로 피해를 입은 국민들의 심려가 큰 상황은 아랑곳하지도 않고 비대위를 강행했다”며 “사안의 급박성 때문에 가처분을 내야 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전날 의원총회와 전국위를 거쳐 5선의 주호영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조만간 전국위 의결을 거쳐 주 위원장이 비대위원을 모두 임명해 비대위가 공식 출범하면 이 대표는 자동 해임된다.

가처분이란 민사집행법 제300조에 따라 ‘권리에 끼칠 현저한 손해를 피하거나 급박한 위험을 막기 위한’ 절차다. 비대위 전환의 무효 여부를 다투는 본안 소송은 결과가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일단 신속한 가처분 결정을 통해 채권자(이준석 대표)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 절차이다.

법원은 17일 오후 3시를 가처분 결정 심문기일로 잡았다. 당내에선 이 대표가 가처분 신청한 항목을 네 가지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①7월8일 당 윤리위원회의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 결정에 대한 효력정지 ②8월2일 당 최고위의 상임전국위·전국위 개최 의결에 대한 효력정지 ③8월9일 전국위의 비대위원장 임명 의결에 대한 효력정지 ④주호영 비대위원장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등이다.

당내에선 결국 ②번이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8월2일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주재로 열린 최고위에선 비대위 체제 전환을 위한 상임전국위·전국위 개최 안건을 의결했는데, 이 자리에는 배현진·윤영석 최고위원 등 이미 사퇴를 선언한 최고위원들이 참석해 의결에 참여했다. 이 대표는 지난 이날 이 문제를 거론하며 “‘저는 오늘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합니다’고 7월29일에 육성으로 말한 분이 표결 정족수가 부족하다고 8월2일에 표결한다. ‘언데드(산송장)’ 최고위”라고 비판했다. 두 최고위원은 당시 “아직 사직서를 제출한 게 아니어서 사퇴한 상태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 측에선 ③번과 ④번 가처분 역시 인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자동 해임’을 명시한 항목이 없다”는 이유다. 만약 윤리위 징계를 제외한 ②~④번 가처분이 일부 인용되면 비대위 체제는 수포로 돌아가게 될 가능성이 크다. 비대위 출범의 근거 자체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 경우 이 대표에 대한 윤리위의 중징계는 여전히 효력이 있기 때문에 권성동 원내대표가 다시 대표 직무대행을 겸임해야 한다. 그러나 권 원내대표는 직무대행을 맡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고, 다음 순번인 조수진·배현진·윤영석 최고위원도 이미 사퇴를 선언한 상황이다. 이에 사퇴하지 않은 김용태 청년최고위원이 직무대행을 맡게 된다는 게 이 대표 측의 주장이다.

만약 이 대표의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진다면 당은 전례 없는 혼란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이 대표를 옹호하는 인사들 사이에서도 ‘법적 대응은 자제해야 한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비대위 출범으로 당대표 복귀가 불가능해진 이 대표로선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게 이 대표 측의 설명이다. 복직 여부와 별개로 ‘정치적 명예회복’을 시도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여권은 이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경우 집권여당에 두 명의 당대표가 존재하는 극도의 혼란상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이 경우 비대위 체제가 정당성을 잃고 당 지도체제가 미궁에 빠지면서 윤석열정부 국정동력이 좌초될 가능성이 크다.

이 대표와 별개로 신인규 전 상근부대변인이 중심이 된 당원 모임 ‘국민의힘 바로 세우기’(국바세)도 비대위 출범으로 당원권이 침해됐다는 내용의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국바세는 책임당원 소송인단 1708명이 집단소송을 내고, 2198명이 탄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사난맥, 경제대응 미흡 등으로 지지율 폭락이러다간 초기 레임덕 올 수도

윤석열 정부는 “검찰공화국”이라는 소리를 듣는 일방통행식 인사를 강행하고, 고물가와 원자재 수급난, 고금리로 경제난이 가중되고 있는데도 민첩한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R(경기침체)의 공포’가 어른거리는데도 절박한 위기의식이 보이지 않는다. 김건희 여사의 행보는 끊임없는 잡음을 불러일으켜 지지율을 갉아먹는 데 최적의 소재가 되고 있다.

