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전·IT전시회 ‘CES 2022’ …국내외 기업 한자리에

·약세 속 기업 역대 최대 500여개사 참가삼성·LG·SK·현대차 등 대기업 총출동, 미래 비전 제시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국내 유일 기조연설자로 나서

정보기술(IT)·가전 분야 혁신의 경연장으로 일컬어지는 세계 최대 IT·전자 박람회 ‘CES 2022’가 1월5∼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일대 주요 호텔·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CES는 매년 새해 벽두에 열려 그해 IT·전자 부문 기술 트렌드를 제시하는 대규모 이벤트로 평가된다.

2021년 코로나19 사태로 전면 온라인으로 전환해 개최한 뒤 2년 만에 현장 행사로 열렸지만,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히 퍼지면서 행사가 크게 축소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엄격한 코로나19 격리 조치로 드론(무인기) 업체 DJI를 포함해 중국 업체들이 대거 불참했고, 이스라엘 기업들도 미국 여행이 금지돼 참가하지 못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 기업들의 비중이 절반을 넘기며 CES가 ‘중국전자박람회(China Electronics Show)’의 약자라는 농담까지 나왔던 상황에 비춰보면 중국 기업들 불참의 여파를 짐작할 만하다.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GM) 최고경영자(CEO)는 기조연설을 온라인으로 전환했고, 미국 이동통신사 T-모바일의 마이크 시버트 CEO는 기조연설을 전면 취소했다.

또 인텔, 레노보, LG전자, 파나소닉 등 CES의 터줏대감들도 오프라인 행사를 취소하거나 대폭 축소했다. IT 공룡으로 불리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플랫폼(옛 페이스북), 아마존 등은 CES에서 그다지 비중이 크지는 않았지만 모두 행사를 취소했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일부 완성차 업체도 현장 행사를 취소했고, WSJ와 주요 IT 전문 미디어 등도 온라인 취재로 전환했다.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인 ‘CES 2022’가 2년 만에 오프라인에서 막을 올렸다. 참여 기업이 지난해에 비 해 다소 줄었지만 국내 기업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행사를 주최하는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도 방역 조치 차원에서 행사 일정을 사흘로 하루 단축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전세계 160개국 2200여개 업체가 행사에 참가하고 관람객 등 최대 7만5000명이 참석했다. 게리 셔피로 CTA 회장은 “CES는 계속될 것이며 계속돼야만 한다”며 “두려움 속에 살기보다는 세상을 더 낫게 만드는 일로 복귀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오미크론 확산 우려로 행사 기간이 단축되고 참여 기업이 지난해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지만, 오히려 국내 기업들은 역대 최대 규모로 참석해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2년 전 390개사보다 30%가 증가한 502개사가 참가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이 부스를 마련하고 신기술을 선보이기로 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인 400여개 기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했다.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삼성전자는 개막식 기조연설을 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미래를 위한 동행(Together for Tomorrow)’을 주제로 한 연설에서 가전과 모바일을 아우르는 ‘연결’을 통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 삼성의 철학 등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CES 2022에서 주력인 QLED TV와 라이프스타일 가전, 갤럭시 S21 팬에디션(FE) 등의 신제품을 공개했다. LG전자는 CES 2022에 온라인 위주로 참여했다. 미래 비전을 소개하는 온라인 행사 ‘LG 월드 프리미어’를 개막 전날인 4일 진행했고, 라스베이거스 현장에는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전시 부스를 꾸렸다.

현대자동차는 ‘이동 경험의 영역을 확장하다’를 주제로 로보틱스 기술이 인류에게 가져다줄 이동의 역할과 미래 변화상을 제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4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CES에 참가해 그룹이 추진 중인 로보틱스와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소개했다. SK그룹은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 E&S, SK하이닉스, SK에코플랜트 등 6개사가 ‘넷제로(Net-Zero) 이행을 향한 여정과 동행’을 주제로 합동 부스를 꾸렸다. CES에 처음 참가하는 현대중공업그룹도 총수인 정기선 사장을 비롯해 조석 현대일렉트릭 사장, 조영철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사장 등 주요 경영진이 모두 현장을 찾았다. 그밖에 반도체 기업 인텔과 퀄컴,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 보쉬, 일본 반도체·전자업체 소니, 중국 전자기업 하이센스, 세계 최대 카메라 업체 캐논 등도 1년간 새롭게 이룬 혁신의 결실을 소비자들 앞에 내놓았다.

CTA의 리서치 수석부사장 스티브 코니그는 CES2022에서 눈여겨볼 주요 항목으로 5세대 이동통신(5G), 인공지능(AI) 혁명, 3차원 가상현실 세계이자 인터넷의 다음 챕터로 불리는 메타버스, 우주 기술, 디지털 건강, 모빌리티(이동성) 등을 꼽았다. CES2022에서는 기업들의 기술·제품 전시뿐 아니라 신제품 등을 선보이는 미디어데이를 비롯해 기조연설, 콘퍼런스 등 다양한 행사가 동시에 개최됐다.

