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실 ‘용산시대’ 선언…“미래 위한 결단”

집무실 용산이전 계획 무리예비비 상정 어렵다”, 입장 안타깝다, 협조 거부하면 통의동서 국정

청와대는 3월21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추진하겠다고 밝힌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광화문 시대를 공약한 적 있어서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주는 것에 공감한다”면서도 “그러나 새정부 출범까지 얼마 안남은 촉박한 시일에 국방부, 합참, 대통령비서실 등 이전 계획은 무리한 면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갖고 이같이 말하며 “특히 한반도 안보 위기가 고조되고 있어 안보 역량 결집이 필요한 교체기에 국방부, 합참 이전과 청와대 위기관리 센터 이전은 안보 공백과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충분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대공방어체계 조정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간에 쫓겨야 할 급박한 사정이 없다면 국방부, 합참. 청와대 모두 더 준비된 가운데 추진하는 것이 순리”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임기 끝나는 마지막 날 밤 12시까지 군 통수는 현정부와 대통령이 내려놓을 수 없는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에서는 22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용산 이전에 필요한 예비비 등이 상정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협의를 통해 최종 결정한다는 것인만큼 예비비 상정은 어렵다”고 했다. 윤 당선인이 내놓은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방안에 대해 청와대의 입장이 한나절 사이에 정반대로 뒤바뀌었다. 21일 오전에는 “저희가 못 지킨 약속을 지키길 기대한다”고 했다가, 오후에는 “새 정부 출범까지 얼마 안남은 촉박한 시일에 이전 계획은 무리한 면이 있어 보인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반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21일 청와대 집무실 이전과 관련해 현 시점에서 무리라는 의견을 표명한 청와대를 향해 “안타깝다”며 “5월10일 0시부로 윤 당선인은 청와대 완전 개방 약속을 반드시 이행하겠다”고 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윤 당선인은 어제(20일) 대통령실 용산 이전에 대해 국민께 정중하고 소상하게 말씀드렸다”며 “그러나 문 대통령이 가장 대표적인 정권 인수인계 업무의 필수사항에 대해 협조를 거부하신다면 강제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윤 당선인은 통의동에서 정부 출범 직후부터 바로 조치할 시급한 민생 문제와 국정 과제를 처리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 이전공식 발표졸속 추진비판 여론에도 정면돌파국방부 이동 등 안보불안 해소 과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월20일 대통령실의 용산 이전을 천명하며 ‘용산 시대’를 선언했다. 임기 시작일인 5월10일에 맞춰 새 집무실에서 근무하고, 청와대는 국민께 돌려드리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졸속 추진’ 비판을 의식해 시기와 속도를 조율하자는 의견이 제기됐지만, 윤 당선인은 “(기존 청와대에서) 근무를 시작하면 바쁜 일정 때문에 이전이 안 된다고 본다”며 정면돌파를 택했다. 막대한 예산 투입이라는 비판과 국방부 부지도 국민과 소통이 어려운 ‘구중궁궐’이라는 반대 여론을 설득하고, 북한 미사일 도발 등 민감한 시기에 국방부·합동참모본부의 연쇄 이동에 따른 안보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은 윤 당선인이 풀어야 할 과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월20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융연수원 기자회견장에서 조감도를 가리키면서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구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5월10일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새 집무실에 입주하겠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들께 불편을 드리는 측면, 청와대를 온전히 국민께 개방하여 돌려드리는 측면을 고려하면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결정을 신속히 내리고 추진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집무실 이전이 쉬운 일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어렵다고 해서 또다시 국민과 약속을 저버린다면 다음 대통령은 어느 누구도 시도하지 못할 것”이라며 “어려운 일이지만 국가의 미래를 위해 내린 결단”이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대통령 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옮기겠다고 했지만, 당선인 신분으로 보고받은 결과 광화문 이전은 시민에게 거의 재앙 수준이었다”며 “반면 용산 국방부와 합참 구역은 국가안보 지휘 시설 등이 구비되어 있어 청와대를 시민들께 완벽하게 돌려드릴 수 있고, 경호 조치에 수반되는 시민들의 불편도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용산지역은 이미 군사시설 보호를 전제로 개발이 진행돼 청와대가 이전하더라도 추가적인 규제는 없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합참 청사는 한미연합사와 협조를 고려해 용산지역에 자리 잡았지만, 연합사가 평택으로 이전함에 따라 전쟁 지휘 본부가 있는 남태령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되면 합참은 평시와 전시가 일원화된 작전 지휘 체계 유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21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날 대통령 집무실 용산이전계획을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한편 김종환 전 합참의장 등 예비역 장성 11명은 “정권 이양기 안보 공백을 야기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문을 윤 당선인 측에 전달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월20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융연수원에 위치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용산 국방부 청사로 집무실을 이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 용산 집무실청사진참모 소통에 방점비서·회의실을 집무실과 수평 배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월2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로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하는 ‘용산 시대’ 개막을 공식화했다. 신속하게 새 집무실 일대를 중심으로 용산 국립공원을 조성해 국민과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윤 당선인이 직접 공개한 이전 방안에 따르면 현 청와대 집무실은 10층 규모 국방부 청사에 새로 꾸려질 예정이다. 윤 당선인은 미국 백악관을 롤모델로 비서실·회의실을 집무실과 수평적으로 두고 참모들과 활발하게 협의하는 업무구조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집무실 주변에는 최소 범위에만 울타리를 설치하는 등 용산공원을 찾는 시민들이 최대한 가까이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 집무실·참모진 업무 공간, 국무회의실 수평적 배치백악관 웨스트윙 롤모델

