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守岩칼럼> 윤석열 정부, 4대 연금 개혁·통합 방안 제시해야

안철수 연금개혁은 반드시 한다. 사회적 대통합기구 만들 것

수암(守岩) 문 윤 홍 大記者/칼럼니스트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은 4월18일 인수위 출범 한 달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안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인 연금개혁과 관련해 “연금개혁은 반드시 한다”면서 “이른 시일 안에 연금개혁을 할 수 있는 사회적 대통합기구를 만들어 관계자들이 모여 논의를 시작하는 것까지가 인수위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다만 “연금보험료를 올리는 문제나 소득대체율을 어떻게 할 것인지까지 저희가 가이드 라인을 만들기는 어렵다”며 “저는 생각이 있지만 말하기 시작하면 그 자체가 굉장히 논란이 되고 서로 이해관계가 다른 사람들끼리 타협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구체적인 연금개혁 방향은 사회적 대통합기구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취지이다.

안 위원장은 “연금보험료를 어떻게 지속할 수 있게 할 것인지, 소득대체율이 어느 정도가 돼야 어르신들이 생활고에 시달리지 않을지, 소득대체율이 낮아 생활이 안 되는 분들은 밑단을 어떻게 보정할지, 기초연금부터 여러 레이어(층)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윤 당선인은 대선 때 대통령 직속 공적연금개혁위원회를 설치해 연금개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공약했었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4월1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내 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인수위 출범 한달을 맞은 기자간담회에서 한달간의 소회를 밝히고 있다.

안 위원장은 이날 그가 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인수위 산하 코로나비상대응특별위원회 보건의료 분과 회의에도 참석했다. 그는 “마스크 착용은 모든 감염병 예방 관리의 기본수칙이자 최종 방어선”이라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등을 포함해 마스크 관련 방역조치 완화에 대해 특위에서 신중하게 검토하고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발표된 코로나 대응 행정 조치의 효과성에 대한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대한 긍정 평가가 86%로 압도적이었다고 한다”고 했다.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이다.

연금개혁은 선택 아닌 필수노후 보장성·재정 안정성 등 부실, 난제 풀어야

임기내 초당적 그랜드플랜 제시추상적 공약대통령직속 연금개혁위설치 약속

연금제도 개혁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국가적 난제로 꼽힌다. 특히 국민연금은 연금제도의 두 축인 ‘노후소득 보장성’과 ‘재정 안정성’ 모두 부실한 상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은 31.2%로, 회원국 평균(51.5%)에 크게 못 미친다. “1990년생부터 국민연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될 수 있다”(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윤 당선인은 역대 정권이 풀지 못한 연금개혁을 이뤄낼 수 있을까.

윤 당선인은 대선 기간 집권 시 연금개혁을 이뤄내겠다고 공언해 왔다. 그는 2021년 12월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집권하게 되면) 공적연금개혁위원회를 만들어서 초당적으로 임기 내에 그랜드플랜을 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월 대선후보 첫 TV 토론회에선 “국민연금개혁은 누가 대통령이 돼도 하겠다고 공동선언하는 게 어떻겠냐”는 당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현 대통령직인수위 위원장)의 제안에 “이 자리에서 약속하자. (연금개혁은) 안 할 수 없고 선택이 아니니까”라며 화답했다.

윤 당선인의 대선후보 공약집에도 연금제도 개편안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그는 “초고령사회 백년대계 상생의 합리적 연금개혁 방안을 만들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겠다”며 대통령 직속 ‘공적연금개혁위원회’ 설치를 첫번째 관련 공약으로 앞세웠다. 국민의힘 선대본에서 정책 개발에 참여한 인사들도 윤 당선인의 연금개혁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큰 틀의 방향성만 제시했을 뿐, 세부적인 계획과 내용은 내놓지 않아 윤 당선인의 연금개혁이 실현 가능성이 있을지,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올지 가늠하기 어렵다. 이와 관련, 윤 당선인은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어느 당이든 연금개혁 선거 공약 들고나오면 선거에서 지게 돼 있다”며 구체적인 방안 마련은 대통령 취임 이후로 미룬 바 있다. 대선 후보 공약집에도 ‘세대 공평한 연금 부담’, ‘장기적 재정 안정화’, ‘국민연금과 직역연금의 형평성 확보’ 등의 추상적인 내용 제시에만 머물고 있다.