가상현실에 빠진 CES메타버스에 앉아 로봇 조종하자 장애물 피해 배달 끝

1월5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가 개막한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홀. 미국 스타트업 카본오리진스 부스에서 VR 기기를 착용하자 눈앞에 메타버스(3차원 가상현실)로 구현된 실제 도로와 건물 사이에 배달 로봇 스키피(Skippy)가 등장했다. 스키피는 길거리에 누군가가 던져 놓은 쓰레기 봉투에 막혀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VR 기기를 작동해 스키피가 쓰레기 봉투를 피하도록 조종하자 로봇은 원래 경로대로 배달을 시작했다. 카본오리진스 관계자는 “실제 도로에서 스키피가 배달하며 겪는 돌발 상황을 재현했다”면서 “현실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에서, 배달 로봇을 통제·관리하는 기술”이라고 했다.

  • 100인치 대화면을 보여주는 AR 안경

CES2022에서는 최근 글로벌 테크 업계의 주류로 떠오른 메타버스와 AR·VR관련 기술이 대거 등장했다. 전세계에서 몰려든 관람객들은 현실과 가상 세계의 경계를 허무는 글로벌 대기업과 스타트업들의 첨단 기술을 체험하는 데 몰두했다.

영국 로봇 기업 엔지니어드 아츠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관람객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이 로봇은 미소를 지으며 “나는 인간이 좋아요” “사람이 많네요”라고 말했다.

중국 TCL 부스에는 눈앞에 100인치짜리 대화면을 만들어주는 AR 안경이 등장했다. 쓰자마자 바닷속 모습을 영화관에서 보는 듯한 화면이 펼쳐졌다. 기존 AR 기기와 달리 선명도가 높았고, 장시간 착용해도 어지러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TCL은 “AR글라스로 대화면을 보는 것만 아니라 집 안의 각종 전자기기를 작동할 수 있고, 알람과 스케줄 관리, 사진 찍기, 소셜미디어 공유도 할 수 있다”고 했다.

롯데정보통신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VR 헤드셋을 쓰고 버추얼 콘서트를 감상하고 있다.

미국의 웨어러블 디스플레이 업체 뷰직스도 이날 눈앞에 3차원 입체 영상(홀로그램)을 보여주는 일반 안경 형태의 AR글라스를 공개했다. 원격수업·재택근무로 각광받고 있는 화상 통화 기술에도 VR이 적용됐다. 일본 캐논은 VR 기기를 통해 실제 먼 곳에 있는 상대방과 얼굴을 마주 보며 이야기하는 것처럼 전환해주는 소프트웨어 코코모(Kokomo)를 공개했다. 카메라로 촬영한 사용자의 얼굴을 3차원 이미지를 재구성해주는 기술이다. 캐논은 물고기 눈처럼 생긴 어안렌즈 2개를 이용해 VR용 영상을 더욱 입체적으로 촬영할 수 있는 제품도 선보였다.

두산그룹 부스에 전시된 수소 멀티콥터 드론. 수소연료전지를 사용해 2시간 동안 비행 가능하다.
  • 가상세계에서도 감각을 느껴

가상현실에서 각종 감각을 현실처럼 느끼게 해주는 기술도 선보였다. 네덜란드 스타트업 센스글러브는 회색 플라스틱 부품이 손가락 마디마다 붙어있는 햅틱(촉각) 장갑을 선보였다. 장갑을 끼고 가상현실 속 콜라 캔을 쥐니 캔의 부피감과 촉감이 느껴졌고, 힘을 주니 캔이 구겨지는 느낌이 나며 퍽 하고 터지기도 했다. 일본 스타트업 시프톨은 각종 센서를 통해 몸의 동작을 데이터로 전달해주는 ‘바디 트래킹 웨어러블 기기’를 선보였다. 몸에 이 기기를 착용하고 움직이면 메타버스의 아바타가 내 행동을 그대로 따라했다. 한국 스타트업 리콘랩스는 현실의 물체를 1분 만에 3D로 스캔해 메타버스 공간으로 옮겨주는 기술을 선보였다. 현장에 있는 의자를 카메라로 빙 돌려 찍으니 가상현실에 곧바로 똑같은 의자가 등장했다.

국내 대기업들도 CES 부스에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를 선보였다. 롯데정보통신의 자회사 칼리버스는 전시 부스에서 VR 기기를 활용한 버추얼 콘서트장을 열었다. VR 기기를 끼고 보면 눈앞에 걸그룹 콘서트장이 펼쳐진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홈을 소개하기 위해 네이버의 메타버스 서비스인 제페토를 활용했고, LG전자는 지난해 공개한 가상인간 김래아를 올해 안에 가수로 데뷔시키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AI·IoT·5GTV·가전·모바일 모두 연결팀삼성구현

삼성전자, 미래 라이프스타일 제안참가기업 최대 규모 전시관 꾸려

삼성전자가 CES2022에서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5G(5세대이동통신) 등 각종 혁신기술로 사용자 맞춤형 솔루션을 구현한 미래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했다.