윤 당선인은 이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한국금융연수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산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구역은 국가 안보 지휘 시설 등이 구비돼 있어 청와대를 시민들께 완벽하게 돌려드릴 수 있고, 경호 조치에 수반되는 시민 불편도 거의 없다”며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을 밝혔다. 이어 “용산 대통령실 주변에 수십만평 상당의 국민 공간을 조속히 조성해 임기 중 국민과 소통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대선 기간 광화문 정부 청사들을 대상으로 집무실 이전을 검토했지만, 시민 불편과 용산공원에서 국민과 원활한 소통을 나누는 것을 고려해 용산 이전을 최종 결정했다는 것이다.

윤 당선인이 취임하면 현 국방부 청사 2층 장관실을 대통령 집무실로 사용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는 최근 국방부 청사 2층에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실장 등 참모실을 두고, 바로 옆 회의실에서 국무회의를 여는 방안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방안은 미국 백악관 내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웨스트윙’의 구조와도 비교된다. 웨스트윙에는 미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와 내각 회의실, 부통령실, 비서실장실 등이 나란히 배치돼 있다. 수평적 공간 배치로 대통령이 참모진과 수시로 활발한 소통과 협의를 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윤 당선인은 최근 참모들에게 “최고 지성들과 공부하고 도시락 시켜 먹으면서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회의하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윤 당선인은 제왕적 대통령제 탈피를 위해 공약했던 민관합동위원회도 함께 입주시켜 수시로 회의를 열겠다는 구상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청와대 본관과 분리된 기자실 춘추관도 집무실과 가까이 두고 수시로 언론과 소통하겠다는 계획이다. 윤 당선인은 “(기자실을 국방부 청사) 1층에 배치해서 필요하면 언제든지 1층으로 가서 여러분들을 통해 국민들과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소통을 하겠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합참 청사 뒤에 신축 중인 국방홍보원을 기자실로 쓰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다만 이 건물은 올해 연말에나 완공될 예정이다.

