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尹, 국정기조 극과 극…정부 개입 VS 민간 주도

분야별 공약대결 스타트, 공공역할 확대 큰 정부 지향, 선별 복지·작은정부론 구상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보편지원과 공공의 역할을 강조하며 ‘큰 정부’를 구상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선별지원에 방점을 찍고 민간의 역할에 무게를 두는 ‘작은 정부론’을 내세우고 있다. 양대 정당 두 후보의 국정운영 기조가 분야별로 극명하게 차이를 보이고 있다. 2022년 3월9일 국민의 선택에 따라 ‘대한민국호(號)’는 선명하게 대비(對比)되는 다른 방향으로 5년간의 항로가 결정된다.

정치권에 따르면 두 후보의 정책은 부동산 해법과 코로나19 지원대책, 대북정책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후보는 문재인정부보다 더 적극적인 정부 개입 정책을 제시했다. 부동산 대책에서도 대출규제와 세율인상 등 규제 일색의 문재인정부의 방침을 더 강화해 집값 안정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기본소득토지세(국토보유세)’로 투기수요를 막고, 공급 부분은 임기 내 주택 250만가구 건설 중 최소 100만가구를 장기임대인 ‘기본주택’으로 공급하겠다고 했다. 또 실거주 주택을 제외한 모든 비(非)필수 부동산은 대출 만기연장을 제한하고, 주택도시부(가칭)와 수사권을 갖춘 부동산감독원을 신설해 시장을 감독할 계획이다. 정부의 강력한 통제력을 토대로 가격을 관리하겠다는 취지이다.

반면 윤 후보는 이 후보와 마찬가지로 임기 내 250만가구 공급을 제시하면서 대출·세금 규제 완화와 민간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등 시장 기능 회복을 방편으로 제시했다. 윤 후보는 지난 8월 부동산 공약 발표 당시 “현 정부의 잘못된 규제와 세제를 정상화하겠다”며 종합부동산세(종부세)·양도소득세(양도세)의 대폭 손질을 예고했다.

  • , 기본소득·분배 통한 성장 강조 VS , 각종 규제 풀어 시장회복 주력

이 후보는 성장정책과 관련해서는 ‘분배를 통한 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1호 공약인 ‘전환적 공정성장’도 미래산업에 대한 정부 주도의 대대적 투자와 규제 합리화 방안을 담고 있다. 윤 후보는 각종 규제를 혁파해 민간의 성장을 끌어내는 ‘시장 회복을 통한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코로나19 지원대책과 복지정책도 이 후보는 보편지원과 재정 확대를, 윤 후보는 선별지원과 재정 건전성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이 후보는 “나라는 부자가 되고 있는데 국민은 지출 여력이 없어 지갑을 닫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에 집중해야 한다며 보편지급에 반대하고 있다. 대신 50조원 규모의 ‘자영업자 손실보상 패키지’ 구상을 내놓았다.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이 후보는 문재인정부의 ‘한반도 운전자론’을 계승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윤 후보는 한·미 확장억제(핵우산) 강화를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을 견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李, 文정부 부동산정책 기조 강화 … 尹, ‘反文정책’에 중점

, 투기수요억제 국토보유세신설· 장기 임대주택 공급 방점

“‘부동산으로 돈 못 벌게 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 말에 모든 답이 있다.”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에게 문재인정부 최대 실정(失政)인 부동산정책은 최우선 차별화 지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 후보는 지난 8월 경선 후보 당시 부동산 공약을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현 정부를 역행하는 차별화가 아니라, 오히려 기조를 강화해 집값 하락 등 실질적 결과를 내는 차별화를 시도하겠다는 뜻이다.

11월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가 내세운 부동산시장 안정화의 핵심은 바로 ‘투기수요 억제’다. 핵심은 일명 기본소득토지세(국토보유세) 도입으로, 현행 0.17%인 실효보유세를 1% 선으로 상향하여 부동산 시장에 투기수요 매물을 끌어내겠다는 방침이다. 국토보유세는 토지분 종부세나 재산세와는 이중 과세되지 않도록 조정하고, 세수 전액을 지역화폐 기본소득으로 전국민에게 지급해 조세저항을 줄일 계획이다.

11월5일 서울 시내 한 갤러리에서 관계자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초상화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초상화 옆에 전시하고 있다.