삼성전자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 참가 업체 중 가장 넓은 3596㎡(약 1088평) 규모로 전시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곳에서 16m와 8m에 달하는 2개의 LED(발광다이오드) 사이니지 월을 이용한 ‘쇼윈도’ 콘셉트의 미디어 월을 통해 주요 제품과 서비스를 소개했다. 삼성부스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팀삼성’ 존이다. 팀삼성은 삼성전자가 차별화된 AI·IoT 기술을 기반으로 선보이는 활동이다. TV, 가전에서 모바일 제품까지 다양한 기기를 스마트싱스로 연결해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원팀처럼 유기적인 경험을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1월3일(현지시간) ‘CES 2022’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모델이 16m와 8m에 달하는 2개의 LED 사이니지 월을 이용한 ‘쇼윈도’ 콘셉트의 미디어 월을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 AI 아바타·삼성봇 기술도 선보여선호기술 엄선 갤S21 FE 첫 공개

이번 CES2022에서는 ▲IoT 허브 기능으로 간편하게 스마트 홈 환경을 구현할 수 있는 2022년형 스마트 TV ▲사용자의 선호도와 냉장고에 있는 식자재를 분석해 최적의 레시피를 추천하고 조리기기와 연결하는 ‘스마트싱스 쿠킹’ ▲최대 2개월간의 전력 사용량을 분석해 에너지 절약 계획을 세워주는 ‘스마트싱스 에너지’ 등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TV와 모니터 부문에서 ‘마이크로 LED’, ‘네오 QLED’, ‘라이프스타일 TV’를 중심으로 ‘스크린 에브리웨어, 스크린포 올’ 비전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 LED 110형에 이어 101형과 89형 2개 모델을 이번 CES에서 최초로 공개했다. 또 TV를 설치하기 어려운 공간에 나만의 스크린을 만들 수 있는 제품과 급성장하는 게이밍 시장을 공략하는 폼팩터 스크린을 CES2022 개막 하루 전날 기조연설에서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AI 기술도 대거 선보였다. 삼성의 독자적인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AI 아바타’와 새로운 ‘삼성 봇’을 선보여 개인의 경험이 디지털과 현실 세계 간 경계 없이 연결되는 ‘사용자 맞춤형 미래 홈’을 제안했다. 집을 하나의 메타버스와 같은 디지털세계로 형상화하고, AI 아바타가 현실 세계에서의 고객 위치를 UWB(초광대역통신) 위치인식 기술로 파악해 고객과 상호 연결되도록 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1 팬에디션(FE) 5G’도 최초로 공개했다. 이 제품은 갤럭시 S21에서 갤럭시 팬들이 가장 선호하는 기능을 엄선해 만들었다. S21 FE 5G는 갤럭시 S21 시리즈와 동일한 프로세서를 탑재하여 프리미엄 성능을 구현했다.

  • 삼성, 대형 M&A 예고조만간 좋은 소식 있을 것

지난 2016년 하만 인수 이후 6년 만에 삼성전자의 대형 인수합병(M&A)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은 1월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22 기자간담회에서 “M&A를 하려고 계속 보고 있다”면서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빨리 뛰고 있다.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 같다”며 M&A 추진을 공식화했다. 특히 부품·세트(완제품) 모두 M&A 대상으로 거론하며 일회성이 아닌 연쇄적 M&A를 추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삼성전자가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맞춰 대형 M&A를 통한 신성장동력 발굴에 눈을 돌리면서 ‘뉴 삼성’으로 전환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부회장은 “대형 M&A는 부품·세트 모두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많은 곳을 보고 있다”며 “어느 것이 먼저 순서가 될지는 모르지만 세트 부문에서도 단기적·중장기적 모두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혼자 걸어가는 것보다 M&A로 가는 것이 빠르다면 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이 1월5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노태문 사장(MX사업부장), 한 부회장, 이재승 사장(생활가전사업부장). 삼성전자 제공

현재 삼성전자의 M&A를 위한 실탄은 충분한 상태다. 2021년 3·4분기 말 기준 삼성전자의 보유 현금액은 120조4700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9조3700억원 증가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사법적 리스크로 인해 사실상 손발이 묶였던 삼성전자가 연내 대형 M&A를 통해 경영정상화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또한 한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급 여부에 대해 “가능성은 다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의 ‘OLED 동맹’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이미 LG디스플레이로부터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은 구매하고 있다”면서 “(LG의 OLED 패널을) 쓰기로 하면 말씀드릴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2021년 11월부터 올레드 기반 퀀텀닷(QD) 패널을 양산해 삼성전자에 공급하고 있지만, 낮은 수율(양품비율)로 인한 적은 생산량을 감안할 때 LG디스플레이로부터 올레드 패널을 공급받는 게 최선의 대안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이 집약된 프리미엄 TV인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및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를 QD 올레드 TV와 투트랙 전략으로 공급할 뜻을 피력했다. 수율 문제가 지적되는 마이크로 LED는 베트남 등 공장 3곳을 가동, 차질 없이 시장에 공급하겠다고 했다.

