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연금·노동·교육개혁 미룰 수 없다”

국회 첫 시정연설선행과제 제시공적연금개혁위 설치

윤석열 대통령은 5월16일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연금·노동·교육 개혁을 위기 극복을 위한 3대 선행 과제로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들 과제에 대해 “지금 추진되지 않으면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게 된다”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지속 가능한 복지제도를 구현하고 빈틈없는 사회안전망을 제공하려면 연금 개혁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산업구조의 대변혁 과정에서 경쟁력을 제고하고,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노동 개혁 역시 필요하다”며 “기술 진보 수준에 맞는 교육을 공정하게 제공하려면 교육 개혁도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했다. 3가지 모두 국민들 간 이견이 첨예하기 때문에 여야가 함께 추진해야 할 사안이다.

윤석열 대통령 5월1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코로나19 손실 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윤 대통령은 이를 위해 협치를 강조하며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보수당과 노동당의 전시 연립내각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 대한민국에는 공동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꺼이 손을 잡았던 처칠과 애틀리의 파트너십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59조4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의 조속한 국회 처리를 요청하며 “우리는 여야가 치열하게 경쟁하면서도 민생 앞에서는 초당적 협력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 온 자랑스러운 역사가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2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대해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를 통한 글로벌 공급망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IPEF를 처음으로 공식 언급했다. IPEF는 글로벌 공급망 등 분야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미국이 구축 중인 기술‧경제 동맹으로 반중(反中) 경제 포위망으로도 불린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코로나 환자 급증 사태와 관련해 “북한 당국이 호응한다면 코로나 백신을 포함한 의약품, 의료기구, 보건 인력 등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은 날이 갈수록 핵무기 체계를 고도화하며 핵실험을 준비하는 정황도 파악되고 있다”며 북한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응’ 원칙을 재확인했다.

지속 가능한 복지에 필요국회 첫 연설서 연금개혁 시동

사회적 대타협기구 통해 개선 추진전문가 명확한 가이드라인 내놓고 설득을

윤석열 정부가 국민연금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강조하며 연금개혁 시동을 걸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16일 취임 이후 국회 첫 시정연설에서 연금·노동·교육 3대 개혁 과제를 언급하며 “지금 우리가 직면한 나라 안팎의 위기와 도전은 우리가 미루어 놓은 개혁을 완성하지 않고서는 극복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속 가능한 복지제도를 구현하고 빈틈없는 사회안전망을 제공하려면 연금개혁이 필요하다”며 “지금 추진되지 않으면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게 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야당의 협력을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2021년 12월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연금개혁을 선거공약으로 들고나오면 무조건 선거에서 지게 돼 있어 구체적인 연금개혁을 안 내놓는 것이지만 반드시 (해결)돼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윤 정부 110대 국정과제에 연금개혁을 담긴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 “위원회 만들어 놓고 시간만 때우지 않을까”라며 진정성을 의심하는 눈초리를 보냈다.

그런데 첫 시정연설에서 3대 개혁 과제의 하나로 강조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연금개혁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간 윤 대통령이 강조한 국정철학에서 연금개혁이 눈에 띄지 않았기에 그렇다. 이번 연설이 ‘말로만 연금개혁’이라는 의심을 불식하는 분명한 계기가 됐다.

연금개혁의 출발은 ‘공적연금 개혁위원회’의 출범이다. 사회적 대타협 기구다. 또 올 하반기에 제5차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를 구성해 인구 변화와 경제성장률 등의 새로운 지표를 넣어 연금재정의 장기 전망을 추계한다. 이를 토대로 제도 개선을 논의한다. 공적연금 개혁위원회는 국민연금뿐만 아니라 기초연금·공무원연금·퇴직연금 등 연금제도 전반의 개선을 논의한다.

올해 하반기에 공적연금 개혁위원회에서 기초연금 40만원 인상 추진 방안을 논의한다. 당장 올릴지, 순차적으로 올릴지 등을 논의하되 다른 연금개혁의 틀 안에서 함께 논의한다.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의 부분적 통합과 같은 구조 개편, 국민연금이 약 46만원 넘으면 기초연금을 삭감하는 문제점, 기초생활보장제의 생계비와 관계 정비 등을 종합적으로 다루게 된다.

