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나는 미래 만드는 자본가…수상한 기업에 투자”

AI혁명 창업가들과 비전 공유투자회사 중 이익 내는 곳 3~5%롤모델은 로스차일드

창업한 햇수가 40년. 손정의(孫正義· 일본 손 마사요시·64)의 소프트뱅크는 스스로 ‘롤모델’이라 칭하는 300년 기업 ‘로스차일드(유대계 금융재벌)’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까.

소프트뱅크는 현재 손 회장의 표현에 따르면 ‘겨울폭풍’ 속에 있다. 손 회장이 이끄는 세계 최대 기술투자펀드인 비전펀드가 투자한 디디추싱·알리바바 등 중국 IT기업들의 주가가 폭락, 투자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2019년 대손실(위워크 상장실패, 우버 실적 악화), 2020년 에는 기록적인 흑자(쿠팡·도어대시 상장으로 52조 순이익)에 이어 2021년(2021년 4월~2022년 3월) 실적은 또다시 롤러코스터처럼 고꾸라질 전망이다.

그러나 손 회장은 1월1일자 일본 경제매체 ’닛케이(日經)비즈니스‘와 신년 인터뷰에서 “나는 15개년 계획을 세우고 매주 미세조정을 하고 있다”며 단기 손실에 개의치 않겠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자신은 “얼마나 싸게 사서 얼마나 비싸게 팔 것인가가 유일한 목표인 ‘투자가’를 지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돈이 아니라 미래를 만드는 ‘자본가’를 지향한다”고 했다.

돈을 만드는 게 주목적이라며 그에 맞는 조직이나 인재, 비전을 만들어야 하고 환율, 금리, 고용통계, 누가 정권을 잡는가 등을 매일 체크하고 신경써야 하지만 자신은 그런 걸 신경쓴 적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인공지능(AI)에서 어떤 기술과 비즈니스모델이 나오고 있는지, 그로 인해 금융의 흐름이 어떻게 변할까 하는 미래에 초점을 둘 뿐”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손 회장은 자신의 롤모델로 로스차일드를 지목했다.

그는 “제임스 와트, 토머스 에디슨, 헨리 포드 등 발명가나 창업가가 산업혁명을 견인했지만 동시에 그들과 비전을 공유하고 리스크를 감수한 로스차일드와 같은 자본가가 있었다”며 “그렇게 수레의 두 바퀴로 미래를 만들었던 것처럼 AI혁명의 주인공인 창업가들과 비전을 공유해 인류의 미래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가 투자하는 회사 중 이익을 내는 곳은 3~5%밖에 없다”며 “일본적 상식으로 말하자면 ‘수상한 회사’들 뿐인데, 나는 오히려 창업자나 젊은이들에게 ‘수상해라’고 말한다”고 강조했다. 남들로부터 ‘훌륭한 회사’ ‘안심할 수 있는 회사’라는 소리를 들으면 이미 성장이 힘든 성숙한 회사가 돼 버리기 때문이란 주장이다. 손 회장은 “내가 스스로 ‘겨울폭풍 속에 있다’고 표현한 것처럼 매일매일이 봄은 분명 아니다. 하지만 늘 도전하며 조금은 조마조마하고 두근 두근거리는 정도가 드라마도 있고 즐겁다고 나는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시장에 대해선 신중한 전망을 내놓았다. 손 회장은 “중장기적으로 보면 결국 AI 양대세력은 중국과 미국이라고 보지만 (중국 정부의) 새로운 규제의 범위, 내용이 불분명해 신중히 검토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계속 급성장하는 미국, 인도, 인도네시아, 유럽, 중남미 등 전세계에서 AI 유니콘 군단이 마치 인터넷 요람기처럼 매일 태어나고 있다”며 “그런 곳에 자금을 우선적으로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변화하지 않는’ 일본의 현주소에 대해선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손 회장은 “일본의 유식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AI는 인간의 적인가’같은 이야기나 하며 초점이 너무 벗어나 있어 논의를 하고 싶은 마음도 안 생긴다”며 “어른들이 자신들의 가치관으로 새로운 시대를 알지도 못하고 비판만 하는 게 일본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의 식자층이 10년 전 GAFA(구글·애플·페이스북(현 메타)·아마존)를 ‘수상한 놈들’이라 했지만, 지금 그 GAFA가 세계 경제의 중심이 돼 있는 의미를 깨달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손 회장은 한때 “60대에 은퇴할 것”이라 했던 발언을 2021년에 철회한 것과 관련, “절반은 크레이지(미친)한 놈들과 크레이지한 이야기를 함께 꿈꾸고 있는 게 너무나 통쾌하고 잠을 잘 틈이 없을 정도로 흥분의 연속이다”며 “그래서 당분간은 은퇴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손정의가 찜한 기업 야놀자, 인터파크 인수 확정