  • 집무실 앞 용산공원 조성최소 50만평 국민에게 돌아갈 것

대통령 집무실 앞에는 용산공원이 조성된다. 현재 미군기지가 위치해 있지만 올해부터 순차적 반환이 예정된 만큼 신속하게 공원 조성에 나설 수 있다는 게 윤 당선인 설명이다. 윤 당선인은 “공원만 해도 최소한 50만평(약 165만㎡) 정도를 시민들께 돌려드릴 수 있다”며 “과거 서울에 이러한 공원이 없었는데 용산공원이 엄청나게 큰 규모로 조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용산공원이 일부 완공되는 시점에 국립중앙박물관 방향 새 출입구를 만들어 정문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라파예트 공원과 인접한 백악관처럼 시민들이 대통령 집무실 바로 앞까지 다가설 수 있도록 개방형 공간을 조성하겠다는 의미다. 윤 당선인은 “(집무실 주변에) 백악관 같이 낮은 담, 펜스를 설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관저는 용산구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을 당장 리모델링해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윤 당선인은 “(한남동) 공관을 수리해 들어가는데 장기적으로는 이 구역(국방부) 안에 관저나 외부 손님들을 모실 수 있는 시설을 만드는 게 좋지 않겠나 생각한다”면서도 “지금은 그것(관저 신축)까지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남동 공관에서 국방부 청사까지 출퇴근길 이동 은 교통통제 시 차량으로 3∼5분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윤 당선인 측은 3월말까지 국방부를 합참 청사로 이전시키고 4월말 국방부 청사 리모델링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후 윤 당선인은 오는 5월10일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날부터 새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겠다는 계획이다.

  • 일하는 대통령 모습 국민께 열려있는 자체가 민주주의 발전

 “여기서부터 해서 이쪽 부분에 가족공원이 있고, 이 아래쯤에 국립중앙박물관이 있습니다. 이 부분을 시민 공원으로 즉시 개방을 하고….”

이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가느다란 지시봉을 들고 기자회견장에 올라 조감도 위에 반원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는 조감도 속 건물을 하나씩 짚으며 자신의 ‘용산 대통령 집무실’ 구상을 상세히 설명했다. 윤 당선인은 조감도의 국방부 청사 건물을 가리키며 “국방부와 저 대통령, 집무실이 들어가고, 이제 청와대라는 거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날 기자회견은 ‘대국민 프레젠테이션’을 방불케 했다.

30분간 쏟아진 취재진의 ‘송곳 질문’도 피하지 않고 즉석에서 답변을 이어나갔다. 그는 “국민께서 ‘조금 급한 것 아니냐’는 우려 말씀이 있어 직접 나서서 이해를 구하는 것”이라고 자세를 낮췄다. 윤 당선인은 회견장을 나서기 전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이제 다 국방부 1층으로 오시느냐”라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코로나 등 민생 현안 많은데 집무실 이전이 ‘1호 공약처럼 추진된다는 비판이 있다.

 “코로나19 손실 보상과 시급한 민생 문제는 인수위에 많은 주문을 해놓았고 바로 방안이 발표될 것이기 때문에 별개다. 국민과 소통하며 일하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도 국민에게 봉사하기 위한 것이고, 대통령의 독단이 아니라 충분히 소통하며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역시 시급한 문제다.”

-510일까지 집무실 이전 로드맵이 있나.

“로드맵을 지금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시간상 (현 정부와) 원만하게 협조가 되면 충분히 가능하리라고 판단한다.”

광화문에서 용산으로 집무실 이전지 바꾸는 과정서 풍수지리나 무속 논란이 불거졌는데.

“대선 과정에서도 나왔지만, 무속은 민주당이 더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용산은 처음부터 완전히 배제한 것이 아니고 공약 만드는 과정에서 여러 대안으로 생각했다.”

국민과 소통을 위해 경호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것 같은데.

“국민과 소통하고 국민 곁으로 다가가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경호체계도 좀 바꿔나갈 생각이다. 그리고 제가 시민들과 만나는 행위 자체도 중요하지만, 국가의 최고 의사 결정을 하는 정치인이 일하는 모습을 국민이 언제든지 지켜볼 수 있다는 자체가, 또 그렇게 노출돼있다는 것 자체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발전을 훨씬 앞당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청사 명칭은 어떻게 하나.

“명칭은 좋은 명칭이 있으면 좀 알려주고, 국민 공모를 해서 (결정하겠다).”

여론이 안 좋으면 철회할 생각은?

