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2022년 5.3% 성장” 최악의 시나리오 나왔다

싱크탱크 사회과학원 경고, 헝다부동산 위기에 수출 둔화

중국경제에 대한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중국 최고 싱크탱크는 2023년 중국 경제성장률이 30여년 만에 가장 낮을 것이란 예상을 내놨다. 지난 6일 중국 인민은행이 전격적으로 지급준비율을 인하(0.5%포인트)하며 서둘러 시장 달래기에 나선 데에는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중국 국무원 산하 최대 싱크탱크인 중국 사회과학원은 12월6일 발표한 ‘중국 경제 청서-2022년 중국 경제 정세 분석 및 예측’에서 2022년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3%로 제시했다. 중국 성장률이 6% 아래로 내려간 건 코로나19 충격을 겪은 2020년(2.3%)을 제외하면 1990년(3.8%)이 마지막이다.

사회과학원은 “코로나19 소비 침체에 부동산 경기 불황과 수출 부진이 겹쳐 내년 성장률이 올해보다 낮을 것”이라며 “코로나19 확산 여부에 따라 성장률은 5% 이하로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사회과학원은 2021년 중국경제의 성장률을 8.0%로 예상했다.

해외기관도 중국의 성장 둔화를 전망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0월 중국의 2022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5.7%에서 5.6%로 하향 조정했고, 골드만삭스는 5.2%로 전망했다. 국제금융협회(IIF)는 2022~31년 평균 성장률이 연간 3% 또는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원인은 복합적이다. 헝다(恒大)발(發) 부동산 부채 위기에, 코로나19 재확산, 공급망 대란 원자재값 상승으로 기업 부담이 크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공동부유’ 기조에 따른 기업규제 등도 성장에 걸림돌이다.

중국의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13.5%(전년 동기 대비)로 1996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다. 소비자물가로 상승압력이 전이될 우려도 커진다. 블룸버그 통신은 12월9일 발표된 11월 PPI는 12.1%,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달보다 1%포인트 높은 2.5%로 예상했다.

반면 수출은 둔화하고 있다. 7일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11월 중국수출은 3255억3000만 달러로 11월(27.1% 증가)과 비교해 5.1%포인트 떨어졌고 2020년 12월(18.1%) 이후 최저치다.

류스진(劉世錦) 인민은행 금융정책위원도 11월 “중국 경제는 상대적으로 성장이 더디고 PPI 상승률이 지나치게 높은 준(準)스태그플레이션 상태에 들어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위기감을 느낀 중국 지도부는 경기 부양 의지를 내비쳤다.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지난 6일 “적극적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실시해 유동성 수요를 충족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분위기도 달라졌다. 이날 중앙정치국은 부동산 억제 정책을 언급할때 썼던 ‘방주불초(房住不炒·집은 주거용이지 투기용이 아니다)’라는 표현 대신 ‘부동산 산업의 양성 순환’을 언급했다.

중국 인민은행이 12월6일 지급준비율 인하를 전격 결정한 것도 경기부양의 의지를 다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미국 등 주요국이 긴축으로 전환하는 상황에서 중국만 돈줄을 연 것이다.

루팅(陸挺) 노무라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경제 경착륙을 막기 위해 중국은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며 “내년 상반기 지준율을 0.5%포인트 추가 인하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경기 회복에 대한 의문도 커진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무관용 정책을 고수하는 중국의 봉쇄 조치가 강화되면 2022년 초 경기는 추가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12월5일 “공동부유 추구에 따른 기업규제 강화 흐름이 중국 경제 성장의 저해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경기 둔화는 한국경제에도 나쁜 소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대(對) 중국수출은 전체 수출의 25.2%에 달한다. 김웅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11월25일 “중국 경제 성장률이 1% 포인트 낮아지면 한국경제 성장률은 0.1~0.15%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헝다 그룹 디폴트경제 소용돌이 속으로

달러채권 이자 상환 못해IMF “성장모멘텀 둔화

중국 2위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이 공식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졌다. 헝다의 디폴트는 부동산시장을 넘어 중국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12월7일 두 명의 채권자를 인용해 헝다가 미국 현지시간 6일 오후 4시까지 만기인 두 건의 달러채권 이자 8249만달러(약 976억원)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헝다 계열사인 징청은 지급 예정일이던 11월6일 이 채권 이자를 갚지 못했으며 30일의 유예기간이 이날로 종료됐다. 헝다는 이 채권 이자를 상환하지 못하면 공식 디폴트를 낸 것으로 간주되지만, 헝다는 이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헝다가 디폴트에 빠지면서 채권자들은 만기가 돌아오지 않은 채권의 원금과 이자를 청구할 수 있게 됐다. 또 채권자의 신청에 따라 법원은 헝다의 파산 또는 법정관리(구조조정)를 결정할 수 있다.