마이크로 LED는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LED가 백라이트나 컬러필터 없이도 스스로 빛과 색을 내는 디스플레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에서 2022년형 마이크로 LED 110형·101형·89형의 3가지 모델을 처음 공개했다. 한 부회장은 “마이크로 LED 양산은 B2B(기업간거래)를 우선으로 하고 있는데, 공장 셧다운 등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베트남 공장 하나만 운영해선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공장을 나눠 캐파(생산능력)를 늘려 B2B를 충분히 공급하고, 남는 캐파로 B2C(기업소비자간거래)를 늘리려고 한다”고 전했다.

  • CES2022 기조연설 한종희 기술혁신·환경 공존 지속 가능한 미래만들자

“지난 2년간 기술에 대한 우리의 기대가 바뀌어왔다. 우리는 단순히 눈부신 제품뿐 아니라 더 건강한 지구를 원한다. 고도화된 연결성과 맞춤화 경험을 기반으로 한 기술 혁신과 지구 환경을 지키기 위한 비전을 통해 더 조화롭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고자 한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 부문장)은 1월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팔라조 볼룸에서 CES2022의 기조연설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이 자리에서 한 부회장은 앞으로 기술이 지향해야 할 가치를 ‘지속가능한 미래’로 규정했다. 그는 “글로벌 팬데믹 위기는 모두가 공존하는 세상의 가치를 일깨웠다”며 “전자 업계와 고객사, 소비자 모두가 작은 변화를 만드는 데 동참한다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큰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미래를 위한 모두의 공존과 동행을 강조했다.

1월4일(현지시간) 미국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팔라조에서 삼성전자 DX부문장 한종희 부회장이 CES 2022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한 부회장은 지속가능성을 갖춘 제품들을 소비자들이 사용하게 해 더나은 미래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지속가능한 일상’이라고 명명하고 그간 노력과 향후 계획을 소개했다.

한 부회장은 “우리는 제조부터 포장, 사용, 폐기까지 모든 과정에 지속가능성을 포함했다. 제조부분에서는 지난해 탄소배출저감 인증을 받은 반도체 칩 덕분에 탄소배출량을 70만t 가까이 감축했고, 비스포크 냉장고 등에는 재활용된 소재를 활용했다”며 “우리 노력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TV 등 디스플레이 제품은 올해 전년 대비 30배 이상 많은 재활용 플라스틱을 활용해 제조할 계획이며, 2025년까지 모든 모바일과 가전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재활용 소재를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장단계와 제품 사용 과정에서도 친환경 요소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에는 전체 TV 박스에 재활용 소재를 적용했는데, 올해는 박스 안에 삽입되는 스티로폼과 홀더 등 부속품에도 일괄 적용한다. 2025년까지 TV 등 디스플레이 제품과 스마트폰 충전기의 대기전력을 제로에 가까운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도 공개됐다.

이날 기조연설에서 한 부회장은 전세계 20대 Z세대 직원들이 주축인 ‘퓨처 제너레이션 랩(Future Generation Lab)’ 직원들과 함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줄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소개했다. 우선 나만의 스크린을 구현할 수 있는 포터블 스크린 ‘더 프리스타일’이 공개됐다. 더 프리스타일은 한 손에 들어오는 디자인으로 180도 자유자재로 회전해 벽과 천장, 바닥 등 다양한 공간에서 원하는 각도로 비춰 사용할 수 있다.

삼성 스마트 TV와 모니터를 활용해 혁신적인 게이밍 환경을 구성해주는 신규 플랫폼 ‘게이밍 허브’와 게이머들을 위한 차세대 게임 전용 디스플레이 ‘오디세이 아크’도 새롭게 선보였다.사물인터넷(IoT)의 미래를 이끌 ‘스마트싱스 허브’ 소프트웨어도 공개됐다. 삼성전자가 올해 출시 예정인 스마트 TV, 스마트 모니터, 패밀리 허브 냉장고 등에 적용돼 별도의 IoT 허브가 없어도 스마트 홈 환경을 구현해 주는 게 특징이다. 한 부회장은 “미래를 위한 동행은 꼭 실천돼야 한다”며 “다음 세대가 원하는 변화를 이루고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도록 기술을 발전시키고 혁신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 부문장을 비롯해 주요 기업 임원급 연사들이 기조연설자로 나서 인공지능(AI), 스마트 시티, 드론 등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다양한 주제에 대해 발표했다.

