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낀 세계경제, 또다른 충격 온다” vs “美증시 20% 이상 오른다”

전문가들의 올해 글로벌경제 전망240() 굴리는 투자 대가 켄 피셔의 전망은?

코로나팬데믹 사태 3년 차를 맞는 2022년 연초 글로벌 금융시장 분위기는 확신보다 혼돈에 더 가깝다. 오미크론 코로나 변이 확산, 미국·중국 간 갈등과 중국의 경기 둔화, 미국발(發) 돈줄 조이기,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러시아와 서방 국가들 간 대치 등 지뢰들이 곳곳에 매복해 있기 때문이다. 오미크론에 대해 독일 연구진은 “부스터샷을 맞으면 방어력을 100% 회복 가능하다”고 한 반면, 미국 컬럼비아대는 “백신 3차 접종도 오미크론 방어에 충분하지 않다”는 정반대 결과를 내놓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의 2022년 전망도 양극단으로 갈린다. 한쪽에서는 과도한 부채 거품이 꼭지에 근접했기 때문에 터질 순간만 남았다는 비관론이 제기된다. 다른 한편에서는 인플레이션(지속적 물가 상승) 문제는 곧 잠잠해지고 물가가 안정 수준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낙관한다. 과연 올해 경제는 어떠한 길을 걷게 될까. 글로벌 경제 구루(대가)들의 전망을 들어봤다.

  • 코로나 이후 또다른 경제 충격 온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해 유명해진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 회장은 지난 12월 경제방송 CNBC에서 “코로나 이후 또 다른 경제 충격이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가 말한 충격의 근원은 ‘미·중(美中) 무역전쟁’이었다.

그는 “미국이 무리하게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여 미국의 물가가 급등한 것은 물론 실업자도 속출하고 있다”며 “미국 경제가 미·중 무역 전쟁의 후유증을 크게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중 무역 전쟁으로 미국 내 일자리는 1년 만에 30만개 이상 사라지고 미국 기업들은 1조7000억달러(약 2018조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달리오 회장은 경제 충격에 대비하려면 개인 투자자들은 자산 포트폴리오(목록)를 다각화하고 가상화폐 같은 디지털 자산에도 관심을 두라고 조언했다. 국가는 돈을 계속 찍어내는 대신 기업들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 극복용 지원금이 만든 ‘부채 거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투자 전설’ 워런 버핏의 사업 파트너인 찰리 멍거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은 지난 12월 초 호주의 한 콘퍼런스에서 “최근 자본시장의 버블(거품)은 1990년대 후반 닷컴 버블 때보다 심하게 미쳤다(crazier)”고 말했다. 그는 많은 미국 기업이 수익 대비 35배 정도 가격에 거래되는데, 이는 최근 역사에서 보지 못했던 극단적인 밸류에이션(기업평가)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닷컴 버블은 2000년에 터져 버렸다”고 했다.

거품을 경고한 또 한 명의 구루는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를 그린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 마이클 버리 사이언애셋 창업자였다. 그는 트위터에서 “지금은 1920년대보다 투기가 더 많고 1990년대보다 주가가 과대평가돼 있다”고 했다. 현재 증시가 1929년 경제 대공황 직전이나 1990년대말 닷컴버블보다 거품이 더 크다는 것이다.

매출은 거의 없고 분기 손실액만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가 넘는 전기차 업체 리비안의 시가총액이 872억달러로 110년 넘은 미국 대표 자동차 기업인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를 넘어선 것은 증시에 거품이 낀 사례로 거론된다.

GDP(국내총생산) 대비 시가총액의 비율인 버핏지수는 시장 버블 수준이 상당히 심각함을 보여준다. 버핏지수는 워런 버핏이 증시 거품 여부를 따지는 가장 좋은 척도로 꼽은 지수다. 통상 이 지표가 70~80%이면 저평가, 100% 이상이면 거품이 낀 것으로 본다. 지난 12월 204%로 닷컴 버블 시기였던 2000년 3월(141%)보다 훨씬 높아졌다.

  • 올해 미국 증시 최대 20% 이상 오를 것

3300억달러(약 392조원)를 굴리는 자산운용사 구겐하임파트너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스콧 마이너드는 “(올해) 주가가 10~20% 이상 상승하고, S&P500지수는 5000까지 오를 것”으로 봤다. 최근 S&P500지수는 4700선을 오르내린다. 마이너드는 ‘채권왕’ 빌 그로스로부터 ‘신채권왕’으로 지목받았고 작년 초 시중 금리 기준 역할을 하는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의 하락을 정확히 예견한 바 있다.

