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앞당긴 美 연준…세계 금융시장 요동쳐

, 인플레 억제 위해 초강수조기 금리인상·자산축소 시사

미국 중앙은행(연준)의 조기 긴축 가능성에 전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는 1% 넘게 하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1년6개월 만에 1200원을 넘어섰다. 연준이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시작하는 것은 물론 양적 긴축에도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하면서 전일 나스닥지수는 3% 이상 급락했고,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3% 가까이 떨어지는 등 전 세계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았다.

1월6일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33.44포인트(1.13%) 하락한 2920.53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2915.38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날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2826억원, 1823억원 순매수한 반면 기관이 4830억원 순매도했다. 코스닥지수는 29.32포인트(2.90%) 급락한 980.30에 마감, 11거래일 만에 990선을 내줬다. 장 한때 979.83까지 내리며 970대에 거래되기도 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더욱 강한 매파적 기조가 확인되며 나스닥지수가 하락하자 이에 동조화돼 코스닥이 장중 2% 이상 하락했다”며 “코스닥서 외국인과 기관 매도가 6거래일 연속 지속된 것도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 스닥 등 아시아증시 일제히 하락비트코인 하루새 9% 떨어져

아시아 증시 역시 급락했다. 일본 도쿄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844.29포인트(2.88%) 내린 2만8487.87에 거래를 끝냈다. 이날 하락폭은 지난해 6월 21일 이래 가장 컸다. 중국 본토 상하이종합지수 역시 전거래일 대비 9.10포인트(0.25%) 내린 3586.08, 대만 자취안지수는 132.04포인트(0.71%) 하락한 1만8367.92에 마감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발작은 지난 5일(현지시간) 공개된 미 연준의 지난해 12월 FOMC 의사록에서 예상을 넘는 ‘매파’적 발언이 나왔기 때문이다.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치솟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매우 팍팍한 노동시장 흐름으로 볼 때 정책금리를 이전 예상보다 더 빨리 올릴 필요가 있다는 데 합의했다. 일부 위원은 여기서 더 나아가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직후 현재 8조7600억달러 규모인 연준의 채권을 비롯한 보유자산 규모를 축소하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다.

FOMC발 긴축 폭탄에 원·달러 환율은 1년6개월 만에 1200원 선을 넘어섰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10원 오른 120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긴 것은 지난 2020년 7월 24일(1201.50원) 이후 처음이다.
가상자산도 폭락장을 피해갈 수 없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세 데이터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BTC) 시세는 약 3개월 전인 9월 말 수준으로 뒷걸음쳤다. 최근 4만5000~4만7000달러(약 5400만~5600만원)대의 시세를 보였던 비트코인은 이날 4만2000달러(약 5000만원)대로 하루 만에 약 9% 떨어졌다. 가상자산 전체 시가총액도 전날 2조2700억달러(약 2700조원)에서 이날 2조400억달러(약 2500조원)로 하루 만에 10% 감소했다.

, 풀린 돈 회수하는 양적 긴축앞당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돈 풀기 속도를 늦추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아예 시중의 돈을 거둬들이기 시작한다면 시장엔 재앙이 닥칠지 모릅니다.”

5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지난해 12월 회의 의사록이 공개된 직후, 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의 제이 햇필드 CEO(최고경영자)는 CNBC 인터뷰에서 ‘재앙(disaster)’이란 표현을 썼다. FOMC는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 기구다.

의사록을 통해 FOMC 위원들이 기준금리 조기 인상이나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 수준을 훨씬 뛰어넘어 시중의 돈을 거둬들이는 이른바 ‘양적 긴축(QT·quantitative tightening)’까지 논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글로벌 증시가 크게 하락하고 달러 가치가 급등하는 등 시장이 출렁거렸다.

  • 물가 상승, 고용 회복에 연준 긴축으로 급선회

시장 전문가들은 테이퍼링이 끝나는 오는 3월부터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되고, 바로 양적 긴축이 시작될지 모른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코로나로 촉발된 지난 2년간의 QE(quantitative easing·양적 완화)가 끝나고, 연준이 오히려 시장의 돈을 거둬들이는 QT의 시대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연준은 코로나 이후 약 4조달러(약 4800조원)에 달하는 돈을 양적 완화로 풀어 왔다.