15년 만에 연금개혁정부 보험료율 상향 추진 예상

국민연금 기금이 2055∼2057년에는 고갈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윤석열 정부가 보험료율 상향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보험연구원 강성호 선임연구위원은 4월3일 ‘연금개혁기 사적연금 대응 방향’ 보고서에서 윤석열 정부의 국민연금 개혁 논의는 보험료율 상향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민연금은 1998년과 2007년 두 차례 개혁을 거쳤지만 이후 15년 동안 후속 조치가 없었다. 그동안 낸 연금보험보다 많이 타가는 구조적 문제와 생산인구 감소 탓에 그대로 두면 이전에 예상한 2060년이 아닌 2055∼2057년에 기금이 고갈될 것으로 추정된다.

두 차례 재정 안정화 개혁은 모두 수령액 삭감에 맞춰 추진됐다. 그 결과 노후소득 보장 기능은 취약해졌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공약에서 ▲수급부담 균형 ▲국민연금 및 직역연금의 재정건전성 확보 ▲1인 1연금화 ▲다층연금화 ▲대통령 직속 공적연금개혁위 설치 ▲기초연금 30만원→40만원으로 인상 등을 내걸었다.

▲국민연금 재정계산 결과 /보험연구원 제공

강 연구위원은 “보험료율 상향은 20년 정도의 기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조정하면 제도 변화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공적연금의 공백을 보충하려면 퇴직연금 등 사적연금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 연구위원은 “퇴직연금은 예외 경우를 제외하고 정년까지 퇴직연금을 해지할 수 없도록 해 충분한 퇴직연금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며 “또한 “현재처럼 연금과 일시금 중 선택이 아니라 연금 수령(자동연금수급)을 원칙으로 하는 사적연금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무원·군인연금 국가부채 1138조원국민·사학연금도 심각
비밀주의, 불투명한 제도 운용으로 공적연금 재정 불안정 확대

연금은 한국 사회에서 뜨거운 감자다. 연금 문제가 프레임전쟁의 출발점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금개혁 우선순위로 국민연금이 먼저 거론되는 것에 상당수 국민연금 가입자는 의아해한다. 적자 보전으로 세금을 투입하는 공무원연금·군인연금은 놔두고 왜 국민연금부터 거론하느냐는 것이다. 국민연금도 세금 걷어서 적자를 메우면 될 것 아니냐고, 만만한 게 국민연금이냐며 따진다. 연금개혁 하려거든 공무원·군인연금을 먼저 실시한 뒤 국민연금을 하라고 한다.

공무원·군인연금의 반발도 거세다. 숫자는 적으나 조직화된 집단이다 보니 대응 강도가 격렬하다. 공무원연금 관계자 대부분은 2015년 개편 이후 신규 임용자가 국민연금 가입자보다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료를 2배 부담하고 퇴직금이 적으니(민간 퇴직금 대비 39% 정도) 더 받는 것이 당연함에도, 주기적으로 공무원연금을 거론하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등장한다.

  • 세금으로 기득권 보호한 공무원·군인연금

연금이 두 차례 제도 개편을 했으나 사정이 더 악화하고 있다. 2021년 기준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국가부채가 1138조원으로, 1년 동안 93조5000억원이 증가했다. 연금 부채는 이자율, 즉 할인율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최근 낮은 국고채 금리로 인해 연금 부채가 빠르게 늘어난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보험료 부담과 급여 수준의 괴리가 너무 커서 발생하는 문제이다. 국가가 사용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국가부채로 발표되지 않는 국민연금과 사학연금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유사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내 탓은 없고 네 탓뿐이다. 끝없는 악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당시 세계은행 구조조정 차관(借款)을 얻기 위해 국가적 수모를 당했다. 30억 달러 구조조정 차관 조건에 노후 소득보장 개편이 포함됐다.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연금제도를 개편하는 백서 발간이 차관 제공 조건의 하나였다.

세계은행 보고서 ‘기로에 선 한국의 연금’은 공무원연금을 당시 국민연금 지급률인 60%(연간 지급률 1.5)에 맞추라고 했다. 당시 공무원연금 급여율은 84%(연간 지급률 2.1)였다. 22년 전인 2000년에 국민연금 미적립부채(GDP의 30%)와 공무원연금 미적립부채(GDP의 25%)의 합이 GDP의 55%로 추산됐다. 이후 국민연금은 급여율을 33.3% 삭감(지급률을 60%에서 40%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공무원·군인·사학연금은 재정 불안정 해소에는 턱없이 부족한 제도 개편, 특히 기득권을 철저히 보호하면서 적자를 국가 세금으로 충당하는 ‘국가지급보장’ 조항을

삽입했다. 공무원연금·국민연금 모두 시한폭탄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선 공무원연금 이해 당사자를 배제한 객관적인 기구를 통한 연금개혁 논의가 필요하다.

