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지사기 의혹에 회장 신격화…미등록 다단계회사의 수상한 영업

경찰, 영등포 업체 압수수색140만원에 육각수 제조기 등 구매1인 최대 투자액 2100만원뿐인데 회원 208만명 유치 땐 266억 수당노인들 상대로 130억 끌어모아

“해를 쳐다봐도 나는 눈이 안 부시다.” “저는 물속에 들어가도 15분간 숨을 안쉬어도 된다.”

‘수백억 원의 수익을 낼 수 있다’며 노인들을 꾀어 130억원의 투자금을 받아 낸 ‘미등록 다단계’ 의심 업체 대표가 경찰 수사를 받는 도중에도 이런 황당한 주장을 펼치며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법조계에선 해당 업체가 돌려막기 수법으로 영업 중일 가능성을 제기하며 고령층의 투자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6월30일 세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최근 노인들로부터 약 130억원의 투자금을 끌어모은 영등포구 A사를 압수수색하며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A사는 다단계업 등록을 하지 않은 채 다단계 영업을 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다단계 영업을 하는 회사는 반드시 지방자치단체나 공정거래위원회에 다단계업 등록을 해야 한다.

A사가 설명하는 회원들의 수익구조는 간단하다. 먼저 약 140만원(약 1090달러)을 내고 육각수 제조기나 공기청정기 등의 제품을 구매하면 평생회원이 된다. 이후 본인 아래로 최대 2명을 둘 수 있는데 이를 아래로 20단계까지 내리면 자신 밑에 208만여명까지 생길 수 있다는 게 A사 설명이다. 본인 아래로 1명이 등록될 때마다 10달러가 지급돼 208만여명이 모두 채워지면 총 266억원(약 2080만달러)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밖에도 단계별로 회원이 채워질 때마다 최소 120만원(약 1000달러)에서 최대 128억원(약 1000만달러)을 지급한다고 홍보한다. A사 회장 조모(65)씨는 “자사 수익구조는 특허 출원된 시스템”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법조계에선 A사가 말하는 수익구조가 실현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A사 설명에 따르면 1명이 재투자 등을 합쳐 회사에 투자할 수 있는 총금액은 최대 2100만원(약 1만6350달러)이다. 2100만원을 투자해 수백억원을 받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김형민 변호사(법무법인 태일)는 “전형적인 폰지사기”라고 설명했다. 폰지사기는 후순위 투자자 돈으로 선순위 투자자의 투자금을 보장해 주는 돌려막기식 사기를 일컫는다.

A사 직원이 가입하지 않은 점도 의문점을 키운다. A사 관계자는 ‘본인은 가입했느냐’는 질문에 “저는 못하고 있다. 돈이 생기면 해 보겠지만, 현재는 돈이 없으니까”라고 답했다.

법조계는 A사 영업방식에 사기나 유사수신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본다. 김 변호사는 “육각수 제조기나 공기청정기 제공이 물품거래를 빙자해 실제로는 (회사가) 투자금을 지급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원금 이상의 보장을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봤을 때 유사수신 및 사기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한 현직 부장판사 역시 “원금을 보장한다면 유사수신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A사가 판매 중인 육각수 제조기 등 제품의 성능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A사는 육각수를 마시면 성인병 등이 치료된다며 육각수를 만병통치약처럼 홍보하고 있지만, 육각수 효능에 대한 갑론을박은 2000년대 중후반 근거 없는 것으로 정리됐다.

육각수 이론은 물 분자 6개가 결합한 형태가 인체에 가장 친화적이기 때문에 육각형 구조의 물을 마시자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물 분자는 1초에도 수십 수백 번 변하기 때문에 육각수 이론은 근거가 없다는 게 정설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2016년 페이스북에 “물이 계속 육각형의 구조를 이룬 채로 있는 게 아니다”라며 “기본적인 과학상식만 있으면 헛된 유혹이나 거짓말에 속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회장 조씨의 본인 신격화도 논란거리다. 조씨는 강의에서 “올해 내로 대한민국의 모든 실업자를 구제하고, 내년까진 전세계의 모든 실업자를 구제할 것” 등의 주장을 펼치곤 한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다단계업체들은 회장 개인을 신격화해서 영업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가 다단계업체로 등록하지 않은 채 노인 대상 다단계식 영업으로 130여억원을 거둬들인 이 업체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형수 선임기자 all4989@hanmail.net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