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가장 먼저 언급한 이창용…韓銀 통화정책 기조 바뀌나

지명 소감에서 성장·물가·금융안정 균형 고려해 통화정책 고민물가·금융불균형 우선 강조하던 이주열 총재와 차이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이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지명되면서, 그의 취임 후 한은(韓銀) 통화정책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은과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 후보가 키를 잡아도 최근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통화완화 정도 축소) 기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후보 지명자로서 내놓은 첫 대외 메시지에 ‘성장’을 가장 먼저 언급한 사실로 미뤄, 경기를 고려해 기준금리 인상 속도나 폭을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줄이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이창용 국내 인플레, 경기 리스크 동시 확대 우려 커져

이 후보는 3월24일 “성장, 물가, 금융안정을 어떻게 균형 있게 고려하면서 통화정책을 운영해 나갈지 치열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을 통해 배포한 지명 소감에서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인플레이션과 경기 리스크(위험)가 동시에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이런 통화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중국 내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중국 경제의 둔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어 국내외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 후보자는 “앞으로 지난 8년여간 IMF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경제가 지금 처해 있는 여러 난관을 잘 헤쳐나갈 수 있도록 금통위원들과 함께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3월말 퇴임하는 이주열 총재에 대해서는 “8년 동안 한은을 잘 이끌어 주신 이주열 총재님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특히 지난 2년여간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상황에서 적극적 정책 대응과 그 이후 선제적이고 질서 있는 통화정책 정상화를 추진하신 데 대해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3월23일 새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담당 국장을 지명했다.
  • 이 후보 성장에 관심 많아매파적 기조 누그러질 것관측 나와

이 후보가 시사한 통화정책 운영 방향은 원론적 내용이지만, 표현 등에서 이주열 총재와 비교해 미묘한 차이가 있다. 한은 금통위가 제1 관리 대상인 물가, 가계부채와 부동산 등 금융안정 상황, 실물 경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준금리 등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주열 총재의 경우 적어도 2021년 8월 기준금리를 올리며 이른바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작한 이후 정책 결정의 배경으로 실물 경제를 앞세운 적은 거의 없다.]대부분 급증한 가계부채, 부동산·주식 등 자산으로의 자금 쏠림 등의 금융불균형 상황과 커진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을 ‘통화 완화 기조 축소’의 명분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이 후보는 통화정책 결정 시 고려사항으로 가장 먼저 ‘성장’을 언급했다. 그만큼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급격히 경기가 나빠졌다는 뜻일 수도 있지만, 지난 2월24일 금통위 회의까지만 해도 한은과 금통위의 우려는 경기보다는 물가와 금융 불균형에 집중됐던 게 사실이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이 후보가 총재로 부임하면 상대적으로 성장에 무게를 둬 현재 금통위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성향이 약해질 것이라는 추측이 벌써 나오고 있다.

그가 평소에 자주 고령화 등 한국의 구조적 성장 잠재력 약화, 일본 같은 장기 경기 침체 가능성 등을 강조한 사실도 이런 관측의 근거로 거론된다.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 후보가 최근 블룸버그통신과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하반기 피크(정점)에 이를 것이라고 언급했고, 구조적으로도 한국이 인구 고령화에 따른 저성장을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은의 매파적 기조가 좀 누그러지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도 이 후보는 인플레이션 보다 성장에 좀 더 관심이 많은 것 같다”며 “통화정책 기조가 이주열 총재 재임 때와는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SK증권도 최근 채권전략 보고서에서 “이 국장이 한은 총재로 부임할 경우, 채권시장에서는 상대적 강세(채권가격 상승·금리 하락) 재료로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며 “선진국형 경제 구조로 빠르게 접근하는 한국 경제 특성상, 고령화에 따른 민간 경제의 역동성 저하를 우려하는 그의 판단이 기준금리 인상의 상단을 견고하게 만들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이 후보 금리인상으로 부채비율 조정 시점언급도

