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1.25%로 인상…올해 1~2회 더 올린다

0.25%p 올려, 코로나 전 복귀이주열 “1.5%돼도 긴축 아니다기준금리 추가인상 예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年)1%에서 1.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글로벌 공급망 병목현상이 길어지며 물가 상승 압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2021년 8월과 11월에 이은 추가 인상으로, 기준금리는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그러나 한은은 ‘완화적’이라고 표현하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준금리가 한 차례 더 올라 1.5% 수준이 돼도 긴축으로 볼 순 없다”고 말해 최소 한 번 이상의 추가 인상을 예고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월14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에서 1.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해 11월(0.75%→1%)에 이은 연속 금리 인상으로, 연속 금리 인상은 2007년 7월과 8월 이후 14년 만이다. 이날 금리 인상은 예정된 이벤트였다. 이 총재가 지난해 11월 금리 인상 이후 추가 금리 인상 문을 열어뒀기 때문이다.

한은이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고 있는 건 치솟는 물가를 억누르려는 중앙은행의 ‘인플레 파이터’ 본능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2.5% 오르며 2011년(4.0%)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 폭을 기록했다. 한은의 물가 목표치(2%)를 웃도는 수치로, 월간 기준 CPI(전년동기대비)는 2021년 10월(3.2%)부터 3%를 넘어선 뒤 11월(3.8%)과 12월(3.7%) 모두 3%대 후반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이 예상보다 길어지는 데다,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영향이다. 이 총재는 이날 “(지난해 11월 전망 당시보다) 물가 상승 압력이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일 ‘매(통화 긴축)의 발톱’을 드러내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연준의 금리 인상 시점이 예상보다 빨라지고 있고, 횟수도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달 미국의 CPI가 1년 전보다 7% 오르며 40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하는 등 물가가 무서운 기세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인플레와의 전쟁을 선포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11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길어져 기준금리를 더 올려야 할 상황이 온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댁담보대출 금리 연 6%, 신용대출 금리 연 5% 시대 임박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하면 한국과 미국 간 금리 차이가 좁혀지면서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을 자극할 수 있는 상황이다. 골드만삭스·JP모건체이스·도이체방크 등 주요 투자은행(IB)은 올해 연준이 네 차례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0.25%로, 올해 네 차례 인상한다면 연말 1.25%로 치솟게 된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주저하면 양국 간 금리 차이가 0.75%에서 0.5%, 0.25%까지 좁혀질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조만간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을 점친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상·하반기 한 차례씩 두 번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언론에 3차례 인상 가능성을 전망하기도 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높아진 물가와 누적된 금융 불균형 위험을 근거로 한은의 ‘매파 본성’이 세졌다”며 “금리를 3분기에 추가로 올려 1.5%까지 인상할 것으로 보지만, 시장에선 1.75%까지 각오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이고 가계부채나 금융 불안정 이슈가 여전하기 때문에 올해 기준금리를 2회 이상 올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이날 금통위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 “오늘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성장과 물가 상황과 전망 등을 고려하면 지금도 실물경제 상황에 비해 여전히 기준금리는 완화적 수준이라고 판단한다”며 “앞으로도 경제 상황에 맞춰 기준금리를 추가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준금리가 한차례 더 올라 1.50% 수준이 돼도 긴축으로 볼 순 없다”고 말해 최소 한 번 이상의 추가 인상을 예고했다. 만약 올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2회 더 올린다면 연말 기준금리는 1.75%가 된다. 미국이 네 번 인상한다고 해도 0.5%의 금리 차이를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와 가계 소비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여전히 코로나19와 소비 등 경기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너무 빨리 돈을 거둬들이면, 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해 11월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 한국이 금리 인상을 조금 일찍 시작했고, 속도도 다른 국가보다 상당히 빠르다”며 “가파른 금리 인상이 경기 회복을 지나치게 제약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당장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시중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연 6%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기준금리는 대출 준거금리인 국채와 은행채 등 금리에 영향을 줘 대출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고정금리형 주담대 금리는 연 3.75~5.51%다. 최고금리는 이미 5% 중반을 넘어선 상황이다.

코픽스(COFIX)를 추종하는 변동금리형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 역시 상승할 전망이다. 코픽스는 시중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를 뜻하는데,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과 은행채 등을 통한 조달금리가 인상·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움직인다. 2021년 11월 코픽스는 한 달 만에 0.26%포인트 올랐다. 상승폭은 2010년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대였다. 금융권에서는 2021년 12월 코픽스도 상승폭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2021년 8월과 11월의 연이은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다 여론의 압박으로 시중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대폭 올렸기 때문이다. 다음달 발표되는 코픽스는 더 오른다. 이날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예·적금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인상했기 때문이다. 신한·우리은행은 17일부터 주요 정기예금 상품과 적금 금리를 0.1∼0.4%포인트 올린다고 밝혔다.

신용대출 금리는 최고금리가 연 5%에 이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4대 시중은행의 이날 기준 신용대출 금리는 3.39~4.73% 수준이다. 한은에 따르면 금융기관의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 규모는 대출자 1인당 평균 16만1000원이 늘어난다. 전체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 규모는 연간 57조7000억원에서 60조9000억원으로 3조2000억원 불어난다. 시장에선 각종 대출을 끌어모아 집을 사는 ‘영끌족’이 사실상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이날 한은의 금리 인상과 미국의 긴축 속도가 빨라진 것에 대한 우려로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1.36% 내린 2921.92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은 홀로 8138억원을 사들였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463억원, 6002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135억원, 652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는 전날보다 0.2원 오른(환율은 하락) 달러당 1187.3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수암(守岩) 문 윤 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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