그는 “연준이 금리를 인상해도 풀린 자금 규모로 볼 때 국채 금리가 2%를 크게 넘어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채 금리는 테슬라·넷플릭스 등 기술 성장주 주가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공급망 차질과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은 곧 진정될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한국에서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연준이 양적 완화를 시작했던 지난 2008년 인플레이션이 시작될 것으로 봤지만 내가 틀렸다”며 “돈이 회전하는 속도가 느려지면서 인플레이션이라는 가시(sting)를 제거했다.

그리고 돈의 회전 속도는 아직도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물가가 오히려 하락(디플레이션) 압력을 받을 것”이라며 두 가지 이유를 더했다. 하나는 최근 공급망 차질로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은 기업들이 과도한 주문을 넣고 있지만, 수요는 정점을 찍은 후 올해부터 공급 과잉으로 전환된다는 것이었다. 다른 하나는 기술 혁신에 따른 비용의 감소였다.

투자은행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도 긍정론을 펼쳤다. 그는 지난 10월 국제금융연구소(IIF)가 연 콘퍼런스에서 “공급망 위기가 전혀 문제가 안 될 것”이라며 “소비가 코로나 사태 이전보다 20% 이상 증가했고, 기업들도 공급망 충격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등 좋은 상태를 유지 중”이라고 말했다.

켄 피셔 인플레 겁먹을 필요없다연말엔 증시 두자릿수 상승할 것

연준보다 중간선거가 더 중요바이든 부양책 걸리면 호재시장 믿어야

“인플레이션은 너무 많이 거론돼 더 이상 겁먹을 필요 없다. 위험보다 기회가 많을 것이다.”

운용자산이 약 2000억달러(약 240조원)에 달하는 피셔인베스트먼트의 켄 피셔 회장은 “시장이 덜컹거린다고 겁먹을 필요 없다”는 말부터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 인상 예고를 쏟아내면서 긴축으로 급선회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침착하라”고 했다. 이런 상황들은 미리부터 예고된 것이라 증시 등에 이미 어느 정도 반영됐다는 것이다. 그는 “연준보다는 올해 있을 미국 중간선거에 주목하라. 공화당의 우세로 조 바이든 대통령의 과격한 경기 부양책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엔 큰 호재다”라고 말했다.

  • 시장을 보라, 인플레이션 너무 겁낼 것 없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1년 5월 이후 연준의 목표치(전년 동기 대비 2% 이상)를 크게 웃도는 5~6%대를 기록해 왔고 지난해 12월엔 7%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그는 “인플레이션은 그다지 걱정할 변수가 아니다”라며 두 가지 이유를 꼽았다. 피셔 회장은 “우선 모두가 인플레이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이 더 놀랄 여지가 없다.

또 하나의 이유는 지금 인플레이션이 대부분 코로나 록다운(경제 폐쇄)을 풀고 경제를 재개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점이다. 공급망 병목 현상 등 현재 물가 상승을 유발하는 문제에 대한 해법은 대부분 나와 있다. 시행까지 시차가 좀 있을 뿐”이라고 했다.

현 인플레 상황은 어차피 거쳐야 할 과정이란 의미일까. 그는 “그렇다. 거의 모든 생산 시설의 가동이 어느 정도 중단됐었고, 이를 원래대로 되돌리기 위해 생각보다 긴 시간이 걸리는 정도다. 공정이 상대적으로 단순한 산업이라면 복귀 속도도 빠를 것이고, 복잡할수록 시간은 좀 더 걸릴 테지만 정상화는 진행이 단계적으로 되어가고 있다. 이미 원목 가격 등은 안정되고 있는데 올해 말쯤이면 석유화학 등 보다 복잡한 산업들도 생산이 정상으로 돌아가면서 가격 상승률이 진정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피셔인베스트먼트의 켄 피셔 회장. 그는 “인플레이션처럼 시장에서 많은 사람이 거론해 이미 주가 등에 반영이 돼 있는 변수엔 너무 겁 먹을 필요가 없다. 올해는 더 극단적인 교착 상태가 될 미국의 정치 상황으로, 시장엔 호재”라고 말했다.

하지만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에 대해 “지난 수십년 동안 연준의 행태를 보면 유능과는 거리가 멀다고 나는 생각한다. 지금 의장인 제롬 파월만 봐도 그렇다. 몇 달 전만 해도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하더니, 지금은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을 바꿔 스스로를 바보로 만들어버렸다. 만약 내 예상대로 올해 물가가 진정되고 결국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었다는 결론이 나면 어떻게 될까. 파월은 갑절로 미련한 사람이 되어버릴 것이다. 나는 연준보다는 시장을 믿는다”고 했다.

시장은 이미 인플레이션 우려를 떨쳤다는 뜻인가. 피셔 회장은 “문제가 되는 것은 언제나 미래의 인플레이션이다. 지나간 인플레이션은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인플레이션에 가장 민감한 투자자들은 만기가 수십 년인 장기 채권 투자자들인데, 현재 장기 채권 금리는 매우 안정돼 있다. ‘심한 인플레이션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시장이 믿는 것”이라고 했다.