FOMC 위원들은 치솟는 물가와 코로나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한 고용시장을 긴축 선회의 이유로 꼽았다. 연준은 그동안 물가 상승률이 ‘상당 기간 연 2% 이상’에 머물고 완전고용이 달성될 경우에 기준금리를 올리겠다고 밝혀 왔는데 이 목표가 어느 정도 달성됐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5월 연준 목표치의 2배를 넘는 연 5%(전년 동월 대비)를 돌파했고 11월 이후엔 6%대 후반으로 오르며 30여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용도 코로나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는 평가가 많다. 지난 12월 실업률은 전월보다 0.4%포인트 낮은 4.2%를 기록했다. 코로나 확산 이후 처음으로 미 의회예산국이 추정한 자연실업률(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는 실업률)인 4.4~4.5%보다 밑으로 내려갔다.

12월 신규고용 199000명 그쳐, 실업률은 3.9%연준 금리인상 재촉

미국의 지난해 12월 신규고용 규모가 19만9000명에 그쳤다. 42만명을 넘을 것이라던 예상을 크게 밑돌았다. 그러나 실업률은 4.1% 예상을 깨고 3.9%로 더 낮아졌다. 또 임금도 1년 전보다 4.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구인난이 지속돼 실업률은 떨어지고, 임금은 계속 올라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을 더 높일 것이어서 이미 금리인상 카드를 꺼내 놓은 연준의 금리인상 발걸음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고용증가, 1년만에 최저

미국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이 1월7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한 지난해 12월 고용동향은 시장 전망을 크게 밑돌면서 미국의 인력난이 심화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줬다.CNBC에 따르면 다우존스 설문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42만2000명 증가를 예상했지만 BLS가 발표한 실제 증가폭은 19만9000명에 그쳤다. 11월 고용 증가폭 24만9000명에 비해서도 낮은 증가세다.

또 이코노미스트들은 4.1% 실업률을 예상했지만 실제는 11월보다 0.3%포인트 낮은 3.9%로 나타났다. 팬데믹 이전의 3.5% 수준에 더 가까워졌다. 고용 증가폭이 크게 둔화됐는데도 불구하고 실업률이 떨어진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감염을 우려해 구직을 포기한 이들이 많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 확산으로 미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연일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노동자들의 취업 의지는 크게 꺾였다. 노동시장에 뛰어든 노동자 수가 약 230만명 줄었다. 3.5% 실업률은 팬데믹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50년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던 2020년 2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고용규모는 팬데믹 직전인 2020년 2월에 비해서는 여전히 290만명 적다.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한 식료품점 주차장에 2021년 10월8일(현지시간) 구인 광고판이 서 있다. 심각한 구인난 속에서도 미국의 12월 신규고용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 연준, 금리인상 재촉

기업들이 구인난에 허덕이면서 임금은 계속 오르고 있다. 12월에는 한 달 전보다 0.6% 올랐다. 1년 전에 비해서는 4.7% 뛰었다. 계속되는 구인난과 높은 임금 상승률, 실업률 하락 덕에 연준은 통화정책 긴축 고삐를 바싹 죄기가 쉬워졌다.
노동시장은 탄탄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데다, 임금 상승이 전반적인 물가상승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2차 인플레이션을 부를 수 있어 어느 때보다 인플레이션을 다잡을 필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연준의 고용·물가 양대 정책 목표 가운데 물가안정에만 초점을 잡으면 되는 상황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연준이 금리인상 방아쇠를 당길 수 있는 실업률 수치를 손에 쥐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고 전했다. UBS 선임 이코노미스트 브라이언 로즈는 “연준은 그동안 고용 규모보다는 실업률에 더 강조점을 두는 결정들을 해왔다”면서 “실업률이 계속 떨어져 3.9%까지 낮아졌다는 점은 연준에는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 10년물 국채 수익률, 1.8% 육박

채권시장에서는 이날 고용동향이 연준의 금리인상을 재촉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3월 15~16일 F0MC에서 연준이 첫번째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을 굳히고 있다. 시중 금리 기준물인 10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이날 0.06%포인트 더 올라 1.78%로 뛰었다. 2020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연준이 1월5일 금리인상 뒤 곧바로 보유 채권 매각에 나설 것임을 시사하는 12월 FOMC 의사록을 공개한 여파까지 더해져 이번주 미 국채 수익률은 급등세를 타고 있다.지난해 말 1.51%로 마감한 10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불과 1주일 사이 0.3%포인트 가까이 폭등했다.