투명한 연금제도 위해 연금 통합운영 필요성 공감대 형성 필요

정부는 이해관계자 배제, 중립적 전문가들로 통합안 도출해야

연금개혁 논의 주최가 누가 될 것인가에 대한 논란 끝에 국회가 총대를 멨다. 우여곡절 끝에 출범한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국민 대타협기구’를 통해 2015년 공무원연금 개편안이 도출되었다. 이를 두고 정치권과 이해관계자들은 자랑 일색이었다. 우리나라 최초로 사회적 논의 기구를 통해 성공적인 제도 개편안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 공무원·국민 연금 통합운영이 시대적 흐름

그러나 당시 부정적 평가를 받은 합의안이 그대로 입법화됐다. 더 심각한 것은 합의안 입법 과정 자체가 블랙박스라는 점이다. 외형을 비슷하게 맞추었다 해도 입법 과정에서 작지 않은 차이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연금액을 좌우하는 여러 요인들(연금산정보수의 재평가 기준, 소득재분배 방식 등)을 국민연금과 다르게 적용할지라도 그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 법안 작성에 관여한 소수의 공무원연금 이해관계자만 알고 있는 특급기밀 사항이다. 통상적으로 발표 내용과 제도 개편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는 배경이다.

이처럼 불투명한 제도 운용으로 공무원·군인·사학연금의 문제를 더 키웠다.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투명한 제도 운용으로 혹 덩어리를 더 키운 것이다. 문제점을 국민에게 제대로 알린 뒤 국민의 동의를 얻어 일반 국민과는 독립적인 별도의 제도로 운영하는 영국·독일의 투명한 제도 운용 사례와 대비되는 지점이다. 공무원과 정부의 부담 노력과 그 투명화 과정이 이들 국가의 성공적인 공무원연금 제도 운용의 담보 사항이기 때문이다. 투명한 제도 운용을 해온 몇몇 국가들을 제외하고는 공무원연금이 국민연금과 통합 운영되는 것이 시대적 흐름이다.

  • 통합운영 방안 공론장에 올려야통합운영의 공감대 형성 시급

지난 수십 년 동안 한국은 법대로 깨끗하게 연금제도를 운용하지 못했다. 공무원연금의 재정 불안정은 투명하게 운영하지 못한 대가이다. 비밀주의, 불투명한 제도 운용의 결과물이다. 그동안 충분한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관련 규정을 투명하게 만들지 못했다. 혼탁하게 운영하니까 국민이 독립된 제도로의 공무원연금 운영에 동의하지 않는다. 공무원연금 수익비가 국민연금보다 못하다는 주장이 단적인 예다. 100만원 급여자가 1000만원을 받는 것과 800만원 급여자가 8000만원을 받는 것의 수익비는 동일하다. 7000만원의 연금액 차이는 숨기며, 수익비가 국민연금보다 못하다고 호도하고 있다. 예를 들면 그렇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이렇게 연금제도를 운용했다. 공무원·군인·사학연금은 자정 능력을 상실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비슷한 길을 가는 국민연금과 함께 통합 운영돼야 한다. 투명하게 연금제도를 운용할 수 있는 해법이 다름 아닌 연금 통합운영이라는 공감대 형성이 시급하다. 더 이상의 소모적 논쟁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통합운영 방안을 공론장에 올려야 한다.

  • 일각선 재정 안정성 확보에만 치중與野 추천 전문가 논의 필요성 지적

윤 당선인의 후보 시절 발언과 공약집 내용을 종합해 보면, 윤석열 정부의 연금개혁 기조는 ‘보험료율을 높이고, 급여는 낮추자’이다. 윤 당선인은 2021년 12월 한국방송기자클럽토론회에서 “연금개혁은 국민연금에서 더 돈을 많이 걷고 적게 나눠 주는 식이 아니면 부실화를 막을 길이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를 통해 국민연금 기금 고갈을 막고 미래 세대도 안정적으로 급여를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다. 노후소득 보장을 위한 방안으로는 ‘노인 기초연금 월 10만원 인상’ 공약을 내놨다. 하지만 이는 현실성이 떨어진다.

일각에선 이런 방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재정 안정성’에만 초점을 맞춰 ‘노후소득 보장’이라는 국민연금의 본질적인 목표를 소홀히 한다는 것이다. 민기채 한국교통대 교수는 “현재 한국의 노인빈곤율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궁극적으로 ‘적게 주자’가 아니라 더 많이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연금개혁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윤 당선인이 공약한 대통령 직속 위원회로는 연금개혁을 이룰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원섭 고려대 교수는 “국민연금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국회에서) 여야(與野)가 추천한 전문가들이 모여 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선에서 공적연금 통합 운영방안, 즉 ‘동일 연금’이 안철수 후보(현 인수위원장)의 공약으로 제시됐다. 통합운영을 어렵게 해 놓았어도 방법이 있다. 그래서 중립적인 전문가가 더욱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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