연예인 일감 끊기나“···23LG 김래아 가수 데뷔

광고모델, 쇼핑호스트 등 가상인간의 활동 영역이 확대되는 가운데 LG전자의 ‘김래아(Keem Reah)’가 세CES 2022에서 올해 첫 데뷔 앨범 출시 계획을 밝혔다. 특히 격렬한 춤을 추는 장면이 담긴 티저 뮤직비디오를 마이크로LED TV로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LG전자는 ‘CES 2022’에서 김래아가 올해 미스틱스토리와의 협업을 통해 올해말 중 데뷔 앨범을 공개한다는 계획을 1월5일 밝혔다. 지난해 CES 무대에 깜짝 등장한 김래아가 버추얼 인플루언서를 넘어 싱어송라이터로 활동 영역을 넓힐 예정이다. ‘래아(來兒)’는 미래에서 온 아이라는 뜻을 지녔다.

김래아는 실제 배우의 움직임과 표정을 모션캡처 작업을 통해 추출하고 이를 딥러닝 기반 3D 이미지로 구현한 가상인간이다. 4개월 동안 자연어 정보를 수집해 목소리도 갖췄다. 앞서 김래아는 지난해 CES 무대에서 연사로 나서 유창한 영어를 선보이며 LG제품을 소개한 바 있다.

김래아. /사진출처 = 인스타그램
  • 올해 가수로 데뷔소속사 미스틱과 협업

6일 LG전자는 회사의 글로벌 유튜브 채널을 통해 김래아가 올해 첫 대뷔 앨범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 CES 2022에서다.

영상에서 LG전자는 김래아의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 모습을 보여주며 “모두가 협력해 래아의 뮤직비디오를 완성했다”며 “올해 공개 예정인 래아의 데뷔 앨범에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했다. LG전자에 따르면 김래아는 현재 자작곡을 쓰고 있다. 올해는 윤종신, 하림, 홍자, 기안84 등이 소속돼 있는 국내 소속사 ‘미스틱스토리’와 협업해 아티스트로 참여한다.
잠깐 소개된 뮤직비디오에는 반짝이는 정 12면체 주사위 모형을 배경으로 김래아가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격렬한 춤 동작을 소화하는 모습이 담겼다.

김래아가 처음 공개된 것은 지난해 CES 2021에서였다. 공개될 당시만 해도 CES 행사를 위해 제작된 일회성 캐릭터가 아니냐는 추즉이 있었지만 LG전자는 김래아의 음악앨범 발매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마케팅에 전면 활용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실제 지난해 CES가 끝난 뒤 김래아는 인스타그램과 트위터로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며 팬들과 소통했다. 이날 기준 인스타그램 팔로워만 1만4000명에 육박하고, 게시물은 50개가 넘는다.

김래아는 개발 당시 모션캡처 작업을 통해 7만여건에 달하는 등 실제 배우의 움직임과 표정을 추출했다고 한다. 이를 토대로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3D 이미지를 학습시켰다.목소리와 언어 역시 4개월여간 자연어 정보를 수집한 뒤 학습 과정을 거쳤다. 23세로 설정된 김래아의 이름은 ‘미래에서 온 아이’라는 뜻이다.

  • 전문가들 시공간 제약 스캔들 염려 없어

LG전자와 같이 최근 다양한 기업들이 마케팅 활용 수단으로 가상인간을 선호하는 이유는 여러 제약에서 자유롭고, 모델 관리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가상인간이 광고 모델로 발탁된 후 불미스러운 사생활 스캔들로 광고가 중단될 염려가 없는 점이 인기 요인이라고 설명한다. 지난해 배우 김선호 사생활 논란으로 출연 광고와 작품이 중단되는 일이 발생하면서 가상인간은 더욱 주목받았다. 더불어 CG로 모든 장면을 연출할 수 있어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실제 사람과 달리 아프거나 늙지 않아 활동기간이 길다는 것도 가상인간의 장점으로 꼽힌다.