주간 단위 상승폭이 2년 4개월만에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리면서 주식시장은 고전하고 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이날 장초반 약세를 딛고 오름세로 돌아섰으나 금리변동에 민감한 기술주로 구성된 나스닥지수는 이날도 1% 가까운 하락세를 기록했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 위기 때는 양적 완화가 2008년 11월 시작됐고 9년 후에야 양적 긴축으로 전환됐다”며 “연준이 올해 안에 양적 긴축을 시작할 경우 3년도 되지 않아 완화를 긴축으로 전환하는 것이어서 세계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 양적 긴축(QT)

중앙은행이 보유한 채권을 내다 파는 방식으로 시중의 돈을 거둬들이는 통화 정책. 물가가 너무 오르거나 경기가 과열될 때 쓰는 긴축 도구의 하나다. 채권을 사는 방식으로 돈을 푸는 양적 완화(Quantitative Easing·QE)와 반대되는 개념이다.

한국은행도 금리인상 속도11.25%, 연내 1.75%까지 갈 듯

올해 첫 금통위 회의 114이주열, 양적긴축 기조에 발 맞출 듯

미국의 통화정책 긴축 시계가 빨라지면서 국내 금리인상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국의 첫 금리인상이 3월 시작되고 이르면 7월에는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정상화될 가능성도 커지자,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속도도 빨라진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1.0%인 기준금리는 연내 최고 1.75%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을 웃도는 금리 수준으로 통화 긴축까지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 빨라지는 긴축시계, ‘통화정상화무게

1월6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 연준(Fed)의 12월 FOMC정례회의 의사록이 공개되면서 국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4일 올해 첫 금통위를 통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지난해 8월과 11월 각각 0.25%p씩 두 차례 인상으로 1.0%까지 상승한 금리가 이달 또 한번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금융권에선 기준금리 인상의 시기와 횟수가 공격적으로 바뀔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적절한 통화 정상화’ 언급을 지속해왔다. 지난해와 올해 신년사에서 잇따라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이 총재는 “경제상황의 개선에 맞춰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가야 하겠다”며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전반적인 차주의 채무상환능력은 개선되겠으나 금융완화조치 정상화 과정에서 과도한 레버리지와 업황 부진에 직면해 있는 일부 가계 및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신용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두 차례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아직 ‘완화적인 통화’ 수준이라는 게 한은 인식으로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다. 특히 미국의 빨라진 통화긴축 기조는 이 같은 한은의 정책 기조에 힘을 싣고 있다.
이날 공개된 FOMC 의사록에 따르면 회의 참석자들은 “경제, 노동시장, 인플레이션 전망을 감안할 때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일찍 또는 더 빠른 속도로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연준이 3월에 테이퍼링을 마치고 6월께 금리인상을 시작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도 좁혀지면서 국내 금리인상 역시 속도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성택 국제금융센터 글로벌경제부장은 “연준의 긴축 기조 강화 속에 첫 금리인상이 3월로 당겨질 수 있고 빠르면 7월 이후 통화 정상화가 시행될 가능성도 커지면서 시장금리 상방위험 및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며 “금리인상 기대는 상당부분 선반영된 것으로 보이지만 조기 테이퍼링 가능성은 아직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상태로 최종 정책금리 전망치도 상향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채권금리도 전 구간 치솟아

무엇보다 미국 국채 금리도 급증하면서 국내 국고채 금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날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는 전 구간 상승 마감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0bp(1bp=0.01%p) 오른 2.013%에 마감했다. 5년물과 10년물도 각각 14.1bp, 10.6bp 오른 연 2.293%, 연2.481%에 장을 마쳤다. 특히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1.70%를 돌파했다. 이는 2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통상 미국 국채 금리와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는 동조화를 이룬다. 여기에 더해 급작스럽게 추경 편성 주장에 힘이 실리면서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설 연휴 전후 25조~30조원의 추경을 주장했고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도 신년 추경에 속도를 내겠다고 답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추경 검토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추경 재원은 대부분 적자 국채를 통해 조달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적자국채 발행은 20조원 이상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영향은 최근 3영업일 금리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대부분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현재 시장이 우려하는 것은 새 정부가 들어선 후 본격적으로 대규모 추경 편성이 반복될 가능성”이라며 “대선 이후 상당 수준의 연속적인 추경이 현실화될 경우 이는 인플레이션을 높이고 한국 기준금리를 2.0% 이상으로 상향시키는 재료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암(守岩) 문 윤 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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