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守岩칼럼>‘디지털자산감독원’, 시장 가장 잘 아는 시장참여자로 구성해야

루나 2.0’ 부활강행시장선 냉담한 반응투자자 보호법은 全無관리감독 기관 절실

수암(守岩) 문 윤 홍 大記者/칼럼니스트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후폭풍이 지속되는 가운데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제안한 ‘루나 2.0’ 가상화폐(코인) 발행안이 기존 투자자 동의를 받으면서 강행된다. 시장에선 권 대표의 이번 계획에 대해 이미 신뢰가 떨어진 상황에서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이번 동의가 가상화폐를 많이 보유한 일명 ‘고래’ 투자자들의 동의로 이뤄진 것을 두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테라 측은 5월25일 트위터를 통해 ‘테라스테이션’에서 진행한 테라 네트워크 재건안 투표 결과 압도적인 지지로 새로운 가상화폐 탄생을 지지하는 제안서가 통과됐다고 밝혔다. 1주일여간 테라·루나 가상화폐를 가진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투표 결과, 찬성 65.5%로 테라·루나 재구축 계획이 통과됐다. 테라 측 일정에 따르면 새로운 가상화폐는 27일 오전 가동된다.

권 대표가 제시한 재구축안의 핵심은 새로운 가상화폐를 발급, 기존 ‘루나’ 보유자들에게 이를 지급하는 것에 있다. 권 대표는 이 가상화폐를 ‘루나 2.0’으로 명명했다. 대폭락 사태 이전부터 루나 가상화폐를 갖고 있던 투자자들에게 더 ‘루나 2.0’ 가상화폐를 발급하도록 설계했다. 이에 대해 시장에선 비판적이고 회의적인 분위기가 우세히다.

CNBC는 권 대표의 계획에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시장 신뢰를 회복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비제이 아이야르 루노 가상화폐거래소 국제 책임자는 “테라 프로젝트에 대한 시장의 전반적인 신뢰가 크게 떨어졌다”며 “테라 2.0이 성공할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들도 ‘루나 2.0’의 상장에 회의적인 기류다. 이번 루나 사태로 정부 당국에서 규제 움직임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루나 2.0’ 상장을 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실제로 테라 측이 빗썸 등 국내 일부 거래소에 ‘루나 2.0’의 상장 지원을 비공식적으로 타진했으나 이에 대한 거래소의 반응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상장심사를 요청하지 않았고,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에서의 루나 거래는 사실상 막힌 상태다. 기존 거래소들에 이어 코인원·코빗 등도 25일 테라·루나 가상화폐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를 결정했다. 더욱이 이번 동의안 가결이 기존에 루나를 대량 보유했던 기관투자자 등 이른바 ‘고래’들에 유리한 구조라는 것도 빈축을 산다. 루나 2.0 발행안 투표는 기존에 루나를 많이 보유한 투자자일수록 투표권이 많은 형식으로 진행됐다.

가상화폐 관련 업체인 DSRV의 김지윤 대표는 투표 초반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건 거부 사실을 알리면서 “기존 블록체인을 지키는 것이 피해자에 대한 가장 정상적인 보상과 미래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테라 커뮤니티인 ‘테라 리서치 포럼’에서 진행된 루나 2.0 출범 관련 찬반 투표에서는 26일 오후 기준 참여 인원의 90%가 넘는 이들이 반대표를 던졌다. 이 포럼에서는 루나 보유 여부와 상관없이 1인 1표로 의견을 행사할 수 있다.

디지털 자산시장의 관리 역할은 금융감독원이 아닌 디지털자산감독원이 맡아야

지난 5월12일 권도형 대표가 만든 스테이블 코인 ‘루나’는 하루 새 97%, 일주일 새 99% 폭락했다. 시가총액 50조원을 바라보며 전세계적으로 승승장구하던 루나 코인은 그야말로 일장춘몽(一場春夢)이 됐다. 한 전문가는 가상화폐는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20세기의 폰지, 21세기의 유사수신행위와 비슷하다고 그 위험성을 지적하고 있다.

이번 루나 사태를 이해하려면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의 특징을 알아야 한다. 이는 특정 코인 단위당 실물 법정화폐 가격을 유지해 준다는 의미가 있다. 예를 들어 1코인 가치를 1달러로 고정해 해당 스테이블 코인 운영사는 항상 1코인을 1달러만큼의 가치로 환전해 준다.

따라서 회사가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는 1코인당 1달러가 유지돼야 하며 만약 이것보다 낮아지면 무한정 손해를 보게 되니 이 1코인당 1달러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페깅(Pegging)이라고 한다.

스테이블 코인과 달리, 중앙은행의 법정화폐는 금리정책을 통해 화폐의 가치와 유동성을 조절해 안정성을 꾀한다. 하지만 권 대표는 페깅을 활용해 루나와 테라 두 가지 화폐로 안정성을 제공하고자 했다.

‘테라스테이션(Terrastation)’이라는 지갑을 통해 1테라를 1달러로 바꿔주는 것이 아니고 1달러 가치를 가진 루나로 바꿔주며 페깅을 시도했다. 알고리즘상 1테라는 항상 1달러 가치의 루나와 교환이 가능하도록 했다. 테라를 루나로 바꾸는 것은 교환 시점의 루나 시세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1테라 가격이 0.1달러로 떨어지면 거래자는 1테라를 구입해 테라스테이션에서 1달러어치 루나로 바꿀 것이다. 이 경우 구매자는 0.9달러의 이익을 얻을 수 있고, 해당 과정이 반복되면 수요·공급의 원칙에 따라 테라 가격은 균형가격으로 이동할 것이고 결국 1달러로 수렴하게 된다. 만약 테라 가격이 2달러로 오르면 거래자는 1달러어치 루나를 구입해 1테라로 바꾸려고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구매자는 1달러의 이익을 보고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다시 1테라는 1달러로 균형가격을 찾아 움직일 것이다.

하지만 균형가격점을 찾아 안정적으로(스테이블) 운영된다면, 해당 코인 참가자들의 참여 동기를 유발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를 위해 테라·루나는 ‘앵커 프로토콜(Anchor Protocol)’이란 장치로 투자자가 해당 디파이(defi: 탈집중화) 플랫폼에 참여할 수 있는 동인(動因)을 마련했다. 이는 테라를 예치하는 것만으로도 연 20%의 이자를 보상해주거나, 아니면 루나를 담보로 잡고 테라를 빌려 예치할 수도 있다.

테라를 직접 예치할 경우 연이율 20%라는 안정적 수익을 얻고자 하는 것이 될 수 있고, 루나를 담보로 테라 대출을 받을 경우 루나 가격이 오르면 이익을 보게 된다. 앵커 프로토콜만으로도 참여자들의 동기를 유발시켜 루나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시장은 조그마한 틈새도 놓치지 않았다. 현재까지 제도적으로 정립이 안 된 디지털 자산의 경우 투자자를 보호할 방법이 전무(全無)하다. 투자의 책임은 온전히 투자자 자신이 져야 한다.

향후 루나 사태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일부 시장 참여자들의 탐욕을 제어할 수 있는 관리감독 기관이 필요하다. 디지털 자산시장을 관리하는 역할은 기존 금융감독원이 아니라 시장을 제일 잘 이해하고 있는 시장 참여자들로 구성된 ‘디지털자산감독원’이 맡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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