“국민들께서 ‘조금 급한 거 아니냐’, ‘시간 갖고 봐야 하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제가 직접 나서서 이해를 구하는 것이다. 청와대에는 절대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청와대는) 제왕적 권력의 상징이고, 조선 총독부터 100년 이상 써온 곳이다. 이 장소를 국민께 다 돌려드리고 국립공원화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불만 여론을 설득하기 위해 국민과 직접 만나 소통할 계획이 있나.

“얼마든지 (소통하겠다). 꼭 이 사안이 아니더라도 한분 한분 만나는 게 어렵다면 우리 기자 여러분들과 언제든지 만나겠다.”

제왕적 대통령제 내려놓겠다고 했는데 당선인 시절부터 강화하는 것 아닌가.

“제왕적 대통령제를 내려놓는 방식을 제왕적으로 한다는 말씀이신데, 결단하지 않으면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고 생각하고 국민들께 이해 구하기 위해 직접 말씀드리는 것이다.”

  • 국방부 이전 안보 위협용납 못해” “폐쇄성 이제는 벗어나야환영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로 집무실을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하면서 국민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20일 오후 2시 기준 ‘용산 이전 반대’ 국민청원은 20만명 이상이 동의해 답변 요건을 충족했다. 지난 17일 청원 글을 올린 작성자는 “윤 당선인이 본인 집무실을 만들겠다고 국방부를 옮기게 하는 것은 대한민국 국가 안보에 위해가 될 뿐 아니라 국가 세금의 어마어마한 낭비를 초래한다”며 “국민으로서 절대 용납할 수 없으니 국회에서 막아 달라”고 호소했다.

기존 청와대의 폐쇄성을 이유로 집무실 이전에 찬성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직장인 이모(29)씨는 “현재 청와대는 위치도 개방성과 거리가 멀고, 건물 자체도 권위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옮기는 것은 긍정적으로 본다”면서 “문재인 대통령도 청와대 이전을 공약하는 등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너무 서두르는 것이 아닌지 아쉽고 우려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로 옮기겠다고 발표한 3월20일 이전을 환영하는 지역주민의 현수막(위쪽 사진)과 반대하는 지역주민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용산 주민들의 반응도 마찬가지다. 용산에 거주하는 60대 직장인 박모씨는 “가뜩이나 국방부 앞은 차량 정체가 심한 곳인데 집회나 시위, 교통통제, 경호 문제로 더 불편이 커질 거란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며 “윤 당선인이 내세운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는 명분이 전혀 납득이 되지 않는다. 대체 왜 옮기려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다만 다른 주민 A씨는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철도 지하화와 용산공원 개장 등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본다”면서 “용산이 강남을 능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부동산 민심 인근 주거환경 크게 개선” vs “재개발 사업 차질 불가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실을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기로 결정하면서 용산 인근 부동산 민심이 엇갈리고 있다. 보안상 이유 등으로 규제가 추가될 경우 진행 중인 개발사업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와 주변 주거환경이 빠르게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또 수십 년간 청와대 ‘이웃’으로 살아왔던 서울 종로구 주민 사이에서도 고도제한이 풀려 개발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와 함께 오히려 주변 상권이 타격을 입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왔다.

3월2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인근 도로변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발표한 청와대 집무실 이전에 대한 찬성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각각 내걸려 있다.

윤석열 당선인은 3월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을 직접 발표했다. 대선 이후 청와대 용산 이전 문제가 거론되면서 이 지역 주민들의 우려가 컸다. 국방부 청사 인근에는 현재 한강로1가 특별계획구역(158번지 일대)과 삼각맨션 특별계획구역의 정비사업 등이 추진 중이다.