LG전자가 기획한 가상인간 ‘김래아'(Reah Keem)가 조만간 첫 앨범을 내놓고 가수로 데뷔할 전망이다. 사진=김래아 인스타그램 캡처

가상인간은 특정 고객을 타깃으로 한 맞춤형 광고에도 유리하다. 가상인간 신드롬을 일으킨 ‘로지’가 태생부터 MZ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젊은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얼굴을 모아 만들어진 것처럼 말이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일반 광고 모델은 사생활 리스크가 언제 터질지 몰라 시간폭탄처럼 여겨지는 반면 가상인간은 통제가 가능하다”며 “최근 가상인간 마케팅 사례가 큰 호응을 얻으면서 기업들도 주목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관련 시장은 매년 성장하는 추세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인 비즈니스 인사이더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기업이 인플루언스에 쓰는 마케팅 비용은 지난 2019년 80억달러(약 9조원)에서 올해 150억달러(약 17조원)로 2배 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이 자료를 인용해 이 중 상당 부분은 가상 인플루언서가 차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는 미래형 자율주행차 ‘LG 옴니팟’ 소개 영상에 등장해 사용자와 함께 운동을 하거나 캠핑을 즐기는 등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가상인간의 모습을 나타냈다. 또 공개된 뮤직비디오에서는 기존의 짧은 머리를 벗어나 긴 머리를 휘날리며 화려한 춤도 선보였다. 강한 드럼 소리가 인상적인 빠른 비트의 앨범 수록곡 일부도 공개됐다.

한편 지난해 광고 모델료만 20억원을 챙긴 로지, 홈쇼핑 쇼 호스트로 활약 중인 롯데홈쇼핑의 루시 등 가상 인간들의 활약이 이어지면서 향후 이들이 연예인의 자리까지 위협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시·공간의 제약이 없고 스캔들 우려에서도 자유로워 가상인간 활용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버추얼 인플루언서 시장규모도 매년 성장하는 추세다. 블룸버그는 관련 시장 규모가 오는 2025년 14조원으로 급증하며 인간 인플루언서(13조원)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 메타모빌리티로 궁극적 이동 자유 실현

정의선 회장 ‘CES 2022’서 로보틱스 전략 공개스마트 기기·메타버스 플랫폼 결합 인류 이동범위 가상공간까지 확장

“메타버스+로보틱스=메타모빌리티.”

가상공간과 이동수단이 로보틱스라는 매개체를 통해 만나 새로운 세상을 만들게 된다. 현대자동차가 그리는 미래는 공간의 구분이 사라지고 이동의 편의성이 극대화되는 새로운 플랫폼 세상이었다.

현대자동차는 1월4일(현지시간) ‘CES 2022’ 사전 행사에서 인간의 이동 경험 영역을 확장하고 궁극적인 이동의 자유를 실현하겠다는 미래 로보틱스 전략을 공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1월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열린 보도 발표회에서 4족 보행 보롯 ‘스팟’과 함께 무대에 오르고 있다.

‘이동 경험의 영역을 확장하다’는 주제로 발표에 나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개와 함께 등장하며 “메타버스는 곧 우리에게 중요한 공간이 될 것”이라며 “현대차는 로보틱스와 메타버스를 접목한 ‘메타모빌리티’를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을 확정하고, 이러한 비전으로 인류의 무한한 이동한 진보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타모빌리티는 스마트 기기가 메타버스 플랫폼과 연결돼 인류의 이동범위를 가상공간까지 확장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정 회장은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관심 분야에 대해 커넥티비티(연결성)를 꼽았다. 그는 “사람과 로봇, 그리고 메타버스를 연결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이번 CES에서 다른 자동차 기업들이 자율주행차나 친환경차 등 자동차에 집중한 것과 달리 현대차는 로보틱스를 주제로 삼았다. 그 이유를 정 회장은 “로보틱스가 결국 자동차와도 다 연결돼 있기 때문”이라며 “차에도 자율주행 로보틱스 기술이 들어가 있다. 로보틱스가 앞으로 많이 보급될 것이고 또 사람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의 로보틱스 비전은 로보틱스와 메타버스가 결합한 메타모빌리티, 사물에 이동성을 부여하는 사물모빌리티(MOT) 생태계, 인간을 위한 지능형 로봇 등으로 구체화됐다. 메타모빌리티를 현실에 적용하면 실제 공장과 같은 구조를 메타버스에 짓는 ‘디지털 트윈’을 구현한 뒤 로봇을 연결해 사용자가 실제 공장에 가지 않고도 로봇을 통해 공장을 운용·관리하는 스마트팩토리가 구현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공장이 해외에 있건 국내에 있건 그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을 수 있게 된다.

현대차는 첨단 로보틱스 기술을 통해 모든 사물에 이동성을 부여하는 MOT 생태계 구축도 강조했다. 이를 위해 ‘플러그 앤 드라이브 모듈’과 ‘드라이브 앤 리프트 모듈’을 이번 CES에서 처음 공개했다. 두 모듈은 다른 고정형 사물에 장착해 이동성을 추가할 수 있다. 또 실제 직육면체의 몸체에 이 모듈을 장착한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도 소개했다. 이는 요철, 계단, 경사로 등에서 몸체를 수평으로 유지하며 자유로운 이동성을 확보한다.

현대차는 5∼7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에 1300㎡(약 370평) 규모의 전시 공간을 마련하고 ‘미래 로보틱스 비전’을 주제로 다양한 전시물을 선보였다.