윤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공적연금 개혁위원회를 만들어 임기 내 반드시 그랜드 플랜을 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 국민연금 하나만 손보기도 버겁다. 그런데 적정 노후 소득 보장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다른 연금까지 손보겠다고 약속했다. 그래서 ‘임기 내’라고 기한을 정한 듯하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연금개혁에 진정한 의지가 있다면 정치권과 국민이 반발하더라도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내놔야 한다. 비난받더라도 왜 이런 방안을 제시할 수밖에 없는지, 개혁을 안 하면 어떻게 되는지 ‘팩트(사실)’를 담은 보고서를 내놓고 설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금개혁메스 드는 정부···공적연금 수술대 오른다

역대 정부의 난제였던 ‘연금 개혁’에 윤석열 정부가 강한 드라이브를 걸 수 있을지 관심이다. ‘공적연금 개혁위원회 설치’, ‘기초연금 40만원 인상’ 외에 아직 세부적인 개혁 방안은 나오지 않았지만, 연금 개혁을 늦출수록 ‘시한폭탄’이 될 것이라는 우려엔 정부 역시 이견이 없어 보인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는 공적연금 개혁위원회를 설치해 연금 개혁을 위한 사회적 합의 도출에 나설 방침이다. 앞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에서도 ‘더 내고 덜 받는’ 국민연금 개혁을 단행하겠다는 뜻을 시사한 바 있다.

우선 2023년에 실시되는 제5차 국민연금 재정계산의 장기 재정전망에 기반해 제도 개편안을 마련한 뒤, ‘공적연금 개혁위원회’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끌어낸다는 구상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5월16일 취임 후 가진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지속 가능한 복지제도를 구현하고 빈틈없는 사회안전망을 제공하려면 연금개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다시금 연금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역대 정권이 해결하지 못했던 국가 최대의 난제 중 하나를 이번 정부가 풀 수 있을지 장담하기엔 아직 이르지만, 대통령 첫 시정연설에서 연금 개혁 과제를 강조한 만큼 의지는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는 시각이다.

정부는 우선적으로 ‘사회적 합의 도출’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역시 “공적연금 개혁위원회를 구성해 사회적 합의 과정을 통한 상생의 연금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개혁 과제 중 하나인 연금 개혁을 추진하려면 국회에 관련 특위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국회 연금개혁 특위 같은 것을 만들어서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정부와 국회가 공동책임을 져야 한다”고 사견을 전제로 말했다. 그러면서 특위 구성 시 논의에 대해서는 “5년간 미뤄진 사안이기 때문에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힘을 실었다.

공적연금 개혁위원회통해 논의 가속도···기초연금 손질, ‘역전’ 현상 우려도 

공적연금 개혁위원회는 궁극적으로 4대 공적연금(국민연금·공무원연금·군인연금·사학연금) 통합에 시동을 건다.
윤석열 정부는 지속 가능한 국민연금을 위해 2023년 하반기 보험료율 인상, 지급률·소득대체율 조정 같은 모수개혁(제도의 틀은 유지하고 핵심 변수만 조정)도 서두른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내년으로 예정된 제5차 국민연금 재정계산을 거쳐 보험료율 인상안과 지급률·소득대체율 조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아울러 사회적으로 충분한 숙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연금개혁위 논의 과정을 공개하겠다고 했다.

공적연금 개혁위원회에선 기초연금 40만원 인상 추진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일각에선 기초연금이 40만원으로 오를 경우 국민연금에 대한 반감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기초연금 수급액이 국민연금 수급액을 넘어서면서 소위 ‘역전’ 현상이 일어날 수 있어서다.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 역시 아직 나오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기초연금 인상에 따른 소요 재원을 약 8조8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고령화와 맞물려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기초연금 수급자 수는 2014년 약 435만명에서 2019년 531만명으로 늘었다. 올해는 628만명으로 예상된다. 예산을 보면 도입 당시 약 7조원에서 올해 약 20조원으로, 10년도 채 되지 않아 2.9배가량 늘었다. 노인인구 증가에 따라 재원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 보험료율, 상향 추진 가능성에 무게

가장 큰 관심사는 윤석열 정부가 24년 동안 보험료율 9%에 묶여 있는 국민연금부터 손을 댈 수 있을 지 여부다. 아울러 보험료율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얼마나 인상되느냐 역시 주목된다.

국민연금은 1988년 보험료율 3%, 소득대체율 70%에서 시작돼 1998년 각각 9%, 60%로 변경된 후 2017년에 보험료율 9%, 소득대체율 40%로 조정됐지만 재정불안 및 후세대 부담 등 구조적 문제는 크게 개선되지 못했다.  강성호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내놓은 ‘연금개혁기 사적연금 대응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의 국민연금 개혁 논의는 보험료율 상향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1998년과 2007년 두 차례 개혁을 이뤄냈다. 다만 두 차례 개혁 모두 수령액 삭감에 맞춰 추진된 탓에 국민연금의 노후소득 보장 기능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고서에 따르면 출산율 저하로 생산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현재 상태가 지속된다면 2055~2057년에는 기금이 고갈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강 선임연구원은 수령액 삭감보다는 보험료 상향을 중심으로 논의가 전개될 것으로 봤다. 그는 “보험료율을 상향하되 과거와 같이 20년 정도의 기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조정하면 제도 변화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암(守岩) 문 윤 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