하지만 이 후보가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나 물가 상황이 심각하다는 인식을 드러낸 적도 있는 만큼, 그의 성향이 비둘기파적(통화 완화 선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의견도 여전히 많다. 그는 지난 1월 회계·컨설팅법인 EY한영이 개최한 신년 경제전망 세미나에서 “한국은 경기 회복세가 완전히 자리 잡지 못한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 목표치를 상회하고 있다”며 “물가안정, 경기회복, 자산 가격 조정의 연착륙 등 상이한 목표를 조율하기 위해서는 통화와 재정정책의 섬세한 공조가 어느 때 보다 필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월에 가진 한 언론 인터뷰에서는 “힘들더라도 우리나라도 금리 인상을 통해 부채비율을 조정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며 “유동성 파티는 당장 성장률이 높아 보이게 할 수 있지만, 나중에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처럼 신임 총재 후보의 성향을 놓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근본적으로 금통위가 7명 위원의 합의로 운영되는 만큼 통화정책이 한 명의 총재 교체만으로 크게 바뀔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이주열 총재도 3월23일 간담회에서 “만약 총재가 공석이더라도 금통위는 합의제 의결 기관이기 때문에 통화정책은 차질없이 시행될 것이고, 실기나 차질 등의 우려는 기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 부채규모 과다한은 새 선장, 긴축 속도전 예고

서머스 전 재무장관의 제자학계·국제기구 등 경험 다수금리인상 기조 이어갈 듯

사상 초유의 한국은행 총재 공백 논란 속에 이창용 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이 차기 총재 후보로 지명되면서 기준금리 등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3월23일 새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이 국장을 지명했다. 이 후보자가 학계와 정부, 국제기구 등에서 경험을 두루 갖춘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손꼽히는 만큼 시장에서도 그의 인선에 대해 부정적인 목소리를 찾아보기 어렵다.

1960년 충남 논산 출생인 이 후보자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하버드대에서 이 후보자는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과 스승과 제자로 연을 맺었다. 당시 서머스 전 장관이 그의 지도교수였다. 이후 미국 로체스터대 경제학과 조교수와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하며 학계에서 이름을 날렸다. 그의 탁월한 경제학적 식견은 이명박정부에서 경제·금융 관련 주요직을 두루 맡으면서 현장에서 더욱 빛났다.

2007년말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분과 인수위원으로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2008년 3월부터 이듬해 11월까지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다. 금융위 부위원장 시절에는 국장급에 대학교 선배 등이 자리한 상황에서도 잡음 없이 조직을 원만하게 이끌며 능력과 성품을 겸비한 인재로 평가받았다. 이후에는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기획조정단 단장을 맡아 성공적인 정상회의 개최를 지원했다.

2011년부터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이코노미스트로 활약하며 무대를 해외로 넓혀나갔으며 2014년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IMF 아태 국장이라는 고위직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후 IMF에 몸담으며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의 경제 상황에 대해 유심히 살펴보는 한편, 한국 경제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국제적인 인적 네트워크도 탄탄해 국제 무대에서 우리나라 위상을 한층 높일 수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시장에서는 이 후보자가 그동안 해온 발언 등을 종합해 볼 때 한은의 현재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전 세계 원자재 가격 상승,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가뜩이나 물가가 고공 행진 중인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 압박 수준을 높여가고 있는 점도 긴축 통화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이 후보자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가계 및 국가부채에 대한 경고성 발언을 강화하며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 1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동성에 의존해 부채비율이 계속 늘어나게 되면 향후 금융시장에 굉장히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어 우리나라도 금리 인상을 통해 좀 힘이 들더라도 부채 비율을 조정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고 본다”며 금리 인상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한국은 경기 회복세가 완전히 자리 잡지 못한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 목표치를 상회하고 있다”며 물가 급등을 우려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이 후보자가 IMF에 오래 계셨고, IMF의 현재 기조가 코로나 팬데믹 영향이 여전한 데다 우크라이나 이슈 때문에 세계경제 성장세가 많이 둔화될 것이라는 시각이기 때문에 비둘기 쪽에 가까울 것으로 생각된다”면서도 “미국 연준이 금리를 연말까지 2%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금리 인상 속도가 늦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한 채권시장 전문가는 “금리 인상을 통한 가계부채 감소, 기대인플레이션 통제 등을 언급한 것으로 볼 때 물가 상승과 가계부채 통제에 관심이 높고 매파 성향을 갖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문재인정부에서 후보로 지명된 만큼 새 정부와 정책 공조가 얼마나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코로나19 피해를 극복하기 위한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예고하고 있다.