공급대책에도 수요억제 기조가 깔렸다. 이 후보는 임기 내 주택 250만호 공급분 중 최소 100만호는 ‘기본주택’으로 공급할 것을 약속했다. 기본주택은 무주택자 누구나 저렴한 임차료로 30년 이상 거주 가능한 주택 유형으로, 굳이 집을 사지 않아도 원하는 경우 평생 고품질 임대주택에서 살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기본주택이 활성화하면 주택 구입 필요성이 낮아지면서 매매수요 관리를 통해 사실상 집값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이 후보는 전날 “현재로는 상상이 잘 안 되는 규모의 대규모 주택공급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해 수요 관리를 넘어선 별도의 추가 공급 대책을 준비하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이어 “부동산 불로소득과 개발이익을 특정 부패 세력들이 독점할 수 없도록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전국민 개발이익 공유 시스템을 검토하고 있다”며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계기로 추진 중인 개발이익환수제의 윤곽을 드러내기도 했다.

부동산정책은 이른바 ‘이재명정부’의 최우선 차별화 정책이지만, 대선 1호 공약은 ‘회복의 성장’으로 “상상할 수 없는 대규모의 신속한 국가투자”(2일 선대위 출범식)를 통해 침체된 경기를 반등시키겠다는 내용이다. 이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부고속도로 건설 사업을 치켜세우며 ‘에너지 고속도로’를 깔겠다고 강조하는 등 실용주의 면모를 강조했다.

에너지 고속도로는 탈(脫)탄소 및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을 위해 인공지능(AI) 기반의 에너지 송·배전망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우클릭’으로 중도층을 공략하고 문재인정부와 또 다른 차별화 지점을 만든 것 아니냐는 평가도 있지만, 국가 차원의 투자로 탈탄소·기후위기 등에 대응하겠다는 점은 사실상 문재인정부 최대 역점 사업인 ‘한국판 뉴딜’과 맥락이 같다.

이번 대선을 ‘부패기득권과의 전쟁’으로 규정한 이 후보는 정치, 권력기관 개혁도 내세우고 있다. 조폭연루설 등의 발원지인 국회의원을 겨냥해 면책특권을 일부 제한하고, 언론에는 ‘가짜뉴스’에 대한 책임을 물어 징벌적 손해배상이 포함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관철할 전망이다. 검찰개혁의 경우 당내 강경파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는 거리를 두지만,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문재인정부의 검찰개혁 방향을 이어받아 “검찰의 무소불위 권한을 정상화하겠다”(6일 검언개혁 촛불행동연대 대담)는 구상이다. 

, 경제성장론 민간에 방점재건축·재개발 적극 추진무주택 청년 원가주택제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민간 중심, 규제 완화, 한·미동맹 강화 등 전통적 보수 철학에 기반한 국가운영 기조를 내세우고 있다. 특히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한 정책적 처방은 문재인정부 또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판이하다.

 11월9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윤 후보의 부동산정책은 여권과 마찬가지로 집값 안정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시장 기능을 되살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문재인정부는 ‘금융(대출) 규제’ ‘세금 인상’ ‘정비사업 규제’ 등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로 수요를 줄여 시장을 잠재우려는 정책을 폈다. 동시에 공급대책을 마련해 3기 신도시 계획을 잇달아 발표했다. 하지만 각종 규제로 시장 매물이 급감한 반면 공급은 수년 뒤에나 가능해 ‘거래 절벽’ 현상 속에서도 신고가 사례가 속출하며 최근까지도 집값 상승이 계속됐다.

윤 후보는 이를 바로잡기 위해 문재인정부의 규제를 전면 해제하거나 완화하는 처방을 내놨다. 민간의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를 통한 임기 내 250만호 공급이 대표적이다. 윤 후보가 아직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집권 시 현 정부 하에서 민간 재건축·재개발을 어렵게 했던 각종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무주택 청년 세대를 위한 ‘원가주택’ 30만가구와 ‘역세권 첫 집’ 20만가구 공급 등 ‘주거복지’ 차원의 공약도 제시했다.

윤 후보는 종합부동산세 전면 재검토 등 세제 개편에서도 ‘반문(반문재인)’ 깃발을 들었다.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보유세를 인하하고 다주택자의 양도세도 한시적으로 50% 감면해 시장 거래를 활성화하겠다고 했다. 2020년 민주당이 강행 처리한 ‘임대차 3법’의 주요 골자인 임대차 기간 확대(2+2년)도 종전의 2년으로 되돌리겠다는 방침이다.