야놀자, 인터파크 사업부문 지분 70%, 2940억에 인수트래블테크 기업 육성

숙박플랫폼 기업 야놀자가 인터파크의 여행·공연 예매 사업부 인수를 확정지었다. 2021년 7월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이끄는 벤처캐피털(VC) 비전펀드II로부터 2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야놀자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시대 여행업 강자로 발돋움하기 위해 몸집 불리기에 나선 모습이다.

야놀자는 인터파크 여행·항공·공연 예매와 쇼핑 등 사업 부문에 대한 지분 70%를 2940억원에 인수하기로 확정했다고 12월28일 밝혔다. 30%는 인터파크가 보유한다. 앞서 야놀자는 2021년 10월 인터파크 사업부문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예비입찰에 불참했으나 본입찰에 뛰어들어 인수자가 됐다. 이후 약 두 달 간 실사를 통해 이날 인수를 최종 확정했다.

업계에선 지난해 7월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벤처캐피털(VC) 비전펀드II로부터 2조원 규모 투자를 유치한 야놀자가 실탄을 바탕으로 승부수를 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투자로 야놀자는 10조원 상당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데카콘(기업가치 10조원 이상의 스타트업)이 됐다. 야놀자는 인터파크 인수에 대해 “글로벌 여행시장 공략의 기틀을 마련했다”며 “자체 보유한 기술력과 글로벌 네트워크와 인터파크의 브랜드 로열티, 서비스 노하우를 결합해 여행 전반을 총망라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창업자인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

야놀자가 앞서 국내 1위 여행사 하나투어와 제휴를 맺은 만큼 여행과 티켓 예매에 강점이 있는 인터파크와의 종합적인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모습이다. 특히 국내 아웃바운드(국내에서 해외로 가는 여행)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야놀자는 “인터파크를 글로벌 트래블테크 기업으로 적극 육성하고, 야놀자 역시 국내 여행은 물론, 아웃바운드 및 인바운드(해외인의 한국 여행) 여행 사업에서의 광범위한 협업을 통해 여행·쇼핑 등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전영역을 총망라하는 사업 구조를 확보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한 AI기술을 접목해 전세계 여행시장을 선도하는 초개인화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인터파크의 패키지 구성 노하우에 야놀자의 기술력을 접목, 고객이 직접 상품을 구성하는 ‘다이나믹 패키지 솔루션’을 선보인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아울러 라이브 커머스와 쇼핑 부문을 전문화된 서비스로 고도화해 선보인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김종윤 야놀자 대표는 “인터파크의 높은 브랜드 로열티 및 서비스 노하우에 야놀자의 기술 경쟁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결합, 글로벌 트래블테크 기업으로 적극 육성하는 것이 이번 인수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K트래블의 혁신 가치를 인정받고 위드코로나 시대 해외 여행 수요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각 숙박 어플리케이션(앱)은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입은 여행업의 반등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특히 기존 숙박만이 아니라 교통 및 항공, 레저 등 여행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하나의 앱에서 모두 제공하는 ‘슈퍼앱’을 지향하고 나섰다.

향후 코로나19 백신 접종자가 늘면서 이른바 ‘보복 여행’이 나타날 전망인데다 소비와 여행 주소비자로 자리잡은 MZ(밀레니얼+Z)세대가 온라인과 자유여행에 익숙한 만큼 기회가 열렸다는 계산이다.

우선 업계 1위 야놀자가 하나투어와 제휴한데 이어 인터파크 인수에 나섰다. 숙박플랫폼 2위인 ‘여기어때’도 여행사 온라인투어 지분(20%)을 인수했다. 여기어때는 지난달에는 렌터카 가격을 실시간으로 비교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놨고, 2022년에는 공간대여 등 신사업을 진출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숙박 플랫폼은 꾸준히 받은 투자를 통해 실탄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양사 모두 ‘슈퍼앱’을 지향하고 있는 만큼 2022년에 경쟁이 격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암(守岩) 문 윤 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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