이 지역에서 영업 중인 한 공인중개사는 “가뜩이나 재개발 추진 속도가 더딘 상황에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으로) 제약이 더해지면 사업이 지연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조합원이 많다”고 설명했다. 삼각지역 주변 재개발 지역 주민은 3월18일 국방부 청사 앞에 모여 대통령 인수위원회 관계자들이 탄 버스를 잠시 막아선 채 이전 계획을 철회하라고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런 여론을 의식해 “집무실 이전에 따른 신축건물, 아파트 건설에 (기존 군사시설보호구역 제한을 넘는) 추가적인 제한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전 추진 과정에서 추가 규제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통령 경호라는 특수목적상 초인접 지역은 특별관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통제나 규제를 최소한으로 하더라도 인근 주민의 재산권 행사 등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서진형(경인여대 교수) 대한부동산학회장도 “용산은 서울의 중심지이자 마지막 남은 노른자위 땅으로 복합개발을 통해 랜드마크로 개발할 필요가 있었는데 아쉬움이 남는다”며 “개발계획이 제한을 받게 된다면 용산지역 전체 집값에 하방 압력을 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용산 르네상스시대 오나 미군기지 터 동쪽에 아파트·6성급 호텔

노른자용산 유엔사부지, 우선협상자에 현대건설 선정공사금액만 12000억 넘어

현대건설이 공사비만 1조원이 넘는 서울 용산구 유엔사 부지에 아파트와 업무 시설 등을 짓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서울에 몇 안 남은 ‘노른자 땅’으로 평가받는 입지에다 주변에 한남더힐·나인원한남 같은 최고급 아파트가 몰려 있다. 현대건설은 유엔사 부지에 자사 기술력을 총집중한 명품 단지를 짓는다는 각오이다. 국내 최대 재개발 사업인 용산구 ‘한남3구역’과 서빙고동의 고급 테라스 하우스 ‘아페르 한강’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유엔사 부지 시공권까지 따내 용산 일대에서 존재를 과시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이 시공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유엔사 부지의 개발 후 예상 모습. 현대건설은 한남3구역 재개발 등 용산 일대에서 굵직한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건설
  • 유엔사 부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3월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최근 유엔사 부지 시공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보통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 수개월 내에 본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큰 이변이 없는 한 시공사로 낙점될 전망이다. 용산구 이태원동 5만1762㎡ 규모의 유엔사 부지는 부동산 개발 기업 일레븐건설이 지난 2017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1조552억원에 낙찰받아 개발 중이다. 지하 8층~지상 20층 아파트 420가구와 오피스텔 722실, 6성급 호텔(285실), 업무·판매 시설이 조성될 예정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유엔사 부지의 공사 금액만 1조2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한다.

유엔사 부지는 용산 미군 기지 터 동쪽에 붙어 있다.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을 걸어서 다닐 수 있고, 한강도 1㎞ 거리에 있다. 정부는 미군이 주둔하던 곳을 ‘한국판 센트럴파크’로 조성할 계획이어서 유엔사 부지를 포함한 주변의 주거 여건은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일레븐건설과 해당 프로젝트에 대해 협의하며 수주를 위한 공을 들였다. 이런 대규모 프로젝트는 개발 계획을 세우는 데에도 상당한 전문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발주자는 사전에 시공사나 설계사 등과 협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발주처와 형성한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공사비와 기간 등에서 경쟁력 있는 조건을 제시했다”며 “최근 굵직한 프로젝트를 다수 수행한 실적과 탄탄한 회사 재무 구조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 용산 르네상스앞장선다

용산은 서울의 중심인 데다 대형 개발사업이 여럿 진행 중이다.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B 노선이 개통될 예정이고 국제업무지구 조성도 추진 중이다. 민간 아파트 재건축·리모델링과 저층 주거지 재개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은 용산 국방부 청사로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하기로 확정했다.

현대건설은 최근 수년간 용산에서 상징성 있는 프로젝트를 잇달아 수주하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프로젝트가 2020년 6월 수주한 한남3구역 재개발이다. 총 5816가구, 사업비 7조원 규모의 국내 최대 재개발 프로젝트다. 작년 6월 조합원 대상 분양 신청을 마쳤고 올 하반기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대건설은 서빙고동의 고급 빌라 ‘아페르 한강’도 내년 말 준공 목표로 건설 중이다. 26가구 규모 소형 단지지만 서울 도심에서 보기 드문 테라스 하우스라는 희소성과 좋은 입지 때문에 인기를 끌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새 정부 들어 부동산 규제가 완화되면 용산의 다양한 개발사업도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며 “용산 일대 주요 건설 사업의 시공권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수암(守岩) 문 윤 홍 大記者/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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