경제성장론에서도 민간에 방점을 찍었다. 윤 후보는 기업 성장의 발목을 잡는 규제를 혁파해 스타트업에서 대기업으로 이어지는 성장 사다리를 복원하고, 민간 중심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입장이다. 복지에서는 전통적인 보수 철학을 토대로 현금성 지원을 지양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분야의 경우 현 정부보다 지원을 늘리겠다고 약속하면서도 ‘선별 지원’ 기조를 이어갔다.

윤 후보는 사회보험료 인상과 상당한 재정 투입이 불가피한 지원책을 내놓으며 진보적 가치도 일부 수용했다. 현재 건강보험에서 지원하지 않는 요양병원 간병비를 급여화해 간병 지원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아이가 태어난 모든 가정에 ‘건강관리사’ 등을 파견하는 신생아 돌봄 서비스 도입을 약속했다. 현 정부가 실시하지 않은 새 사업을 제안하며 복지 확대를 내세운 것이다. 단 소득에 따라 바우처(국가 지원 서비스 쿠폰)를 차등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치개혁과 관련해선 “제왕적 대통령 대신 헌법적 대통령제를 복원하겠다”며 다소 원론적 태도를 보였다. 이를 위해 청와대 민정수석실 폐지 등 청와대 조직을 축소하고 대통령이 내각과 직접 소통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윤 후보는 권력구조 개편 논의에는 반대하고 있다. 여당발 권력구조 개편론에 정치공학적 계산이 깔려있다는 판단에서다. 윤 후보는 제헌절인 지난 7월17일 페이스북에서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 “늘 열려 있는 문제”라면서도 “국민적 합의와 동의할 수 있는 절차에 따라서 이뤄져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이재명 가상자산 과세 유예··정 합의 번복

공제한도도 상향공약 논란투자자 많은 2030 표심 겨냥 분석 나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1월11일 가상자산 소득에 붙는 과세 시점을 2022년에서 2023년으로 1년 미루고 공제 한도를 대폭 상향하겠다고 공약했다.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가상자산 투자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이를 겨냥한 공약으로 풀이된다. 정부와 여야(與野)가 국회에서 합의한 내용을 뒤집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가상자산을 무형자산으로 보는 것이 적정한지, 손실은 이월하지 않으면서 양도소득에 대해서만 과세하는 것이 타당한지, 해외거래소를 통해 거래할 경우 부대비용은 어떻게 인정해 줄 것인지 등 준비하고 점검해야 할 사항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또 “가상자산 공제 한도와 관련해 너무 낮아서 합리적인지 문제를 제기하기도 하고, 대폭 상향도 필요하다고 본다”며 “금융투자소득 개편 방안이 본격 시행되는 2023년에 가상자산을 포함한 금융투자소득 전반에 대한 과세가 통합적으로 이뤄지는 방안이 더욱 타당하다는 의견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세의 기본은 신뢰”라며 “납세자인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납세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준비 없이 급하게 추진된 과세는 정당성을 얻기 어렵고, 조세저항과 현장의 혼란을 불러오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가상자산 과세 연기를 준비가 덜 된 탓으로 내세웠지만, 이 분야 투자자가 많은 2030세대를 노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청년, 가상자산을 말하다’ 행사에 참석해 “이재명이 후보가 된 민주당은 과거와는 완전히 다를 것”이라며 “세상의 변화에 좀 더 민감하고 이 세상에 가야 할 길에 대해서 좀 더 선도적으로 나아가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또 “현재 디지털 자산에 관해서는 쇄국정책”이라고 정부를 질타하고 다양한 가상자산 활용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과세를 해야한다는 입장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월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가 합의해서 가상자산 과세를 준비했는데 유예를 동의하라고 강요하는 건 아닌 것 같다”며 반대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내에서는 가상자산에 집착하는 이 후보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과세를 1년 연기한다고 2030세대가 이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는 생각은 큰 착각”이라며 “1년 뒤에는 걷겠다는 것인데 ‘조삼모사(朝三暮四)’식 정책은 통하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수암(守岩) 문 윤 홍 大記者/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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