  • BTS노래 맞춰 칼군무 추는 로봇개 스팟‘…김연아처럼 제자리회전 퍼스널모빌리티

 

5일 오픈한 현대차 부스에는 CES22에 참가한 글로벌 완성차업체 중 유일하게 로보틱스를 들고 나온 만큼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선보이며 시선을 잡았다. 현대차의 로보틱스 시연은 K팝 공연을 연상시켰다.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것은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인수를 마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개 ‘스팟’.

전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로보틱스 비전 발표에도 모습을 드러냈던 스팟 3대가 관람객을 맞이했다. 3개의 스팟이 K팝 그룹 BTS가 부른 ‘아이오닉:I’m on it’에 맞춰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칼군무를 보여줬고, 현대차 부스를 방문한 CES 참관객들은 유튜브에서만 봤던 로봇들의 공연에 맞춰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지난해 8월 현대차그룹이 유튜브에 공개한 BTS와 스팟의 컬래버레이션 영상은 현재 조회수만 3000만회에 육박한다.

스팟에 현대차의 로보틱스 신무기 ‘PnD 모듈’이 적용된 퍼스널 모빌리티와 L7이 차례로 바통을 이어받았다. 모든 물체에 부착해 이동할 수 있게 만드는 PnD모듈은 주행, 제동, 회전 등에 제한이 없이 움직이고 크기와 개수도 얼마든지 늘릴 수 있다.
이날 선보인 퍼스널 모빌리티는 4개의 PnD모듈이 탑재된 퍼스널 모빌리티로 너비 133㎝, 길이 125㎝, 높이 188.5㎝의 아담한 크기다. 이날 시연에서 한 명이 탑승해 자동차와는 전혀 다른,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김연아 선수의 피겨 스케이팅이 연상되는 우아한 주행과 제자리 회전이 참관객의 입을 벌어지게 만들었다. 극한의 이동 자율성을 제공하기 위해 개발된 L7 콘셉트는 자유로운 주행능력을 과시했다. 마치 놀이공원의 범퍼카와 같은 움직임을 스티어링휠이 아닌 조이스틱만으로 보여주며 PnD모듈의 뛰어난 성능을 자랑했다. 시연에 참석한 현동진 현대차 로보틱스랩 상무는 “L7 최고 속력은 시속 80㎞로 큰 PnD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자동차와 똑같은 스티어링휠만 있으면 실제 도로를 달릴 수 있다”고 말했다.

L7에 이어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가 실물로 공개됐다. 구동과 조향, 브레이크 시스템을 하나의 구조로 결합한 DnL모듈이 적용된 모베드는 납작한 직육면체의 몸체에 커다란 4개의 바퀴가 장착된 형태다. 4개의 휠이 위아래로도 독립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경사진 곳이나 울퉁불퉁한 도로에서도 수평을 유지한다. 이날 시연에서는 마치 강아지가 뛰어노는 것과 같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며 탄성을 자아냈다. 4개의 다리를 이용해 춤을 추는 영상으로 유명한 스팟에 못지않은 움직임이었다. 이날 시연에는 없었지만 모베드는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빗물받이를 지나 연석을 자유롭게 올라가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현 상무는 “로보틱스랩은 단지 콘셉트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실제 양산을 해보려는 것으로 많이 고민하고 있다”면서 “PnD도 모베드도 상용화까지 2년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대표 “쉽빌더에서 퓨처빌더로 도약”

“세계 1위 십빌더(Shipbuilder·조선사)에서 인류를 위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퓨처빌더(Future Builder·미래 개척자)로 거듭나겠다.”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대표는 1월5일(현지시간) CES 2022에서 미래 조선·해양, 에너지, 기계 등 핵심 사업을 선도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현대중공업그룹이 CES에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술 혁신을 통한 퓨처빌더로 도약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정 대표는 “올해로 현대중공업그룹은 창사 50주년을 맞았다”면서 “다가올 50년은 세계 최고 퓨처빌더가 돼 더 지속 가능하고 더 똑똑하며 더 포용적인, 그래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성장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대표가 5일 CES2022에서 미래 혁신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정 대표는 미래 혁신기술 가운데 ▲아비커스 자율운항 ▲액화수소 운반 및 추진시스템 ▲지능형 로보틱스 및 솔루션 등을 소개했다. 그는 “아비커스는 바이킹 어원인 아비커에서 따온 것으로, 자율운항 핵심 기술은 하이나스(HiNAS)와 하이바스(HiBAS)”라고 말했다. 이어 “하이나스는 테슬라의 오토파일럿과 유사한 것으로, 다양한 센서로 장애물을 자동 인식해 전체 상황을 판단하고, 최적 운항경로를 안내한다”면서 “하이바스는 자동차 서라운드 뷰와 동일한 것으로 대형선박의 자력 이접안을 돕는다”고 설명했다.