그런데도 윤 대통령은 지지율 하락 지적에 대해 “유념하지 않고 있다. 별로 의미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하는 일은 국민을 위해 하는 일이니까 오로지 국민만 생각하고 열심히 해야 한다는 그 마음만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과연 그럴까. 여기저기서 ‘데드크로스’(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서는 현상)가 발생하고 있는데도 초연하게 마이웨이만 고집할 수 있을까.물론 변덕스런 여론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뚜벅뚜벅 자신의 정책을 묵묵히 수행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소신 있는 행동일 수도 있지만 다르게 보면 독단적일 수도 있다.

선택은 자유이지만 책임에선 자유로울 수 없다. 그 책임 여부와 소재는 선거에서 판가름난다. 총선이 비록 2년 뒤이긴 하지만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그사이 여론의 붕괴를 되돌릴 수 있을까. 취임 초기부터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레임덕에 빠질 우려도 충분히 있다.

대전환 없으면 또다시 광야 헤멜 수도초심으로 돌아가 심기일전해야

비대위 체제에서도 내홍(內訌)이 계속돼 대전환이 없으면 또다시 광야를 헤멜 수도 있다. 국민의힘이 향후 선거에서 계속 젊은층의 지지를 붙잡을 수 있을지도 의문스럽다. 윤 정부를 도와서 산적한 과제를 헤쳐나가야 할 여당 내의 분열과 갈등은 결국 큰 짐이 되고 만다. 허니문(honeymoon)이란 게 있다. 그런데 밀월(蜜月)도 밀월 나름이다. 윤 정부가 들어선 지 석달 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허니문을 누리기에는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여론이 너무나 좋지 않다.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는 날로 추락하고 있다. 이같은 결과는 어쩌면 자업자득(自業自得)이라 할 수 있다.

윤 정부 출범 후 석달여 동안 그냥 넘어가기엔 쉽지 않은 무거운 상황의 일들이 하루가 멀다고 계속 발생하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도 꾹 참았던 비판들이 꾸역꾸역 솟아 나오고 있다. 박민영 대변인은 “여야가 오십보백보의 잘못을 저지르고 서로를 내로남불이라고 지적하는 상황이 참담하다. ‘민주당도 그러지 않았나’라는 대답은 ‘민주당처럼 하지 말라고 뽑아 준 것 아니냐’는 국민의 물음에 대한 답변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공감할 수 있는 말이다. 민주당과 다른 점을 기대하고 지지했던 유권자들은 지금 뭐가 되나.

그렇다고 윤 정부에 대한 기대를 접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이다. 이제 겨우 석 달 지났는데도 3년은 지난 것 같다고 한숨 쉬는 사람들도 많다. 여론을 무시한 정부와 여당이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는 곧 드러날 것이다. 너무 늦기 전에 바로잡아야 한다. 언제까지나 언론 탓, 야당 탓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문재인 정부의 실책(失策)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역지사지(易地思之)’하면 된다. 욕하면서 닮아 가는 건 아닌지 진지하게 성찰해 봐야 한다.

닷새간의 여름휴가를 마치고 일선에 복귀한 윤석열 대통령은 지지율 하락에 따른 인적 쇄신 여부와 관련해 “국정 동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며 “국민 관점에서 모든 문제를 다시 점검하고, 살펴보고 필요한 조치가 있으면 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8월8일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며 “(휴가기간 동안) 선거 과정에서부터 인수위, 취임 이후를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다”며 “늘 초심(初心)을 지키며 국민들 뜻을 잘 받드는 게 제가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을 더 다지게 됐다”고 밝혔다.

주호영 국민의힘 비대위원장도 취임 기자회견에서 “비대위의 첫째 임무는 당의 갈등과 분열을 조속히 수습해서 하나 되는 당을 만드는 것”이라며 “어려웠던 때를 생각하고 분골쇄신, 고군분투(孤軍奮鬪)하던 때를 생각하면서 동지애를 회복하자”고 했다.

윤 대통령이 그토록 강조한 공정과 상식은 민심(民心)에서 멀어져 있다. 이럴 때일수록 대통령과 집권여당 국민의힘은 대선 출마 당시 공정과 상식을 외치던 초심으로 돌아가 심기일전(心機一轉)하길 바란다.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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