헝다는 5일 외부 전문가를 포함한 리스크해소위원회를 출범시켰다. 헝다가 발행한 역외채권을 포함한 모든 채무를 채권자들과 협상해 조정하는 역할을 맡는 기구이다. 이 위원회에 국유기업 임원들이 참여했고 광둥성 정부가 앞서 헝다 부채 조정을 담당할 실무팀을 파견한 것 등을 감안하면 헝다의 중국 내 채무는 만기 연장과 같은 조치가 이뤄질 전망이다. 중국 정부의 영향권 밖에 있는 달러채권 채권자들은 협의에 응하지 않고 소송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성장 모멘텀이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다며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헝다그룹, 드러난 빚만 2조 위안중국 부동산경기침체 압력 커져

협력사 8천개·관련인력 400만명1300여개 프로젝트 차질 전망GDP서 부동산 30% 차지

중국 당국은 부동산개발업계 2위인 헝다그룹이 무너져도 ‘개별 사건’이기 때문에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수차례 강조해왔다. 하지만 헝다 등 대형 부동산업체의 잇따른 디폴트(채무불이행)는 중국 경제 성장의 큰 축인 부동산시장 침체를 보여주는 단면이며, 이에 따른 중국의 경기 하강이 더욱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부동산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달한다.

  • 헝다 협력사만 8000

계열사인 징청이 유예기간 종료일인 12월6일까지 8249만달러(약 976억원)의 달러채권 이자를 갚지 못하면서 헝다그룹은 12월7일부터 공식 디폴트에 빠졌다. 지난 6월말 기준 헝다의 총부채는 1조9665억위안(약 365조원)에 달한다. 2조3775억위안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숨겨진 채무는 이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드러난 부채 가운데 금융권 대출, 회사채 등의 이자부담 채무는 총 5718억위안이다. 나머지 1조3000여억위안의 부채 중 협력사에 미지급한 대금이 9511억위안이다.

헝다의 하청을 받는 건설업체와 건축자재 및 설비 등을 제공하는 협력업체가 8000개를 넘는다. 이들 협력사에는 400만 명이 일하고 있다. 중국 전역 280개 도시에서 1300여 개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헝다 한 기업의 디폴트만으로 수백만 명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다.

디폴트 이후 채권자들이 채무이행을 신청하면 법원은 청산 또는 법정관리를 결정한다. 숨겨진 채무가 너무 많아 존속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면 채권자와 협력업체들은 상당한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더라도 채무 조정과 만기 연장 등의 조치가 뒤따르기 때문에 손해를 보는 것은 마찬가지다.

중국은 부동산개발업체의 과도한 차입이 경제의 시한폭탄이 될 것으로 보고 규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해왔다. 올해 초부터 은행들에 주택담보대출 총액을 전체 대출의 40% 이내로 제한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대부분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40%를 넘기 때문에 사실상 대출 회수 지시였다.

6월부터는 부채비율이 높은 부동산업체의 대출 만기 연장을 금지하고 총액도 감축하기 시작했다. 이후 부동산 기업들의 유동성 위기가 급부상했다. 화양녠 신리 푸리 등 중국부동산협회 시공능력 평가 기준 100위 이내 중견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연이어 디폴트를 냈다. 12월5일에는 14위인 양광100이 1억7890만달러의 채권과 이자를 상환하지 못했다.

  • 하향 조정되는 성장률 전망치

부동산산업은 철강 시멘트 엔지니어링 같은 직접 연관 산업뿐만 아니라 가구 인테리어 가전제품 등 수많은 산업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준다. 왕타오 UBS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규제 완화가 없다면 2022년 주택 판매와 신규 착공이 각각 20% 줄어들고 관련 투자가 10% 이상 감소해 경제 경착륙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2월7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의 화상회의에서 “중국의 성장 모멘텀이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다”며 “중국은 세계 경제 성장의 중요한 엔진이기 때문에 양질의 성장을 지속할 수 있도록 강력한 조치를 하는 것은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IMF는 10월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8.0%, 2022년 5.6%로 기존보다 각각 0.1%포인트 낮췄다. JP모간은 8월 이후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다섯 번이나 하향 조정했다. 지난달엔 올해 전망치를 7.9%에서 7.8%로, 내년은 5.2%에서 4.2%로 내렸다. 주하이빈 JP모간 애널리스트는 부동산시장 위축 외에도 중국의 ‘코로나19 제로(0)’ 정책이 내년에 더욱 경제 활력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최근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수암(守岩) 문 윤 홍 大記者/칼럼니스트 moon4758@naver.com

`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