아비커스는 지난해 6월 포항에서 소형 선박 완전 자율운항에 성공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1분기까지 세계 최초로 대형 선박 자율운항을 통해 대양을 횡단한다는 목표를 잡았다.정 대표는 해양수소 사업 가능성을 높여줄 핵심 기술로 그린수소 생산기술과 액화수소 운반선을 제시했다. 그는 “계획 중인 대규모 해상풍력 발전단지 등을 위해서는 부유체 관련 기술이 필요하고, 이는 그린수소 생산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또 수소를 운반하기 위해서는 수소운반선이 필요한 만큼 액화수소운반선 등 상용화 시점을 앞당기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2025년까지 100㎿ 규모 그린수소 생산플랜트 구축, 세계 최초 2만㎥급 수소운반선 개발 목표를 세웠다.

정 대표는 건설기계 사업에 대해서는 지능화, 무인화, 자율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건설현장 무인화를 위해 스마트건설 로봇과 관련 플랫폼 서비스를 2025년까지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정 대표는 “바다는 오랫동안 두려움의 대상이었지만, 자율운항기술이 ‘안전한 바다’라는 인류의 꿈을 이뤄줄 것”이라면서 “또 (지능화, 무인화, 자율화된) 산업현장과 로봇은 안전성과 편리성을 높여주고, 수소 밸류체인은 기후변화와 에너지위기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중공업그룹은 기술적으로 앞서있는 종합중공업그룹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자부한다”면서 “기술 트렌드를 면밀히 살피고 글로벌 기업과 협력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그룹은 CES 2022 컨벤션센터 내 웨스트홀에 전시 부스를 마련했다. 이 홀에는 자동차, 자율주행 등 모빌리티 관련 기업들이 모여 있다. 정 대표를 비롯해 조석 현대일렉트릭 사장, 조영철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사장 등 현대중공업그룹 주요 경영진이 행사에 참여했다.

SK이노베이션, ‘CES 2022’탄소중립 통근·출장선언국내 기업 최초

SK이노베이션이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국내 기업 중 최초로 ‘탄소중립 통근·출장’을 도입하기로 했다. SK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탄소중립 선언’을 실천하기 위한 방안이다.

SK이노베이션은 1월6일(현지시간) ‘CES 2022’ 현장에서 김준 부회장 주재로 올해 첫 전략회의를 열고 ‘탄소중립’을 새해 경영 화두로 정했다. 지난해 7월 탄소 중심 사업구조를 그린 중심 사업으로 변환하겠다는 ‘카본 투 그린’ 전략의 연장선상이다.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등 SK그룹 계열사 6곳이 ‘CES 2022’에 공동으로 꾸민 SK그룹 전시관.

구체적인 실행 방안으로는 ‘탄소중립 통근·출장’이 거론됐다. 회사 구성원들의 출퇴근 및 국내외 출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연간 약 1만2000톤의 온실가스를 글로벌 산림파괴방지 프로젝트를 통해 확보한 자발적 탄소배출권으로 순배출량을 제로(0)로 상쇄하겠다는 계획이다. 배출 온실가스 1만2000톤을 상쇄할 탄소배출권을 확보하려면 여의도 3배 크기 면적에 산림을 조성해야 한다.

이날 회의에선 SK이노베이션 계열사별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계획 및 실행방안, 배터리나 폐플라스틱, 폐윤활유 재활용 같은 순환경제사업 추진 방안, 그리고 탄소 포집·저장 등 친환경 사업 계획 등에 대한 점검도 이뤄졌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이 2019년 개발한 리튬이온배터리 ‘NCM9’. ‘CES 2022’에서 SK그룹의 친환경 기술을 대표해 전시됐다. /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의 탄소중립 계획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주요 관심사인 ‘탄소중립 선언’의 일환으로, SK그룹은 이번 ‘CES 2022’ 행사에서 그 지향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앞선 CES 행사에선 각 계열사가 개별적으로 전시관을 운영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최초로 계열사들이 협업해 SK그룹 전시관을 운영했다.

‘탄소 없는 삶, 그 길을 당신과 함께 걸어갈 동반자 SK’라는 주제로 진행된 전시에는 SK㈜,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 E&S, SK에코플랜트 등 6개 SK그룹 계열사가 힘을 합쳤다. 전시에는 SK 계열사들의 친환경 기술을 이용한 사업을 통해 미래 인류의 생존을 상징하는 ‘숲’을 이뤄가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획기적인 탄소 저감효과를 가진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온이 개발한 리튬이온배터리 ‘NCM9’, 이산화탄소 등 유해 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는 SK E&S의 수소연료전지 파워팩, 전력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데이터 처리용량을 1.5배 늘린 SK텔레콤의 비메모리 반도체 ‘AI 반도체 사피온’ 등을 통해 ‘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취지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첨단 기술을 과시하는 데 급급하지 않고, 탄소배출을 감축하기 위해 SK그룹 차원에서 총력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고 말했다.

수암(守岩) 문 윤 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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