장기 채권의 금리는 보통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 함께 올라간다. 사전에 정해진 금리를 받는 채권은 인플레이션으로 돈 자체의 가치가 하락할 경우 손실을 보게 돼 투자자들은 금리를 높임으로써 이 위험에 대응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장기 채권인 미국의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2.1%로 6개월 전(연 2.3%)이나 코로나 이전(2020년 1월 초 기준 연 2.3%)보다 다소 내려와 있다. 시장이 물가상승이란 변수를 아직 큰 위협으로 여기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피셔 회장은 “‘시장이 틀렸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엄청나게 똑똑하거나 미련한 사람인데 대체로는 후자”라고 말했다.

  • 미국의 정치 극단적 교착···시장은 환호할 것

피셔 회장은 2022년에는 연준보다 미국의 정치 상황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미국의 정치권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여당인 민주당이 근소하게 우세한 상황이다. 그는 “이미 정치적 그리드록(gridlock·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미국 의회는 11월 중간선거(대통령 임기 중간에 있는 의회 선거)에서 공화당이 의석 수를 늘리게 되면서 더 극단적인 그리드록으로 치닫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럴수록 시장은 반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중간선거는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까. 피셔 회장은 “중간선거가 있는 해엔 보통 상반기 내내 양당이 서로를 향해 악랄한 말을 쏟아낸다. 그 과정에 시장에 불안이 번지며 증시를 억누를 수 있다. 중간선거는 대체로 야당이 선전(善戰)해 의석 수가 늘고 정치적 균형을 찾아가는 그리드록 상태를 유발하는 쪽으로 결론이 날 때가 잦다.

이번에 다른 점이 있다면, 선거 전부터 미 의회가 이미 그리드록에 빠져 있고 선거를 통해 이 그리드록이 매우 극단적인 지경으로 치닫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걱정하지 마시라. 시장은 오히려 반길 것이다. 상반기엔 다소 덜컹거리는가 싶었던 증시가 하반기엔 그리드록을 반기며 상승하리라고 예상한다”했다.

그러면 정치 교착이 시장에 왜 좋은가. 그는 “나를 포함해 시장은 ‘그리드록 효과’를 좋아한다. 정치적 교착 상태란 극단적인 정책이 의회를 통과해 시장을 경악시킬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이 추진하던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3조달러 부양책)’ 법안이 얼마전 사실상 좌초됐다. 그리드록이 더 강화되면, 앞으론 모든 법안을 굉장히 타협적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의회를 통과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시장엔 나쁠 것 없다”고 말했다.

피셔 회장은 이런 변수와 상황들이 올해 미국 증시를 상승시킬 것이라며 “연말을 향해가며 미국 증시가 확실히 반등해, 두자릿수 상승률로 올해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한다. 기대해 보라”고 했다.

주로 낙관적 전망을 이야기했는데, 투자자가 고려할 위험은 없을까. 그는 “위험은 대부분의 투자자가 간과하는 곳에 숨어 있다. 예를 들면 금융 시스템을 무너뜨리는 사이버 공격 같은 일이 가능성이 작지만 일어나지 말란 법은 없다. 이보다 발생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위험은 경기 순환 주기와 관련한 것이다. 경제가 수년에 걸쳐 성장하다 보면 침체기가 와서 조정이 일어나고, 그 과정에 가계와 기업은 빚을 줄이고 비효율을 개선하는 식으로 다음 확장기를 위한 토대를 닦는다. 이번엔 다르다. 록다운으로 인해 통상적인 불황이 아닌, 인위적 수축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 기업은 효율화를 하기는커녕 꽉 막힌 공급망에 대응하고 생산 시설을 비정상으로 돌리는 이상한 방식으로 2년째 사업을 하고 있다. 이런 여건은 기업과 가계의 효율성을 줄여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비정상적인 불황을 2023년쯤 유발하고 증시에 악영향을 끼칠 위험이 있다. 아울러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주요국에서 확산하고 있는 빅테크 및 헬스케어 기업에 관한 규제 강화 기조도 투자자가 주의 깊게 보아야 할 변수”라고 말했다.

  • 켄 피셔 피션인베스트먼트 회장

운용 자산이 약 2000억달러(약 240조원)에 달하는 피셔인베스트먼트의 창업자이자 회장. ‘포브스’지에 2017년까지 33년 동안 ‘포트폴리오 전략’을 연재한 포브스 역대 최장수 칼럼니스트다. 1984년 주가매출액비율(PSR)을 처음 고안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역발상 주식 투자』 『3개의 질문으로 주식시장을 이기다』 『투자의 배신』 등의 저서가 있다.

수암(守岩문 윤 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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