한편 청와대가 이 후보자를 지명했지만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 등을 감안할 때 총재 공백 상황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은 이 후보자가 이주열 총재 퇴임 직후 공백 없이 4월1일 취임하기는 어렵지만, 4월14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참석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후보자가 4월1일 취임하지 못한다면, 한은은 이승헌 부총재 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시장에선 비둘기파로 분석통화긴축 필요성에 무게 둘듯

3월23일 한국은행 신임 총재 후보로 지명된 이창용 IMF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은 이론과 실무, 국제경험까지 두루 갖춘 경제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국내외 물가상승,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에 대응할 통화정책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인 만큼 이 후보자의 통화정책 성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비둘기파’에 조금 더 가까운 것으로 분석하고 있지만, 후보자의 최근 발언으로 미뤄 짐작해 보면 현재는 통화긴축 필요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후보자는 1960년 충남 논산 출생이다. 서울 인창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졸업 당시 최우수 성적으로 총장상을 받은 그는 국내 학계에서 천재 경제학자로 이름을 알렸다. 거시경제학·금융경제학·한국경제학 등을 전공했으며, 자본시장 현안과 금융감독 시스템, 국책은행 민영화 등 부문에도 두루 관심을 보여 왔다. 미국 로체스터대 조교수, 세계은행 객원 연구원을 거쳐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했다.

이 후보자는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시기 국민경제자문회의 자문위원을 맡은 데 이어,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 취임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분과 인수위원으로 활동했다. 2008년 3월에는 관료로 변신해 2009년 11월까지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다. 이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기획조정단장을 맡아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1년부터 3년간 아시아개발은행(ADB)에서 수석이코노미스트로 활약한 뒤 2014년 IMF로 자리를 옮겼다. 특히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IMF 고위직인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에 발탁됐으며 현재까지 재직 중이다.

이 후보자는 3월말 임기를 마치는 이주열 한은 총재,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 등과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이 총재는 이날 송별 기자간담회에서 후임 총재 후보자에 대해 “학식, 정책 운영 경험, 국제 네트워크 등 여러 방면에서 워낙 출중한 분”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한국은행법 33조에 따라 국무회의 심의와 국회 인사청문회 등 절차를 거쳐 최종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상 초유의 한은 총재 공백 사태는 피하기 어려워졌다. 과거 총재 내정부터 청문회 통과까지 짧게는 16일이 걸렸는데, 이 총재 임기는 불과 8일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청문회 일정이 빠르게 진행된다면 다음 통화정책방향회의가 열리는 4월14일 이전 취임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월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예고한 가운데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도 4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이에 이 후보자의 첫 통화정책방향회의 주재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 후보자의 통화정책 견해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 없다. 다만 이 후보자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금리 인상으로 부채 비율을 조정해야 할 시점이 왔다” “우리도 선진국이 됐으니 국가부채를 크게 늘려도 문제가 없다는 주장은 안이해 보인다” 등 발언을 했던 점에 비춰 당분간은 통화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선 한은 출신이 아닌 데다 보수정부가 집권할 것을 감안할 때 ‘덜 매파적’일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SK증권은 이 후보자의 총재 취임 전망 보고서에서 “최근 금리 중심의 통화정책 중요성이 고조됐고, 물가·부채 제어와 같은 금융안정이 필요해 금리 인상 정책을 유지할 전망”이라며 “다만 최근 1년간 한은 스탠스 대비 덜 매파적”이라고 밝혔다.

현재 금통위원 7명 중 주상영 위원 등 2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매파’로 분류된다. 금통위는 2021년 8월부터 지난 1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렸다. 지난 2월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했으나 위원들은 대부분 빠른 시일 내 추가 인상 필요성에 동의했다.

수암(守岩문 윤 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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